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스포] 아이의 노랫소리를 들려줘 (2021) - 의외로 진지한 면이 있는 근미래물 (★★★☆)
(스포일러 주의) 요술공주 밍키의 한 에피소드 포함
* 출처 : 네이버 영화
내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보고 나서 딱 이 문구가 생각나더군요. 금주 우연히 네이버 영화 개봉예정 리스트에서 알게 돼 전문가 평점도 나쁘지 않아 선택한 작품입니다. 오늘 예정된 공부를 마치고 근처 시간대 맞는 극장에서 감상했는데, 초반엔 일본판 우영우 뮤지컬 버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오글거리는 느낌이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다 계획에 있었던 거더군요.
제목에도 썼듯이 인공지능을 소재로 일본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토요타 자동차와 연계된 토요타시(豊田市)처럼 호시마(Hoshima)란 IT 대기업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 소도시의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죠. 호시마에 다니는 엄마(과장)가 있는 여고생이 주인공으로 이 학교에 시온이란 이름을 가진 한 전학생이 오게 되면서 - 포스터 중간의 여자애 - 구체적인 얘기가 시작되는데, 사실 이 여자애의 정체는 여주의 어머니가 개발하고 있던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입니다. 원래는 기밀프로젝트였지만, 어느 순간 여주와 함께 친구들도 시온의 정체를 알게 되죠.
솔직히 초반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꽤 오글거리더군요. 우영우를 연상시킬 정도로 시온이란 애가 인공지능으로서 꽤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뭔가 띨한 느낌도 강해 작품의 주요 캐릭터가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잊을만하면 노래를 부르는데, 곡 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만 이게 뭥미란 생각도 났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하나하나가 예상치 못한 종착점으로 이어지는 복선과 암시더군요. 제목에 스포라고 적긴 했지만, 후반부 스토리와 함께 시온의 진짜 정체를 밝힐 경우 작품의 감흥이 반감될 수 있어 여기선 그에 대한 부분을 자제하겠습니다. 힌트를 드린다면 남성 과학자와 여성 안드로이드의 도피성 사랑을 다룬 요술공주 밍키의 한 에피소드와 조금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것만 밝히겠습니다.
참고로 요술공주 밍키의 그 에피소드와 함께 인공지능 관련 제일 긍정적으로 묘사한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스카이넷처럼 주요 미디어믹스에서 인공지능의 경우 대개는 인류에 적대적이거나 위협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편인데, 여기서는 전반부의 복선/암시가 후반부의 스토리와 적절히 결합하면서 인류 vs 인공지능(인공생명)의 바람직한 관계와 관련해 하나의 예상치 못한 예시를 제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12세 관람가란 선입견에 사로잡혔다가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긴 한데, 하여튼 꽤 아기자기한 소품성 힐링물이면서도 우리 후손들이 맞닥뜨릴 미래의 세계와 관련해 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는 나름 진지한 면을 갖춘 작품이었습니다.
글쓰기 |
전혀 생각 없던 작품이었는데 스포 피하려고 대충 훑어보았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