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히어로간의 싸움이 가져야할 명료한 이유(스포 영역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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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1차 감상기 in 영등포 CGV 1관 THX관
평점 별 ★★★★☆
꼭 보소서, 두번 보소서... 세번도 좋습니다. 네번은 선택...
다만 스토리 상 핵심 인물인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갈등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캡틴 아메리카 2 : 윈터 솔져” 와 “어벤져스 2-에이지 오브 울트론” 정도는 선행 감상할 필요성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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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히어로를 모으는데는 강력한 수퍼빌런 하나면 되지만 서로 죽일 것처럼 처절하게 싸우게 하는데는 “누가봐도 납득할 수 있는 명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어쨌든 정의의 수호자로 나서는 이들이 서로에게 강한 적의를 품고 죽일 듯이 격렬히 싸우게 되도록 판을 만드는 것은 이들의 팬이기도 한 관객들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뜬금없는 화해모드가 희화화 되다못해 온갖 "마사'드립이 난무하고 있지만 잭 스나이더가 거하게 말아드신 "배댓슈:정의닦이"가 정말로 실패한 지점은 “마사” 드립이 아닌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게다가 얼척없는 느낌의 "느검마마사" 직후의 손발 오그라드는 신속한 화해 후 공동의 적인 둠스데이와의 예정된 전투로 이어가는 전개 또한 진부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배트맨 왔어요, 수퍼맨 왔어요, 둘이 경계하다 적대하다 싸우고 함께 위아더 월드..?" 뭔가 예정된 숙제를 허겁저겁 치르는듯한 뻔한 전개... 게다가 누구나 예상하는 진부한 복선의 마무리는 사족도 그런 사족이 없었다고 할까요? 하필 시빌 워 후기에 "배댓슈"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기실 "배댓슈"가 보여줬어야 하는 모범정답 같은 영화가 "캡틴 아메리카-시빌워"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히어로간의 싸움과 이를 촉발한 히어로 규제의 움직임, 정의를 믿는 히어로를 향하는 사람들의 차디찬 시선, 그리고 히어로 내 외부의 갈등들까지, “배댓슈”를 감상한 관객에게는 이미 충분한 기시감이 넘치는 소재들입니다.
이렇게 사실상 유사한 컨셉의 두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크랭크인 되어 한달여 간격으로 개봉을 한 이상 어느 한쪽의 스토리라인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기는 힘든데, 결국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소재를 가지고 제작한 영화 간에 나타난 이러한 차이는 결국 이미 "아이언 맨"부터 "시빌 워" 이전까지 하나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무려 11편을 영화화하여 공전의 히트를 거둔 마블의 원작 캐릭터 이해도와 이를 통한 스토리와 캐릭터의 재창조 과정이 훨씬 정교했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코믹스 원작 영화는 원작의 2차 창작물이므로 매체 특성에 맞는 각색의 필요성 외에도 원작 스토리에 일부 빚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함몰되기보다는 그 네러티브의 약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사 가장 핵심적인 클리셰라 할지라도 이러한 스토리 정교화 작업은 이미 모든 코믹스의 스토리를 알고있는 원작 팬마저도 지속적으로 영화 세계관의 스토리 전개에 열광하도록 하는 기제가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보고 나니 "시빌 워"가 "초인등록법안"이라는 원작 설정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신념"이 느껴지지 않아 갈등구조가 약하다고 징징대는 자칭 "평론가" 허지웅의 평은 참으로 공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적 이슈가 문제가 될지라도 영화가 배경으로 하는 작금의 현실 사회에서 "신념"과 "가치관"의 차이가 생사를 넘나든 "동료"들 간에 서로 생사를 담보로 건 대난투가 될 수 있는 근본 이유가 될 수 있을까요?
현실 사회주의 붕괴 이전 이념 대립의 시대였던 1980년대 이전의 20세기 배경 스토리라면 또 납득이 갈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실상 이데올로기가 종료된 21세기에 뭔 흑백논리도 아닌 신념 타령? 되려 현실에선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의 다툼이 오히려 더 극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해관계의 대립이 “정의”를 우선시하는 히어로들에게 발생한다면 그것도 코미디죠. 한편으로 정의구현이건 위험제거가 목적이건 선한 정의의 편에 서있는 히어로가 각자의 정의가 있는 지점을 인정하지 못하고 목숨 걸고 싸운다는 설정도 결국 서로가 소인배들이라는 결론 밖에 되지 않으므로 지금의 상황에서 코믹스의 설정을 그대로 묘사하기에는 비현실적입니다.
시빌 워에서는 총 12명의 수퍼 히어로가 등장하는데 그 누구도 그놈의 "신념"과 고뇌를 “보이기 위한” 똥폼을 잡지않습니다. 근본적으로 팀이 분열된 이유는 저마다 친구를, 또는 전우를 위해, 혹은 평소 흠모하던 우상을 위한 팬심 등 캐릭터만큼이나 다양하게 담았습니다.
히어로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이 아닌 “비전”은 정서적 영역이 아니라 가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합리적 선택지라는 이유로 스타크의 주장을 지지합니다. 결코 토니 스타크의 집사였던 자비스 A.I를 이식받은 인연 때문이 아니죠. 그리고 앞서는 블랙 팬서, 후에는 아이언맨에게 개인적 원한을 복수하고자 하는 아주 명백한 이유가 나타나는데 영화의 다채로운 격투신 중에서도 이러한 복수(revenge)의 이유가 붙는 싸움은 더욱 격렬하고 처절하며 거칠죠.
사실 이 전개가 원작의 “초인등록법안”의 설정보다 훨씬 더 현실적입니다. 수퍼히어로도 결국 인간이며 이데올로기만으로 인간이 살아갈 수는 없는 이상 지극히 사적인 이유로 처절한 싸움에 나서는 것이 되려 설득력이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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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든 울트론으로 인해 촉발된 소코비아 사태에 대한 죄의식을 지고 “공적인 책임”을 이유로 소코비아 협정에 의거 어벤져스의 UN 산하 기관으로의 편입을 밀어붙이는 토니 스타크(아이언 맨)가 한편에 있고, 역시 대규모 국제 방위 조직이었던 “쉴드”가 보여준 부패와 그 치명적 위험성을 목격한 스티브 로저스 (캡틴 아메리카)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스타크의 주장에 반대해요. 그런데 영화는 이 부분까지는 단순한 의견 대립으로 그립니다. 이러한 의견 대립 정도가 서로가 목숨 걸고 치열하게 싸우는 결정적 이유가 될 수 없음을 익히 알고 있는 것이죠. 허지웅의 오류는 이 부분에서 이러한 가치관과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의견 대립을 영화 속 히어로간 대립의 결정적 요소라고 판단하고 그로 인한 갈등이 별로 와닿지 않는다고 표현한 부분에 있었습니다. 영화상으로는 애초에 와닿을 갈등으로 기능하지도 않습니다.
여기서 캡틴 아메리카의 죽마고우이자 친구 이상의 존재라고 전작들에서 내내 밝혀온 “윈터 솔져”의 존재와 그가 저질렀다고 대외적으로 알려진 빈에서의 테러를 둘러싼 서로 간의 “오해”가 이 싸움의 촉매로 작용합니다. 여기서 히어로 간의 대립이 비로소 힘을 얻고 스토리의 긴박감은 빠르게 절정을 향해 달려가요. 고작 3명의 캐릭터 집어놓고 중구난방식의 스토리로 히어로간 대립의 긴장감조차 흐려버린 배댓슈와 비교될 수 조차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여기서 최종적인 반전을 숨겨두었습니다. 모두가 “정의”에 목숨거는 어벤져스인 만큼 히어로 간의 대립에 대한 설득력을 더 주기 위하여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감정인 “복수”를 가미했습니다. 그것도 가족을 살해한 이에 대한 증오의 감정. 문제는 결말에 다가가면 이것이 히어로 측과 빌런 측 모두에게 던져진 문제임을 관객들은 깨닫게 됩니다.
스토리의 정교함이 돋보이는 것은 초반에 공적인 책임을 강조하던 토니 스타크가 캡틴 아메리카가 알려준 사실이 진실임을 깨닫고 오해를 푼 채 양 측의 히어로 간에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졌다고 보여진 직후 윈터솔져가 갖고 있던 어떤 혐의가 반전으로 드러나는 순간에, 더 이상 히어로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 토니 스타크와 스티브 로저스의 대립으로 전환되며 이 영화가 절정을 맞는다는 것 입니다. 되려 아이언맨 측과 대립했던 캡틴 아메리카의 선택은 신념에 대한 것이라기 보단 친구인 버키 반즈(윈터 솔져)를 감싸기 위한 사적 영역의 그것이었는데 이 순간부터 되려 그는 사적인 복수심에 눈 뜬 "토니 스타크"를 “정의”의 히어로로 되돌리기 위해 그의 복수를 멈추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시작하게 됩니다. 영화 전후로 완전히 대비되는 두 히어로의 선택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요.
이 작품이 수작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치적 이슈”로 아주 거창하게 시작해서 저마다 다른 이유로 벌어지는 갈등의 귀결이 개인적 원한에 따른 “사적 복수”를 추구하는 히어로와 이를 막고자하는 히어로라는 명료한 결론으로 딱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갈등도 전투도 중구난방으로 흩어지지 않고 결국 두 인물의 이야기로 압축되지요. 그래서 필요없이 늘어지거나 낭비되는 장면이 없습니다.
결국 영화 한편 안에서 서로 대충 수습하는 화해로 끝나기 보다는 두 히어로 간에 여운을 남기며 나뉜 결말은 인상적입니다. 이토록 처절한 싸움을 벌인 그들이 다음작에서 강대한 적을 맞아 다시 합쳐질 수 있는 충분한 복선이 되죠. 팬들에게 있어서는 “어벤져스3:인피니티 워” 2부작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기에는 충분한 떡밥이 되리라 봅니다.
단순히 수퍼히어로 간의 “내전”을 스크린에 옮기는 것을 넘어 원작 설정에 무게중심을 두고 굳이 십여명의 캐릭터가 서로 얽혀 싸우는 과정에서 각자의 편에서 서로 동일한 목표의식이나 일방적인 원한을 지니고 싸우는 것이 아닌 각각 다른 동기와 선택으로 차별화된 수위의 싸움을 벌이도록 했는데, 이만큼 규모가 큰 싸움판을 묘사하면서 각자의 개성이 살아나도록 설득력있게 구현해낸 감독과 제작진의 스토리 구성과 연출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관람객들로부터 명장면으로 평가받는 공항 액션신은 긴장감과 엄숙함은 떨어지지만 재미와 유쾌함이 히어로 액션신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다고 생각됩니다. 관객의 두 눈을 재빠르고 화려하게 수놓는 액션의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그 십수명에 당하는 히어로의 대결신 마다 서로 다른 동기와 정서적 교감의 차이를 부여하고 서로에게 대응하는 자세와 액션에 까지 강약과 리듬의 조절을 했다는 것이 놀라워요. 게다가 양측 모두에 복잡한 심경을 가진 블랙 위도우의 마지막 선택도 인상적이었구요.
그렇기에 매우 진지하고 칼날을 벼리듯이 살벌했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액션에 비해 “시빌 워”의 액션은 루소 형제 특유의 현실감 넘치고 빠른 호흡으로 전개되는 강렬함 외에도 수퍼히어로 캐릭터 각자의 신체적 특징과 능력, 성격을 잘 살리고 있는 가운데 억지 장면으로 강요되지 않은 즐거운 유머 또한 가득합니다. 스피드와 강렬함이란 측면에서는 신 캐릭터 "블랙팬서"의 활약이 돋보이지만 헐크가 사라진 이 세계에서의 유머와 깐족거림은 스콧 랭 “앤트맨”과 피터 파커 스파이더맨이 전담하구요. 개인적으로 스파이더맨의 벤 삼촌이 또 돌아가시지 않아서 좋을 뿐더러 내내 진지했던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이후 톰 홀랜드의 깐족 컨셉이 마크 웹이 리부트했던 “놀거남”시리즈 보다 원작을 훨씬 더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액션 신에서 강력한 떡밥으로 제시된 수퍼솔저의 부활에 대한 이야기는 접고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대 아이언맨의 싸움에 집중한 전투신의 조율 또한 깔끔합니다.
쓸데없이 최강빌런 중 하나인 “둠스데이”가 등장한 어떤 영화와 비교하면 더더욱!
아쉬운 점은 역시 최강자 “비전”의 비중입니다. 삭제되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마인드스톤을 이마에 박고 있기에 양측 싸움 밸런스 붕괴의 주범일 수 있는데 한참 히어로들 간의 전투 가운데에서 잘 비춰지지도 않고 비중이 너무 떨어집니다. 물론 상성상 스칼렛 위치에게 밀리는 건 알겠는데 그녀와의 대결도 잘 보이지 않네요. 게다가 오발로 자기편 특정 히어로를 맞춰서 토니의 눈물 빼는 순간은 그저 안습.
유일한 악역으로 나온 빌런은 아주 왜소하지만 존재감은 막대합니다. 어벤져스에 복수하고자 한 제모 대령의 이야기의 비중과 중요도가 다소 적지만 그의 행동에 대한 설득력은 충분하죠. 결국 이 영화는 히어로들간의 시빌 워”니까요, 그의 “복수” 짓거리는 아이언맨과 블랙팬더의 그것과 대비되면서 “어벤져스 2” 이후로 이어져온 정의 구현 과정에서 뒤따르는 무고한 시민의 희생에 대한 고민 거리를 더해주지만 사실 이 것은 어떤 코믹스에서건 묘사와 연출의 차이가 있을 뿐 해답을 제시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소코비아에서 복수를 위해 히어로의 공멸과 갈등의 지속을 바라던 빌런의 목표는 토니가 필요해서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는 마지막 캡틴 아메리카의 메시지로 어느정도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무위로 그친 것으로 묘사되었습니다만 의도적으로 다소 모호하게 연출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 쿠키와 스파이더맨 예고..
Awesome! ㅜㅜ
그저 사랑합니다.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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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잘려서 덧글로 추가 합니다 ----- 유일한 악역으로 나온 빌런은 아주 왜소합니다. 어벤져스에 복수하고자 한 제모 대령의 이야기의 비중과 중요도가 다소 적지만 그의 행동에 대한 설득력은 충분하죠. 결국 이 영화는 히어로들간의 시빌 워”니까요, 그의 “복수” 짓거리는 아이언맨과 블랙팬더의 그것과 대비되면서 “어벤져스 2” 이후로 이어져온 정의 구현 과정에서 뒤따르는 무고한 시민의 희생에 대한 고민 거리를 더해주지만 사실 이 것은 어떤 코믹스에서건 묘사의 차이가 있을 뿐 해답을 제시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소코비아에서 복수를 위해 히어로의 공멸과 갈등의 지속을 바라던 빌런의 목표는 토니가 필요해서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는 마지막 캡틴 아메리카의 메시지로 어느정도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기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려는 것인지 영화상으로는 조금 애매하게 그려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 쿠키와 스파이더맨 예고.. Awesome! 그저 사랑합니다. 마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