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인어공주역을 노래로 뽑을거면 진짜 이배우가 했어야..
배우의 '외모'면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런 배우가 했어야 되는데'하는 푸념글은 많이 봤는데,
전 방향을 달리해 '노래'면에서
'이 배우가 했어야 되는데'하는 얘기를 해보고 싶네요
왜냐하면 완벽한 배우를 알고 있거든요
외모가 아닌 철저하게 노래만 고려한 것이고,
심지어 유색인종입니다.
하지만 지금 배우와는 달리
외모도 이쁘장한 편에,
연기도 지금의 배우보다는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실만한 배우입니다
바로 스필버그의 웨스트사이드스토리로 데뷔한
레이첼 지글러입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지글러가 부른 인어공주 주제곡의
라이브 영상을 보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글러는 어렸을 때부터
스쿨프로덕션으로 올려지는
뮤지컬 공연에 여러번 섰었는데,
심지어 인어공주 에리얼 역도 맡은적이 있습니다
아래 영상은 그 당시 부른 라이브이고,
영상이 업로드된 날짜 기준으로
지글러가 14살 때였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3년전에 부른 꽤 최근 라이브입니다.
풀버전 영상이 아닌게 아쉽네요.
아래에 실사배우 라이브도 비교해서 들어보시라고 가져와봅니다.
(1분30초~2분30초까지가 지글러의 3년전 라이브와 동일한 부분입니다)
웨스트사이드스토리에선 임팩트있는 곡이 없어서
노래실력이 저정도인지는 몰랐는데
저 인어공주 라이브 들어보고 나니
스필버그가 왜 지글러를 뽑았는지 알겠더군요
지금의 인어공주 실사버전 주제곡은
고음애드립에 기교 부리면서
원곡같은 간질간질한 감성보다는
노래실력자랑 감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그럼에도 정작 들어보면 뭔가 무미건조하고
무엇보다 배우의 알앤비 감성이 곡에 어울리지가 않아요
그런데 지글러는 그 실사보다도
더 고음으로 파워풀하게 부르는데
(실사버전은 애니 원곡에 비해
노래의 기본 음높이를 한 음 더 높여 불렀는데,
지글러가 부른 버전은 그것보다도 한 음을 더 높여
애니보다 두음을 더 높게 부릅니다
이렇게 두 음 높인 버전의 시초는
08년도의 인어공주 브로드웨이 뮤지컬입니다)
감정을 역동적으로 살려서
뮤지컬곡 느낌이 제대로 날 뿐 아니라,
그러면서도 실사버전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던
간질간질한 소녀 감성까지 같이 느껴집니다.
특히 이 배우의 가장 독보적인 점은 바로 음색인데,
디즈니곡에 너무 잘 어울리는 꾀꼬리과의 음색을 갖고 있습니다
14살 라이브를 보면,
지글러는 노래 예쁘게 불러야 하는 포인트들을 알고 있어서
그때마다 저 예쁜 음색으로 간드러지게 바이브레이션을 넣어대는데
그때마다 디즈니 느낌이 물씬 물씬 납니다
이건 고등학생 때
본인이 직접 우쿨렐레를 연주하면서
알라딘과 라푼젤 주제곡을 부른건데
여기서도 본인 주특기인 그 간드러지는 바이브레이션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이거 외에도 미녀와야수랑 헤라클레스 곡 등도 불렀는데
(미녀와야수는 아예 뮤지컬공연에서
여주인 벨로 선 적이 있습니다)
음색이 저러니
디즈니곡은 그냥 뭘 불러도
자기 옷 입은 것 마냥 잘 어울리더군요
캐스팅 논란 때
아리아나그란데나 젠다야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소리도 많이 나왔지만
이 둘도 지금의 실사버전과 비슷하게
주제곡을 소울 충만한 팝송으로 불러놓을 가능성이 크고
음색도 지글러처럼 예쁘진 않아서
지글러같은 간질간질한 감성은 못 살립니다
적어도 노래 면에 있어선
헐리웃 배우 중 지글러가
인어공주 주제곡에
최고 싱크로율을 가진 배우일 겁니다
롭마샬 감독은 수백명을 오디션 봤지만
할리베일리만큼 인어공주 역에 어울리는 배우가 없었다고 했는데,
이 발언을 상업영화의 신인 스필버그가 반박하고 있습니다
지금 배우에게 유일하게 내세울 점이 노래실력인데,
스필버그가 발굴해놓은 지글러는
그 배우보다 인어공주 주제곡을 더 잘 소화할 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어느정도 되죠
아 그리고,
인어공주역은 백인캐릭터를 블랙워싱해서 반감을 샀지만,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지글러 캐스팅은
이전영화에서 화이트워싱된 캐릭터를
스토리에 맡게 히스패닉 인종으로 되돌리는
진정한 의미의 pc였습니다
고작 수백명 오디션보고
인어공주에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없었다라..
지글러는 웨스트사이드스토리에서 3만명의 지원자 중에 뽑혔고,
오디션 기간만 무려 1년이 걸렸습니다
스필버그가 왜 일류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죠
물론, 비주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블랙워싱 자체를 안 좋아하는 분들도 있기에
지글러를 인어공주로 캐스팅했다 해도
여전히 불만은 있겠지만,
지금과는 달리 적어도 납득은 할 수 있는 캐스팅일 것이고,
특히 뮤지컬영화에서 배우가 노래 잘 부르는게
아주아주 중요한 저같은 사람은
대만족하면서 극장으로 달려갔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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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역으로 캐스팅 되었던데 기대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