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글] [추모]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영화들
1930년 생이신 리처드 도너 감독님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급하게 작성했습니다. 70년대에 태어난 저는 vhs 비디오 세대인데요. 저와 비슷한 시대를 살아왔던 분들에게 도너 감독님의 영화들은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너 감독은 1960년부터 이미 연출을 시작했는데요. 극장용 장편 영화를 연출한 것은 1968년이 처음이었으니, 그리 빠른 데뷔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티비에서 갈고닦은 경험과 특출한 감각으로, 대부분의 연출작은 상당한 흥행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는데요. 무엇보다도 미국인에게는 신화나 다름없는 슈퍼맨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스크린으로 옮긴 연출자이니, 그 위상은 대단했다 하겠습니다.
출발은 빠르지 않았으나 안정적인 필모를 채워가면서, 오랜 시간동안 현역에서 활동하는 하늘의 축복을 받은 감독이기도 한데요. 아흔을 넘기셨으니 우리나라식으로 말하자면 호상이라 하겠으나, 어린시절의 수많은 추억들을 만들어주셨던 분이기에 앞으로 한동안은 생각이 많이 날것 같습니다.
*감독님은 자신의 영화에 깜짝 단역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자신의 연출작에서 무려 8편의 작품에 살짝 얼굴을 내비쳤습니다. 물론 크레딧에도 오르지 않을만큼 스쳐 지나가는 역이었지만, 살짝 히치콕 감독이 떠오르는 대목이네요.
구니스
제 어린시절 꿈꿨던 모든 것들이 담겨있었던 모험 활극입니다. 영화속의 슬로스 캐릭터에게 슈퍼맨 옷을 입힌것도 리처드 도너 감독님이기에 또다른 의미를 가지는데요. 그 절정 부분에서, 수많은 소년소녀들이 자기 일처럼 숨죽이다가 기뻐하곤 했었습니다.
라디오 플라이어
대부분의 작품 흥행시킨 도너 감독님이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못했는데요. 원래 각본을 쓴 데이비드 에반스가 연출까지 맡기로 했고 어느정도 촬영도 했지만, 신인 감독이 못미더웠던 스튜디오에서 리처드 도너 감독으로 교체해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좀 어수선한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요. 제 감상은, 아이들이 보기엔 좀 어두울수 있으나 잘 만든 성장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레이디호크
보시다시피 이 시절의 파이퍼 누님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볼수 없는 룻거 하우어도 그리워지네요.
리셀 웨폰 시리즈
미국에서는 1편부터 상당한 흥행을 했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냥 그랬는데요. 3편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하면서 4편까지 이어지는 성공한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다만 4편에서는 그닥 흥행하지 못했는데요.(실패한건 아님) 원래는 5편까지 찍을 계획이 있었다고 했는데 계속 연기되었고, 결국은 도너 감독님이 먼저 가시고 말았습니다.
매버릭
원래 50년대 티비 드라마를 스크린으로 옮겼는데요. 원작에서 실제 매버릭 역을 맡았던 제임스 가너가 극장판에도 출연합니다.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즐겁게 찍었다는데요. 영화도 코믹 액션 서부극으로 손꼽히는 오락영화의 수작입니다.
수퍼맨 시리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이 작품이 없었다면 과연 현재 히어로 영화의 시대가 올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실제로 마블 프랜차이즈의 일등공신 케빈 파이기는, 제작자였던 도너 감독의 아내 로렌 슐러 도너 밑에서 일을 배웠습니다.
어쌔신
대학생때 그냥 시간 때우려고 감독이 누군줄도 모르고 스탤론 형님 나온다는것만 알고 보았는데요. 기대에 비해 뜻밖의 잘만든 오락영화였습니다. 그렇지만 흥행은 그닥이었는데요. 그래도 이 영화의 한 장면은 아직도 인터넷에서 명짤로 종종 만날수 있습니다.
(설마 이짤 모르는 분은 안계시겠죠?)
오멘
집에서 작은 티비 화면으로 보았음에도, 긴장감과 몰입도땜에 진이 다 빠졌던 작품입니다. 지금 보아도 특수효과만 조금 옛스러울 뿐, 특유의 분위기와 끝내주는 음악은 대단한데요. 제리 골드스미스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컨스피러시
군대 시절에 개봉한 영화라 나중에 집에서 보았는데요. 유명한 삽입곡의 존재는 먼저 알게 되었습니다. 웬지 보는 내내 존 슐레진저 감독의 <마라톤 맨>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패트릭 스튜어트의 열연 때문이 아니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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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시리즈의 제작자로서도 이름을 올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