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스포일러) 시빌워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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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만에 300만을 돌파한 거대 흥행 돌풍 시빌워!
대단한 흥행성적과 평가 만큼이나 수많은 감상기가 각종 커뮤니티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감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에게 달려있으며 그 평가에 있어서도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빌워 영화는 의도한 것인지 감독의 실수인지 실제 영화 내용과는 달리 관객들이 오해하는 내용들이 꽤나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 번 글을 통해서 시빌워를 감상하신 여러분들에게 시빌워에 대한 오해를 몇 가지 풀어드리고자 몇 글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1. 이 영화는 시빌워(Civil war)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영화다
이 주장에는 두 가지 오해가 흔히 혼재되어 있습니다.
먼저, 시빌워라는 이름 자체를 잘 못 알고 계시는 분들 - 시빌워(Civil war)는 도시나 시민과는 아무 관계 없는 단어입니다. 시빌워는 내전이라는 뜻이며 대명사(고유명사)로 쓰이면 미국의 남북전쟁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즉 하나의 팀이 둘로 나뉘어져서 싸우는 것을 뜻하는 내전이 이 영화의 주 소재이기에 아무 문제 없습니다.
둘째, 원작은 신념과 신념이 부딪혀서 영웅들이 죽어나가는 내용인데 영화는 그 소재에 어울리지 않는다.
당연하죠. 이건 영화입니다. MCU의 시작이 되었던 아이언맨1편부터 원작과 영화는 '전혀'다릅니다.
이런식으로 영화를 비판하려면 모든 마블영화와 DC영화가 다 욕먹어야죠. 이 영화는 원작의 리메이크가 아닌 그 스스로가 하나의 '원작'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내용과 주제는 애초부터 신념끼리 부딪히고 누가 죽어나가는 상황과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작과 달라서 실망하시는 관객분들은 다음 마블영화부터는 '이 영화는 원작과 전혀 다를거다' 라고 생각하고 보셔야 실망하는 사태를 방지하실 수 있을 겁니다.
2. 캡틴 아메리카는 친구만 감싸고 도느라 원칙을 무시한 독불장군 캐릭터다.
이거야 말로 가장 많은 관객들이 오해하는 내용이죠. 또한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욕먹는 부분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캡틴은 유일하게 남은 자기 세대의 친구 버키를 감싸고 도느라 감정에 치우쳐 수많은 문제를 일으켰다는 오해입니다.
제가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만약 토니 스타크가 세뇌당해서 살인을 저질렀고, 원한을 품은 사람들이 토니를 잡아죽이려고 한다면 캡틴은 토니 스타크가 죽도록 순순히 놔둘까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캡틴은 '친구라서 버키를 감싼' 것이 아니라 '누명을 쓰고 살해 위험에 처한 버키'를 구하려고 노력한 것 뿐입니다.
여기서 이 영화를 관통하는 캡틴의 신념을 말씀드리면 '자유가 없는 선택에 책임이 없다.'입니다. 버키는 세뇌당해 자유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각종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캡틴의 신념에 따르면 버키에게는 죄가 없어요. 그런데 영화 시작부터 블랙팬서는 버키를 죽이기 위해 그를 뒤쫓습니다. 캡틴은 버키가 세뇌당해 히드라에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 번 테러도 그의 의지로 이뤄진 것이 아닐거라고 생각하죠. 그렇기 때문에 원한을 가진 블랙팬서가 버키를 죽이기전에 먼저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간겁니다. 나중에 버키와 블랙팬서, 캡틴이 경찰들에 의해 포위당했을 때 순순히 넘기는 건 그가 죽을 위험에 처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내용은 '친구니까 무조건 빼돌릴거야'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상황입니다.
그가 지모에 의해 다시 세뇌당해 본부를 탈출 한 뒤의 상황은 어떨까요? 버키가 기억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더 많은 윈터솔져들이 곧 깨어날 거란 사실까지 듣습니다. 캡틴은 이 사태를 막아야만 합니다. 그런데 토니를 비롯한 대부분의 영웅들의 움직임은 소코비아 협정으로 묶여있습니다. 그런데 단신으로는 버키보다 강한 5명의 윈터솔져를 막을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캡틴은 앤트맨과 호크아이 등에게 도움을 청하고 러시아로 날아가야만 하는 것이죠. 하지만 토니를 비롯한 팀 아이언맨은 36시간내에 귀환 명령을 지켜야만 하기에 두 팀이 싸울 수 밖에 없던 것입니다.
마지막에 아이언맨과의 2대1 싸움또한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 이 부분은 다음 문단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3. 아이언맨은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지만 결국 캡틴 아메리카의 말도 안되는 행동으로 인해 피해만 입은 불쌍한 사람일 뿐인다.
물론 아이언맨이 불쌍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의 감정을 제가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토니 스타크'는 본인의 신념을 지키고, 법을 지키고,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요? 그는 단순히 불쌍하기만 한 선의의 피해자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토니는 본인의 신념만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계산해서 행동했고, 법을 어겼고,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1) 수많은 문제의 원인이 된 소코비아 협정에 동의 하는 그의 마음은 '올곧은 신념'과는 거리가 멉니다.
소코비아 협정에 사인하는 그의 마음은 책임회피와 상황 모면이라는 개인적인 감정이 많이 섞여들어간 행동입니다. 영화내에서 그는 소코비아 협정을 이용해서 '페퍼와의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분명히 드러냈으며 희생당한 시민들에게 대한 죄책감이 자신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음을 표시했습니다. 즉 토니의 신념이 협정에 사인한 온전한 이유가 아니라 본인이 느끼는 죄책감을 덜어내고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소코비아 협정을 이용한 측면이 섞인 것입니다. 이것은 히어로들의 행동의 '자유와 책임'이 제한되기 때문에 협정을 거부한 캡틴의 '신념'과 대비됩니다. 캡틴의 협정 거부에는 어떠한 개인적인 이유도 들어가지 않죠. 많은 분들이 캡틴의 거부를 단순히 '조직에 대한 거부감, 불신감' 때문이라고 생각하시지만 그는 소코비아협정이 히어로들의 행동과 책임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임을 분명히 언급하였습니다.
2) 토니도 결국에는 범법자로 돌아섭니다.
본인의 결정이 동료 히어로들의 수감, 제임스 로드(워머신)의 반신불구라는 처참한 결과를 내자 결국 그는 정부가 운영하는 감옥을 사보타지(감시 카메라 해킹) 및 허가 받지 않은 단독 행동(토니를 추적)을 했습니다. 그가 처음에 주장했던 소코비아 협정을 모두 어기는 행동입니다. 이렇게 쉽게 자신의 행동을 바꿔버린 것은 물론 결과를 보고 본인의 잘못을 뉘우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만큼 그에게 소코비아 협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닌 개인적 이익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저버릴 수 있는 것이라는 반증이죠. 토니가 겪는 고통의 많은 부분이 그의 잘못된 선택에 따른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선택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도 없었던 인물입니다.
3) 토니야 말로 감정에 치우쳐 죄 없는 사람을 죽이려한 인물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캡틴은 버키에게 (자유가 없었기에) 죄가 없다고 믿는 인물입니다. 버키가 토니 스타크의 부모들을 죽인 것은 사실이지만 죄는 버키가 아니라 그를 이용한 하이드라 조직에게 있죠. 하지만 토니는 이런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버키를 '살해'하려고 합니다. 버키는 심지어 토니 스타크에게 위협조차 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도망가려고 노력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살해하려고 하는 토니의 행동은 엄현한 '불법'이고 '악의'를 가진 행동이죠. 이런 상황에 캡틴이 해야하는 최선의 행동은 무엇일까요? 버키를 감싸기 위해서가 아니라 '토니'를 살인자가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 것이죠. 캡틴이 토니를 공격하는 이유는 하나뿐입니다. 그가 버키를 죽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죠. 그래서 마지막에 토니가 두려움에 얼굴을 방어하지만 캡틴은 그의 아크 원자로를 공격해 파괴합니다. 원동력을 차단하고 나면 토니가 버키를 죽일 수 없으니 토니를 더 공격하지 않고 친구들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나는거죠.
캡틴을 '범죄자 친구를 감싸려고 부모도 잃고 분노한 동료를 살해당한 아버지의 유물로 후두려 팬 나쁜놈'이라고 비난하시는 분들이야말로 지모대령의 음모에 제대로 넘어가신 분들입니다. 처음부터 캡틴의 행동은 '(토니와 버키 모두) 친구를 보호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즉 토니 스타크는 이 영화 전체에 걸쳐서 많은 그릇된 선택과 행동을 했고 그가 겪는 고통들은 많은 부분 그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여기까지 마무리 하고 이 외의 나머지 내용들은 조만간 다음 글에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시빌워의 개연성이나 인물들의 행동에 대해서 의견 나누고 싶으신 분들의 댓글을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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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가 눈앞의 원수(세뇌당해 하이드라의 암살자였지만)를 죽이고싶어하는것도 이해가 되고 그런 토니를 막아야하는 캡틴의 마음도 이해가 갑니다. 만약그때 캡틴이 버키를 포기하고 토니가 죽이게 뒀다면 지모의 계략대로 어벤져스는 공중분해됐을겁니다. 그건 최악의결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