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마티아스 괴르네 슈가 전집~
얼마 전부터 클래식 음반계는 전집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 연주가가 특정 작곡가의 특정 작품 군을 꾸준히 연주해온 이력을 한 셋트로 구성한 박스는 또한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마티아스 괴르네와의 첫 만남은, 오래 전, 르네 야콥스의 b단조 미사 연주에서였어요.
J.S.Bach의 역사적인 걸작인 b단조 미사 연주 음반들이 몇 개인지 금방 세어지지 않을 만큼 적지 않게 소장하고 있습니다만, 르네의 이 연주는, 독창, 중창, 합창, 성악과 기악 앙상블이 인상적일만큼 뛰어나서 그 중 괴르네의 연주만을 인상 깊게 기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십 수년이 지나 우연히 마티아스 괴르네의 슈베르트 연주반을 입수하게 되었고, 참 좋은 연주구나, 하지만 좋은 테너는 참 희귀하지만 괜찮은 바리톤들은 넘치고 넘치니, 이 연주도 그 중 하나겠지,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그의 밤과 꿈, 연주에서, 깊은 감동을 얻었고, 좋은 연주, 훌륭한 연주, 란 아름다운 목소리, 공명강과 가슴만을 울리는 소리에서, 마음과 영혼을 울리고 반향시키는 연주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괴르네의 발성은 그리 긍정적으로 여겨지는 방식은 아닙니다만, 안나 네트렙코, 요나스 카우프만, 처럼 말도 안 되는 발성으로 노래해대는, 이상한 성악가들이 갖은 무대를 독차지 하고 있는 틈에서, 차분히 슈베르트의 가곡으로 심연을 울리는 음악은, 체르니세프스키의 공리주의적 미학을 연상시키는, 순음악적인 감동을 줍니다.
((니콜라이 가브릴로비치 체르니세프스키는 그의 논문, 현실에 대한 예술의 미학적 관계, 에서, 고급 드레스를 입고 샬롱에 우아하게 앉은 여인의 고운 손이 아니라, 시골에서 호박을 따느라 갈라지고 거칠어진 여인의 손이 진정 아름다운 손이라 했습니다. 이런 미적 견해를 공리주의적 미학, 이라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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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스물을 보고....슈베르트의 가곡이 저렇게 많았나....하는 생각이....구입예정이긴 한데 언제 데려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