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미움받는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
1.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영화는 '방화'로 불리웠죠
기본적으로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는 헐리웃에서 제작된 미국영화고
방화는 극장에서 비싼 돈 주고 보기에는 아까운 영화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방화를 위해 생겨난 제도가 '스크린쿼터'였죠
그러면 사람들은 무엇으로 한국영화를 봤냐하면 바로 비디오(VHS)를 통해서였습니다
비디오 대여료는 극장 관람료보다 훨씬 저렴했으니까요
세월이 흘러 한국영화의 품질이 높아지자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보는 관객수가 늘어났죠
여기에는 1998년 처음 등장한 멀티플렉스도 한몫 했습니다
그때만해도 멀티플렉스에서 다양한 영화를 상영했거든요
예전에는 예술 영화, 독립 영화 같은 작은 규모의 영화를 살려야한다는 기조 같은게 있었습니다
상업성에 극치를 달리던 비디오시장은 그런 영화들을 거의 취급하지 않았으니까요
예술영화전용관이나 소규모 극장이 나서서 작은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제공했습니다
2. 극장, VOD, 케이블 그리고 OTT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가 2차 미디어로 출시되기까지 갖는 기간을 '홀드백'이라고 하죠
기본적으로 극장 개봉을 통해 영화는 수익을 창출하고, 극장에서 볼만한 사람들이 다보면
VOD, DVD, 블루레이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수익을 얻어 왔습니다
최종적으론 정액제 IPTV와 케이블, 지상파 방송에 팔리게 되죠
예전에는 홀드백 기간이 좀 길었는데, 지금은 체감상 거의 없다시피한 느낌입니다
극장 상영시기를 놓치면 영화를 보기 위해 오래 기다려야했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이제 OTT가 등장합니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두고 극장들과 넷플릭스가 충돌한 사건을 기억하실 겁니다
옥자 개봉에 있어 극장이 내세우는 조건은 '선 극장 개봉 후 넷플릭스 공개'였죠
이 사건이 상징적인 건 그간 불문율로 여겨졌던 홀드백 공개방식을 거부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극장이 승리합니다
당시 옥자를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곳은 멀티플렉스 3사가 아닌 군소극장 몇 곳이 전부였죠
그런데 이후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바로 코로나19의 등장이죠
이는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행위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러면 극장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아시다시피 관람료를 연거푸 올려버립니다
미디어의 변화는 급진적입니다
비디오는 사라졌고, DVD와 블루레이는 쇠락해가고, 필름은 디지털로 대체됐습니다
이제 영화라는 개념보다 콘텐츠라는 개념이 더 적절해보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극장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겠죠
글쓰기 |
단관극장 시절 멀티플렉스 시절 ott 혼재 이다음은 뭔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극장은 특화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 합니다
너무 단편일율적인 스크린에 낮은 퀄리티 등등
하지만 극장이 사라지는걸 원하지는 않아서 공존할 수 있는 좋은 어이디어 방향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