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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비상선언 봤습니다. 유감스러운 영화의 사상(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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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8-08 17:29:09

스포 있습니다.

 

 

 

 

 

비상선언을 봤습니다. 

평이 워낙에 좋지 않아서 최악을 예상하고 봤는데 그래도 장단점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구멍은 많은 분들이 얘기한 대로 뭐 숭숭 나있고요..

저는 영화후반부에 노골적으로 깔려있는 사상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영화에 깔려있는 전체주의적 사고와 개인의 희생을 대책없이 미화하는 부분입니다.

정말 동의가 안되고, 불쾌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초반 한시간은 되게 재밋게 봤습니다. 어 이게 왜 이렇게 욕을 먹었지?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영화가 되게 괜찮다고 느낀 마지막 지점은 임시완 죽고 백신 찾고, 이제 착륙만 하면 되는 그 지점까지입니다.

그 이후부터 엔딩까지 벌어지는 온갖 소동은, 사실 스토리로 보면 있으나 마나한 이야기입니다.

 

회항 -> 일본으로 간다 -> 백신이 안될지도 -> 일본가미가제 -> 히어로 이병헌 -> 국민여론 악화 -> 다같이 죽기로 -> 송강호 희생 -> 한국으로 착륙결정 -> 기름없음 -> 불시착

 

위의 과정이 불과 4-50분 안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근데 결과적으로는 회항해서 불시착하죠. 중간은 없어도 별 상관 없는 소동입니다.

 

회항해서 불시착하는 과정과 결과적으로 성공하는 엔딩으로 끝나는, 말하자면 재난영화의 선택지도 있었을텐데

감독은 왠일인지 후반에 거의 한시간을 들여서 뇌절에 뇌절을 거듭합니다.

 

우리나라 영화가 감정조절을 잘 못하는 거야 항상 감안하고 보니까 참을 수 있는데,

그 아래 깔려있는 그런 전체주의적인 발상, 개인의 희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같은 태도가 괘씸해서

끝날때 쯤에는 기분까지 나빠졌습니다.

 

비행기 승객들이 국가를 위해 우린 죽기로 했다. 그것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라고 결정할때, 

감독은 정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인건가? 아니면 관객의 눈물을 쥐어짜기 위해 별 생각없이 이런 플롯을 짠것인가.. 놀랐습니다(후자였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얼마나 얄팍한 사상?장치인가 하면, 송강호의 희생으로 백신이 효과가 있다고 소식을 전하자 마자..

그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착륙할께요- 라고 하고 내려오게 되죠.

아니.. 그럴거면 인간만이 할수 있는 어쩌구 저쩌구 궤변은 뭐하러 늘어놓은 것인지.

승객들이 내렸다는 판단의 정당성은 외부의 요인에 의해 종이짝 뒤집듯이 바뀌게 되는건가.. 

 

정말 기괴했던 건 엔딩의 에필로그 였습니다.

백신의 효과를 증명하겠다고 험한 결정을 한 송강호는 거의 회상불능의 장애인이 되어 너무나 비참해 보이는데..

주변에서는 다들 행복하게 하하호호하고 있고 심지어 후배라는 놈은 송강호가 곧 완쾌 될껍니다 하하! 이러고 있어요.

송강호의 인생은 개박살이 났지만 덕분에 다들 살았으니 '수단으로서의 역할'은 다했다. 뭐 괜찮은 결과였다. 는 것인가..

게다가 음악까지 드뷔시의 '달빛'을 깔아놓으니 그 장면 전체가 오히려 공포스럽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 모든게 꿈이고 사실은 다 같이 죽었다는 얘기인건가.. 차라리 그랬다면 감독의 용기에 박수를 쳤겠지만요)

 

쓰다보니 후진 점만 강조된거 같은데, 보면서 좋았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임시완은 확실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전도연도 생각보다 괜찮게 역할을 소화하더라 (근데 박해준은 왜 있는건지 모르겠다)

비행기 추락할때 정말 잘 찍었다

음악도 좋았습니다.

 

아, 영화의 컬러 톤이 좀 괴랄합니다. 소위 말해서 '블랙이 엄청 떠 있습니다'. 필름 그레인도 굉장히 잘 보이고..

나중에 2차매체로 나오면 화질 왜이러냐? 라는 이야기 듣기 딱 좋겠더군요. 

잘 찍어놓고 왜 이렇게 톤을 잡았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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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2022-08-08 17:18:00

 공감합니다. 화면톤은 비행기 CG에 맞춘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덕분에 비행기CG가 어색하지 않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 후반부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려는 감독의 의도만 없었다면 정말 수작이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억지로 뒤돌아 보게 한 모습도 참 괴랄했던 것이 민심폭발의 원인이기도 하구요)

WR
1
2022-08-08 17:36:14

그죠? 아무래도 CG의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톤을 일부러 거칠게 잡은거 같습니다. 그래도 블랙은 좀 잡아주었으면 했습니다.

후반에 너무 억지가 많았어요. 적당히 그랬다면 넘어갈 수도 있을텐데, 하고 싶은 얘기를 주입하려다보니 억지에 억지를 너무 넣었습니다.

2
2022-08-08 17: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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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22-08-08 17:38:02

칸느 영화제 오리지날 엔딩은 착륙실패해서 다같이 죽는 새드엔딩이었으려나요.

그랬으면 한국대중영화사상 길이남는 영화가 될수도 있었을텐데요^^;

2022-08-08 21:11:57

그래요? 첨 안ㆍ았네요

2022-08-08 18:12:20

저는 그 결정은 전체주의보다는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보였는데 일반적으로 살려고하는 장면이 없는걸로 아마 논란이 될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마지막은 착륙에는 상공했지만 백신의 문제로 모두 사망한걸로 이해했으나 모두 멀쩡하고 정상적인것도 좀 이해가 되지는 않더군요. 송강호의 행동 역시 비이성적인거라 결말의 상태도 별...

1
2022-08-08 18:41:29

전체주의적인 사상의 강요라기보단

그 남아있는 승객이 대략 4-5인 이하라면 뭔가 비장감이 전파되며 타나토스의 유혹을 받아 희생할 수도 있다해도 100여명이상이라면(40여명이 희생되었다는 대사를 본듯합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개인 성향무시하고 자발적으로 희생을 결심했다는건 감독이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많이) 아니면 이런걸 보는 관객들이 그런 이야기에 수긍할거라 생각한것이 더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해피엔딩의 파티모임을 전 전혀 생각없이 봐서 저승(?)장면으론 생각못했는데

제기억(?) 으론 송강호외 이병헌의 만남에서 옆에 있던 후배형사역의 현봉식 배우가 이제 곧 나을겁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말꼬리가 이병헌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닌 송강호에 대한 사기진작으로 보였습니다 그게 맞다면 사실 송강호가 보는 귀신들 장면(메타포)이고 현봉식은 그냥 병문안 왔던 상황?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거 확인하러 다시 보러갈 생각은 추호도 없긴 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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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8-08 19: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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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8-08 20:28:28 (2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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