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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서울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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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1-27 20:48:24

먼저 이 영화의 평을 말씀드리기전에 알리자면 저는 흔히 말하는 비트 세대도 아니고 김성수 감독의 팬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도 있고 김성수 감독님 필모그래피 중에 본 작품보다 안 본 작품들이 더 많습니다.

여전히 김성수 감독하면 떠오르는 일종의 상징적인 작품은 비트가 되겠지만 조심스럽게 이 서울의 봄이 김성수 감독의 대표작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흔히 실화바탕으로 한 영화는 결론이 이미 다 나와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불이익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더군다나 그 실화영화가 승리와 기쁨의 역사가 아닌 패배와 좌절의 역사일때는 볼때마다 화딱지나고 안타깝고 아쉬운데 굳이 영화라는 매체로 보고 확인해야하나 라는 고민이 따라다닙니다. 대표적으로 남한산성이나 화려한 휴가 같은 작품들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서울의 봄 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당연히 안타깝고 화도 나고 열받는 지점이 분명 있지만 그 분노를 가지고 영화를 봄으로서 역설적으로 이 영화에 몰입하게 되고 김성수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체화되게 하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서울의 봄에서 나오는 고위 장성들 - 반란군이든 그에 맞서는 이태신 공수혁 김준엽 장군을 제외한 육본에 있는 대부분의 장성들- 을 통해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기세등등한 군사정부 시절 겉으로는 반공 멸공과 국민을 지킨다는 일종의 대의명분을 부르짖으면서 실상은 자신의 안위 지키기에 바쁘고 총칼을 든 반란군 앞에 자신의 목숨을 걸 배짱도 없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직책에 담겨있는 책임감이나 직업윤리가 벙커 앞을 홀로지키던 이름모를 한 병사보다도(아마 이 병사의 실존모티브 인물이 있는걸로 아는데 실존 인물 이름이 기억안나네요) 못하다는 점에서 군사정부에 있던 장성들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하나회는 말할 것도 없죠. 겉으로는 우리가 남이가 식의 끌어주고 밀어주는 든든함을 과시하지만 이태신 장군의 전화통화 때 책임을 회피하려고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든가 극중 상황이 불리해지자 어떻게든 발을 빼려는 모습 등을 통해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참군인이라기보다는 의리는 개나 주고 이해타산에 따라 이리 붙었다 저리붙었다 하는 일종의 양아치스러운 조폭의 논리를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이는 극중 전두광이 하나회를 떡고물 쥐어주면 닥치고 왈왈 받아먹는 일종의 개로 비유하는 그런 대사를 통해서도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이 하나회가 가진 조폭의 논리는 이런 군인 사조직은 사라졌지만 21세기 지금도 어느 법조집단에서 제대로 보여주고 있구요.

 

김성수 감독은 이런 부분들을 통해 당시 군사정부가 부르짖던 반공 국민 이런 단어가 얼마나 허황되고 무력한 논리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던거 같습니다.

 

연기들은 딱히 뭐라할게 없었고 대단히 좋았습니다. 황정민 배우는 뛰어난 연기력과 별개로 언제부턴가 무슨 배역을 맡아도 황정민화가 되고마는 일종의 쪼가 있는 연기를 보여주어 연기가 똑같다 지겹다 라는 평을 받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이번 작품도 그렇고 한 2~3년전부터 느껴서 최근 전에 황정민 나온 영화평에서도 제가 적었지만 비유를 하자면 독창성이 없고 본점에서 내려온 정확히 정해진 공산품 같은 소스를 사용한다지만 맛은 확실히 보장되는 체인점이나 레시피는 정해져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믿고찾는 맛집처럼 황정민의 그런 연기도 이제는 뭐랄까 음식으로 치면 잘 팔리는 체인점이나 맛집처럼 그런 시선으로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디서 본거 같고 지겨울때도 있지만 솔직히 이런 느와르식 장르나 피땀냄새나는 남자들 영화에는 황정민의 연기만큼 잘 붙고 몰입하게하는 연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두광 역이 어쨌든 쿠데타를 성공시킨 주역이기에 자칫하면 본인의 위기상황에서 상황을 돌파해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서 뭔가 멋있고 우상화될수있는 위험성이 있는데 황정민이 중간중간 전두광의 찌질함이나 비열함을 보여줌으로서 이 인물이 미화되지 않고 관객이 이 인물에 동화될수 있는 위험성을 제거해줍니다.

 

정우성 배우는 다들 아시다시피 솔직히 말하면 연기파 배우는 아니고 이미지와 스타성으로 더 기억되는 배우고 극중 배역을 많이 타는 배우입니다.

하지만 작년의 이정재 감독의 헌트도 그렇고 이번 작품의 김성수 감독도 그렇고 본인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잘만 쓰면 배역에 완전 잘 붙는다는 걸 보여줬는데 이번 작품도 그랬던거 같습니다. 

사실 실존인물 장태완 장군으로 알려진 이태신이란 배역이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 무력하게 지켜볼수밖에 없는 힘없고 비극적인 인물이고 평면적인 인물이라 입체적이고 뭔가 동적인 전두광 배역에 비해 뭔가 일차원적이고 심심한 인물일수도 있는데 그나마 정우성 배우가 가지는 선하고 정의로운 이미지와 더불어서 극중에 보여주는 결과가 어느정도 정해져있더라도 나아가고자 하는 그런 모습들이 앞에서 말한 여러 단점들을 근본적으로 내포하고 있음에도 배역에 몰입할수 있게 해줍니다.

 

극중 빌런으로 국방장관 역을 맡은 김의성 배우를 많이 말씀하시던데 저는 참모차장 역을 맡은 유성주 배우가 진짜 화딱지나더라구요. 군인으로서 결단력도 없고 질질 끌려가고 결정적일때마다 초를 치는 그런 모습이 속된 말로 환장하겠던데 유성주 배우가 그걸 너무 열받게 잘 연기합니다. 오겜으로 알게된 배우인데 오겜에서도 그렇고 이런 역은 진짜 잘 붙는거 같고 앞으로 영화/드라마를 가리지않고 많이 쓰이게 될거 같은 배우입니다. 그리고 그밖에 수많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군인들이 참 좋았습니다. 타입캐스팅일수도 있지만 영화에 너무나 잘 붙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쿠데타 주역들의 사진과 함께 나오는 군가(전선을 간다 맞죠?)를 통해 그들이 말하는 군인정신의 역설이 어떤건지를 마지막까지 보여줘서 이건 김성수 감독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정치군인들을 한번 작정하고 비꼬고 조롱하고 만든게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잘 뽑힌 한국상업영화입니다. 영화 중간중간 보여주는 지도에 있는 각종 그래픽이나 자막등을 통해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주려고 하는 김성수 감독과 제작진의 노고도 보이고 주말에 부모님 모시고 다시 한번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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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3-11-27 21:01:43

유성주 배우는 올해의 빌런입니다. <화란>에서의 아버지 역할은 진짜 무시무시한 빌런이었는데 <서울의 봄>에서큰 진짜 줘 패고 싶은 밉상 캐릭터였습니다. 반란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구장창 똥볼만 차는데 답답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WR
2023-11-27 21:39:38

맞아요. 화란에서 폭력 남편 폭력 아버지로 나오는데 보통 그런 식의 막장가장하면 생각나는 스테레오타입과는 달리 직접적 폭력은 안보여주지만 어디서 폭발할지 모르는, 폭발할듯 말듯하는 그 아슬아슬함을 진짜 잘 연기했어요. 서울의 봄도 밉상 캐릭터를 잘 연기했고 앞으로 많은 감독들이 찾을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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