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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바람의 세월 (강추) 절박함이 만든 끈질긴 진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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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21:50:26


2014년 4월 16일

우리는 진도 앞바다에서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꽃다운 꿈들이
앞으로도 수없이 불리워야 했을 이름들이
그리고 이전까지는 투쟁이라고는 몰랐을 평점한 어미 아비의 자식들이
왜 그래야 했으며 왜 구조되지 못 했는지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차가운 바다 밑으로 조금씩 가라앉아가는 끔찍한 모습을 목도해야 했다

생판 남이고 앞으로도 세상을 살면서 한 번 부딪힐 일이나 있을지 모를 생면부지의 사함도 이렇게 참담함을 느끼는 데
허루아침에 주검이 되어 돌아온 가족을 보는 주변인들에게는 얼마나 큰 아픔으로 남았을까?

그 가족 중 한 분이 피끓는 마음을 누르며 한땀 한땀 기록해 온 10년의 이야기들

다큐는 슬픔을 안으로 갈무리한 담담한 어조의 내래이션 위에 그동안 언론과 유튜버들의 파편화된 정보로
왜곡되어 전덜된 그들의 진심을 오롯이 담아낸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이들이 왜 10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계속해서 싸워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또 지난한 싸움 속에서 얼마나 속이 문드러져 피폐해져 갔는지를
마치 물기가 완전히 사라져 파스락거리는 느낌이 화면에서 뭍어날만큼 보는 이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촬영경험이 아예 없는 희생자 가족이 찍은 기록물에 인터뷰를 더해 만든 영상은 다큐로서의 세련된 만듦새는 없지만
그 서툼만큼 또 절박함만큼 강력한 진실의 힘을 더한다
(감독의 의도적인 선택으로 보이는 데 여러 입장을 듣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깊이있는 다큐로 만들지 않은 것이
오히려 보는 입장에서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좋았다)

댜큐로서의 가장 큰 장점은 선동적이지 않다는 것. 아니 이 다큐는 애초에 선동적일 수 없었다
그들은 사건이 일어난 이후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 모두에게서 버림받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다만 양상이 달랐을 뿐

박근혜 정부는 애초에 이들을 정권의 적으로 규정하고 진상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그날의 진실을 찾기위한 희생자 유족들의 투쟁을 그저 보상을 좀 더 얻기위한 칭얼거림쯤으로 매도하는 공작을 벌였고
문재인 정부는 특조위를 출범시켜 그날의 진실의 일부를 발굴했으나 정작 유족이 진정원하는 일은
야댱과의 타협과 협치라는 명목으로 무산시켜 기대가 컸던 유족들의 뒤통수를 쳤고
윤가 (씨바 이 놈은 이름 올리는 것도 싫어) 정부는 세월호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든 유적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박근혜는 비열했으며, 문재인은 비겁했으며, 윤가놈은 잔인하다

그런 가운데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날의 진실을 밝혀 꽃다운 자녀들의 억울한 혼울 위로하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를 바라는 유족들의 긴절한 외침은
지겹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냐는 가시돋힌 말 속에 거리와 광장에서 공허하게 묻히고 있다
(와중에 단식투쟁하는 유족들 옆에서 폭식투쟁에 나섰던 일베새끼들의 사람같지도 않은 꼬라지를 다시 보고 있노라니
머리 끝까지 열이 나서 화면을 끝까지 보기 힘들었다)

보는 내내 눈물이 흘러서 보기 힘든 다큐였고, 그 힘듦만큼이나 상영관을 찾기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 세련되고 잘 만든 다큐는 아니다 하지만 그날을 기억한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찾아서 보시길…. 영화의 마지막 세월호의 진실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팽목항의 바다에 잠들어있다는 자막이
아프게 다가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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