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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o]  인어공주: 훌륭한 캐스팅 하지만 또 다시 실사화의 늪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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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5-26 16:23:35

저는 94년도 미녀와 야수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알라딘이나 라이온킹, 인어공주같은 작품의 가치나 영향력은 저에게는 서서히 체감되어 갔는데  유독 미녀와 야수는 참 좋아했죠. 

그래서 2차 매체들도 성실하게 구매했고..

당연히 실사화 계획이 나왔을 때 크게 흥분을 했고.

엠마 왓슨부터 이안 맥켈렌, 유완 맥그리거, 엠마 톰슨 등의 초호화 캐스팅, 원작의 음악을 작곡했던 알란 멕켄의 추가 뮤지컬 넘버 등등.. 공개되는 정보들은 영화가 94년 미녀와 야수의 완전판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기대되는 마음을 가지고 영화를 봤는데 그 결과는.. 그 해 극장에서 맛본 가장 큰 실망감이였습니다.

 

하지만 제 실망과는 달리 영화는 큰 흥행을 거두고.. 디즈니는 이 실사화의 공식을 그대로 사용해서 90년대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실사화를 연이어 진행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디즈니의 실사화 작들은 대부분 공통적으로 지적할 만한 단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로 과도하게 극을 부풀리기

애니메이션들이 90분 안팎의 상영시간을 가진반면 실사화 작품들은 캐릭터들에게 새로운 서사도 주고 노래도 더주고 하다보니 120분을 훌쩍 넘는 상영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동화가 베이스인 만큼 갈등의 시작 전개 해결까지 정말 단순한 플롯과 내러티브를 가졌는데 이 이야기를 필요이상으로 늘려놨으니 당연히 체감되는 속도감은 상영시간 이상으로 뚝뚝 떨어지게 되고 추가되는 서사들은 다 사족으로 밖에 보이지 않게되었습니다.  

특히 디즈니 프린세스들의 로맨스는 최대한 간결하고 속도있게 진행될때 되려 설득력 있는 법인데 실사화는 전체적으로 그 매력을 다 날려버렸습니다.   


둘째로 애니메이션이 가진 풍부한 색감과 표현력을 날려버리기

전체적으로 실사화 작품들의 칙칙한 색감은 원작에 비교해 극의 시작부터 분위기를 다운시키고 

특히 하이퍼 리얼리즘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비인간 캐릭터들의 성격을 다 죽여 놨죠.

알라딘의 재간꾼들인 아부와 이아고의 캐릭터들을 다 날려버린거 보세요.

정점은 라이온 킹이었습니다.

훌륭한 vfx 였지만 우리가 보고 싶은건 얼마나 실제 사자를 cg가 잘 따라하나 보고 싶은게 아니였으니

비평가들과 혹평과 대중의 미적지근한 반응에는 다 이유가 있었죠.  

 

 

미녀와 야수 실사화의 흥행공식을 답보한 결과 장점은 죄다 원작에서 가져오고 독자적인 매력이 없어 그 존재의의를 설득하지 못하는 맹탕같은 영화들이 쏟아졌고 영화가 하나 둘씩 나올 수록 흥행과 평가가 점차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정점이 라이온 킹과 뮬란이였죠.. 

 

지금까지 나온 애니메이션 실사화 작품들이 모두 공통된 단점을 가지고 있는 생각하면 

미녀와 야수 실사화가 참 큰 원죄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불만에도 불구하고 알라딘만큼은 생각보다 재밌게 봤는데 아마도 원작부터 좀 텅 비어있는 작품이라(재미는 있지만) 페미니즘 이슈등 뭐 이것저것 덧붙여도 그렇게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는게 크게 작용을 한거 같습니다.

 

 

그러면 이번 인어공주는 어떘을까요.

사실 꽤 볼만했습니다. 

제 선호도로는 알라딘 바로 밑에 위치할 정도는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이런 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캐스팅은 꽤 좋은편입니다.

아니 사실 그 동안 디즈니 실사화 시리즈 중에서는 결과물 측면에서 가장 훌륭합니다.

 

에리얼 역의 할리 베일리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에리얼의 성격을 잘 묘사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뮤지컬 장면에서 빛이 납니다. 

미녀와 야수에서 엠마 왓슨이 이미지는 정말 벨과 흡사하지만 노래를 시작하면 쳐지는 것과 비교하면 뮤지컬 배우로서는 합격점을 줄만 하죠. 알라딘의 나오미 스콧보다도 더 좋았습니다. 

Precious같은 좋은 곡을 추가로 받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영화 초반부에 Part Of Your World를 부르는 장면은 이 영화의 제일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합니다.

 

우르슐라 역의 맬리사 맥카시는 라이온 킹 치오텔 에지오포의 스카의 밋밋함을 잊어버리게 만들정도로 좋습니다.

실사화 악역 중에서는 가히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 합니다.  

 

재미있는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화 중에서는 가장 언pc한 작품에 속합니다. (차별적인 영화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지금까지 실사화들이 페미니즘, lgbt이슈를 추가로 끼워넣었던 것과 별개로 이 영화의 주제의식은 원작 애니메이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정도로 참 가볍게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지금까지의 실사화 중에서는 간결하게 원작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리려고 노력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정도만 좀 덜할뿐 실사화의 함정을 피해간 영화는 아닙니다. 

 

늘어난 상영시간만큼 늘어진 서사는 로맨스의 매력을 역시 다 날려버리고

특히 뮤지컬 장면이 거의 없는 뭍에서의 장면들은 너무 밋밋해서 이 영화의 평가를 말아먹는데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 해양생물스러운 세바스챤과 플라운더도 별로입니다. 성우연기에는 불만이 없지만. 

특히 플라운더는 좀 심합니다. 아무리 캐릭터 디자인을 할 의지가 없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인어공주는 실사화 중에서는 꽤 좋은 편입니다. (평균적으로는)

하지만 애니메이션과 비교했을때 독자적인 가치를 지닌 영화일까 라고 판단해야 할때는 아니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거 같네요.  

 

지금까지 디즈니는 실사영화를 애니메이션을 대체할 만한 '뉴 클래식'으로 만들고 싶은 열망이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사화 중에 그럴만한 영화가 있나.. 생각하면 단 한 작품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거 같네요. 

 

저는 영화 알라딘을 재밌게 봤지만 만약 알라딘을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둘 중에 하나만을 추천해야 한다면 주저없이 애니메이션을 보라고 할 겁니다. 

인어공주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인어공주 다음 애니메이션 실사화는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직 노틀담의 곱추나 포카혼타스가 남아있기는 하죠. 

 

과연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을 대체할 다음 세대의 새로운 '뉴 클래식' 을  만들 수 있을까요?

 

feat. 할리 베일리 음색이 훌륭하기 떄문에 보실 분들은 더빙이 아닌 자막을 추천합니다.

더빙은 보지 못해서 제가 평가를 못하지만 보신 분들말로는 노래가 별로라고 말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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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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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5-26 16:01:09

개인적으로는 기존 인어공주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두고 최신 그래픽기술로 리메이크 했으면 좋겠습니다. 

노래나 캐릭터는 완벽하기 때문에 영상과 화질, 그래픽만 개선되면 충분히 만족스러울것 같습니다. 

WR
2023-05-26 16:15:07

사실 90년대 이후부터는 애니메이션나 음향이나 그렇게 감상에 방해될 정도가 아니라 리마스터링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2023-05-26 16:33:22

완전 10000% 동감 합니다

원작애니가 스토리 ,캐릭터,노래,연출 등등 뭐하나 빠지는게 없이 완벽한데 딱 하나

작화의 퀄리티가 아무래도 많이 아쉽습니다

가장 마지막 셀 애니가 공주와 개구리일 듯 한데요

내용은 둘째치고 작화의 퀄리티는  정점에 올랐다고 할 정도로 좋습니다

그 정도의 작화력으로 기존애니를 바꿔 줬으면 좋겠네요

간절히 바랍니다

2
2023-05-26 16:10:37

디즈니 실사화 프로젝트 작품 중에선
신데렐라, 말레피센트 두 작품이
아직까지도 젤 낫지않나 싶습니다.

WR
2023-05-26 16:13:51

말레피센트는 크루엘라 같이 외전이라 별개로 평가해야 할거 같습니다.

신데렐라나 피노키오 역시 90년대 이전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그렇게 뮤지컬 비중이 많지 않기 떄문에 역시 90년대 이후 작품의 리메이크와는 조금 별도로 분류해야 하지 않을까하는게 제 생각이구요.

신데렐라가 괜찮은 리메이크라는 평가에는 동의 합니다. 

Updated at 2023-05-26 19:18:18

1997년 TV 뮤지컬 신데렐라는 원전이 1950년 만화영화가 아니라 1957년 TV 로저스 & 해머스타인 뮤지컬 실황 방송입니다. 제 생각에는 애니 실사화와는 달리 분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inderella_(Rodgers_and_Hammerstein_musical)

2023-05-26 16:14:29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등은 실사가 훨씬 색감이 좋지 않나요?

WR
2
2023-05-26 16:17:16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실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애니메이션에 비해서는 열세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칙칙한 색감을 비판했지만 이건 이길 수 없는 핸디캡을 진거나 마찬가지라.

1
2023-05-26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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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23-05-26 16:30:01

저는 감독들은 할 수 있는걸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문제는 기획단계에서 애니메이션의 명성을 넘어 개선판이나 완전판을 만들고 싶은데 기본 서사구조에는 손을 댈 용기가 없는 디즈니가...


말씀해주신 그 장면은 아찔하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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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6: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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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05-26 16:24:51

저도 위의 Holiday님처럼 차라리 인어공주 애니 리부트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셀애니 역사상 정점을 한번 찍어봤으니
디지털로도 정점을 찍었으면 거의 전설의 애니메이션 IP로 남았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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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6:37:31

그냥 이렇게 3D로만 만들어 줬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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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7:02:18

이건 원작에 대한 고증이 덜 되었네요

에리얼이 나이는 어리지만 은근히 볼륨이 있는 아이 입니다 

오히려 언니들 보다도 더 ...

2023-05-26 17:2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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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16:40:01

근데 2시간 러닝타임이 국룰도 아닌데 요즘은 웬만한 PG등급영화도 2시간이 넘어가네요...

WR
2023-05-26 16:42:57

예 전체적으로 너무 깁니다. 

미취학 아동들 같은 경우는 보다가 주의가 흩어질텐데... 

2023-05-26 16:47:25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엔딩크레딧 빼면 1시간 30분 안인 것 같더라고요.

PG등급은 그 안에서 맞춰주면 안 될까?

WR
2023-05-26 16:50:17

그래서 슈퍼마리오가 그렇게 흥행했는지도...

2023-05-28 00:08:15

디즈니의 안일한 실사화 시리즈가 미국에서 계속 흥행하니까 계속 제작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알라딘은 재미있게 봤지만
말씀대로 아부와 앵무새가 아쉽네요
하지만, 동물 캐릭을 재현했다면 ....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동물 없앤건 좋은 판단이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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