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기사] ‘범죄도시 3′ 악당은 허술, 마동석 주먹도 싸리나무 회초리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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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5-26 17:28:56
https://www.chosun.com/culture-life/movie_review/2023/05/25/QU24QIZQBJATPDNIGTXZBFIGAY/
마 형사를 영웅으로 만든 1등 공신은 단연 악당들이다. 1편의 윤계상과 2편의 손석구는 그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3편에는 그런 악당이 없다. 한·중·일 악당이 총출동하는데 눈에 힘만 주지 전혀 무섭지 않다. 이들이 어떤 무기를 휘둘러도 골목에서 담배 피우는 어린 양아치들 같다. 상대가 빌빌하니 영웅도 빛이 바랜다.
범죄 피해자가 없다는 것도 이 영화를 밋밋하게 만들었다. 범죄도시 1편의 시장 상인들이나 2편의 교포 사업가 같은 피해자가 없다 보니 관객은 감정이입할 데 없이 마동석만 쳐다보게 된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도끼로 문짝 부수는 소리가 나는 그의 주먹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싸리나무 회초리처럼 느껴진다.
히트 장면 자기복제는 쉽게 한계효용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진실의 방’이나 2편에서 등장했던 자동차 전속력 추돌 장면 같은 것에서는 남은 치킨 전자레인지에 돌린 듯한 맛이 난다. 전작들은 많은 조연 스타를 배출했지만 조연들을 싹 갈아치운 이번에는 그럴 만한 인물이 없어 보인다.
다만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사 “넌 좀 맞아야 돼”의 효과는 여전하다. 이것처럼 강력한 대리 체험이 없다. 나쁜 놈 수갑 채우는 건 단순한 법 집행이지만, 흠씬 두들겨 패주는 건 그보다 속 시원한 정의 실현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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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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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시나리오 실패인가? 동석형이 시나리오에도 관여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