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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장문] 'LP의 불량과 확인 방법' - 런던재즈컬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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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12-02 17:18:17

 빈티지 재즈 LP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London Jazz Collector에 대해 이미 잘 알고 계실 듯 합니다. 이분의 블루노트 레이블 정리도 유명하지요. 이분 홈페이지 기고 중 LP 불량과 '검반' (檢盤)에 관해 정리한 내용이 많은 도움이 돼, 거칠지만 요약해서 번역해봤습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londonjazzcollector.wordpress.com/buying-records-online/examining-a-vinyl-record

 

LP의 불량과 확인 방법 - 런던재즈컬렉터

들어가며

업자들 얘기로는 시중에 돌아다니는 50, 60년대 음반 중 80%는 판매하기 적절하지 않은 상태라고 함. 완벽한 음반들은 이미 오래전에 일본 수집가들 손에 들어갔음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LP들은 육안으로 등급이 매겨지는 경우가 많으며, 등급에 대한 해석은 크게 다를 수 있음. 판매자가 반품을 수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제품 설명과 다르면 반품할 수 있음. 그렇기 때문에 일부 판매자들은 "Ex"보다 "VG+" 등급을 선호함.

 

New/Mint 등급이 품질을 보증하지는 않음. LP 생산 과정은 일종의 잃어버린 예술이어서, 요즘 나오는 LP들도 제작 과정에서 불량이 있을 수 있음. 겉보기엔 멀쩡한 Mint급 음반이라도 나쁜 재료를 사용했으면 소리가 안좋을 수 있음. 


모두가 다른 관용도

본인은 3~4번 연속되는 탁 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어떤이는 음골이 손상된 소리를 참지 못함. 다른이는 “레코드판은 원래 그래”라며 별로 신경 안쓸 수도 있음. 반면에 LP 초창기의 중량반 (180~240g)들은 겉보기에는 스케이트장 같아도 음골이 깊어 소리가 괜찮을 수도 있음.

 

검반하는 방법

햇빛이나 LED 등 같은 강한 빛 아래서 양면을 비춰 보면서 음반을 천천히 살펴볼 것. 어떤 레코드들은 겉보기에는 완벽해도 아주 작은 흠집들이 음골에 있을 수 있음.


음반 표면의 상처를 손가락 끝으로 만졌을 때 느껴지면, 재생했을 때 소리날 가능성이 큼.


가. 특히 주의해서 볼 것들

1. 양면의 첫번째 트랙의 시작 부분 - 가장 상처나기 쉬운 부분임

2. 실기스들 (헤어라인) - 두꺼운 180그램 음반에서는 괜찮을 수 있으나, 얇은 음반에선 소리가 날 수 있음

3. 스핀들 구멍 주변 - 스핀들 (레코드를 고정하는 축) 자국이 많으면 많이 재생했다는 표시임

4. 보이고 만지면 느껴지는 스크래치들 - 스크래치들은 손가락 끝으로 만져봐야함. 만져서 느낄 수 있으면 재생했을 때 들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들리거나 작게 들릴 것임 

     1) 미끄러진 자국 - 스핀들에 긁혀 생긴 자국으로 보기에 비해 문제가 안될 수도 있음

     2) 음골 방향으로 난 스크래치 - 가장 치명적인 상처로, 바늘이 튀거나 무한 반복할 수 있음


구매자 주의 사항: 연흔 (mark)인가 스크래치 인가

연흔은 재생 시 소리가 나지 않아야함. 스크래치도 한면 전체에 날 수도 있고, 몇회 회전에 한정될 수도 있음. 조용한 음악이 나오는 구간의 스크래치는 치명적임. 판매자에게 항상 확인할 것.


5. 물결 무늬 자국 (일명 Bag rash) - 60년대 속지의 비닐이 음반 표면에 들러 붙어 생긴 자국은 닦아도 없어지지 않고, 바늘에 들러붙을 수도 있음. 이런 자국이 있는 음반은 사면 안됨

6. 음반 표면의 돌기 - 큰 문제는 안되지만, 때론 바늘을 튀게 할 수도 있음

7. 재생 레코드 - 비용 절감을 위해 재고 음반을 녹여 새 음반 생산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정이 올바르지 않으면 재생 시 잡음을 유발할 수 있음

8. 도서관 소장 음반 - 레이블이나 재킷에 도서관 소장인이 있는 음반들은 상태가 안좋을 가능성이 큼

9. 라디오 방송국 음반 - 프로모션용 음반이 있을 수 있으나, DJ 들이 거칠게 다루었을 수도 있음

10. DJ 용 음반들 - 거칠게 다뤘을 가능성이 큼


나. 재생해야 확인할 수 있는 불량들

1. 음골 손상 - 침압이 높거나 닳은 바늘 또는 무거운 톤암으로 재생한 음반들은 내주로 갈 수록 음골 손상이 있을 수 있음. 육안으로는 확인이 안되며, 어떤이들은 스크래치 보다 음골 손상을 더 싫어함

2. 오프 센터 (Off center) - 톤암이 좌우로 움직이는 현상으로 와우/플러터 (Wow/Flutter)를 유발하는데, 이로 인한 음정의 흔들림을 어떤 사람들은 더 잘 느낌

3. 휜 음반 - 어느 톤암은 제대로 재생할 수 있고, 다른 톤암에서는 튈 수도 있음 (역자 주: 크게 휜 것 아니면 음반의 휨 여부도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움)

 

구매자 주의 사항: 육안 검사로만 등급이 매겨진 음반들

값싼 음반들은 이해하지만, 육안 검사만 한 음반에 ‘반품 금지’라는 조건을 달아서는 안됨. 재생해서 문제가 확인되면 반품할 수 있어야 함.


음반이 포장된 상태라고 신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

예전에는 음반가게에 포장 기계를 두곤 했음. 같은 음반이라도 초반인가 재반인가에 따라 가격차가 크기 때문에, 열어서 레이블은 확인하는 것이 좋음.


마치며 - 그렇다고 LP를 겁내지는 마세요

LP는 여전히 최고의 음악 저장 매체임. 1956년에서 1985년 사이에 제작된 빈티지 레코드들은 최고의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 전과정 아날로그 - 즉, 진공관 마이크로 녹음하고, 자기 테이프에 기록하고, 아날로그 선반에서 커팅하고, 디지털화 과정이 없으며, 진공관 기반 장비를 통해 재생되는 음악은 디지털 소스를 능가함. LP를 통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장 해로운 "무한한 선택권"이라는 딜레마를 피할 수 있으며, 레코드는 음악감상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줌.

 

p.s. 어떤 분께서 관련 내용을 사진과 함께 정리하신 게 있네요.

https://blog.naver.com/lpman1365/222345703356

님의 서명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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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2-11-28 00:15:46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건... 팁이 아니라 존말할 때 CD나 들으라는 경고 같네요. 마지막 문장이 전혀 위안이 안되네요..

WR
2022-11-28 00:21:21

ㅎㅎ CD가 편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LP의 불완전함보다 LP가 주는 즐거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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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8 00:28:29

맞는 말씀입니다. 손맛도 있고 세세한 변화 차이도 재미있습니다. 얼마전 통상 듣던 골드링 카트리지에서 원래 번들로 달려온 오르토폰 2M 레드로 바꿔끼워 봤더니... 다운그레이드로 인한 역체감이 확연하더군요. 2M 레드는 그날 밤에 판매글 올리고 다음날 처분해버렸습니다.ㅎ

Updated at 2022-11-28 07:55:14

좋은 글 귀한글 번역 감사합니다.
대다수 공감합니다.
다만, 방송국 음반은 복불복 같아요...
그런데 마지막 문장 현대의 “무한 선택” 은 무슨 의미일까요?
스트리밍으로 인한 음악의 홍수로 인한 선택의 곤란함?
이거라면 제가 LP로 해결한 문제라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대한민국에서 가정에 오디오가 “널리”보급되고 라이센스 LP가 어느정도 생산량을 가진것은 88올림픽... 아무리 넓게봐도 86아시안게임.... 정도니.... 언급된 85년 이후네요...

그전에는 오디오 보급율도 낮고 빽판이 주종이었던 것 같고

본문에서 언급된 LP기술의 정슈를 맛본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고 라이센스반들은 전부 디지털 시대의 직 간접 산물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외국은 CD시대로 돌입한 시기였으니까요...

2000년초반에 우연히 회현동 지하상가에서 5000원에 파는 오리지널 음반들을 발견하고 황학동에서 5만원짜리 마란츠 앰프 만원짜리
인켈턴을 구입해서 집에 있던 뮤직센터 스피커에 연결해 들었을 때의 충격...
전성기 미국반 음반이 좋아서였던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고음질 리이슈보다 못하다고는 하지만
LP를 다시 시작할 때가 2002년 월드컵 즈음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1
Updated at 2022-11-28 08:34:14

'무한선택'이란 용어는 말씀하신 스트리밍을 포함하여 BMG 같이 피동적으로 어디서나 원치 않아도 음악을 듣게 되는 현대의 상황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LP 감상은 "(자기의지에 의한) 적극적 음악감상이며, 20분간 전적으로 집중해서 듣는 행위"라는 것이죠.

1
2022-11-28 09:12:14

제일 재밌는 부분이 저는 그 부분 같은데, 원문에서는 infinite choice라고 되어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스트리밍으로 듣게 되면 계속 곡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lp에서는 그냥 한 면이 끝날때까지 들을 수 있다 이런게 아닐까 싶은데요. 좀 더 진득하고 느긋하게 들을 수 있는.

WR
1
Updated at 2022-11-28 10:49:43

앞서 wbbach님과 RoadToYou님께서 잘 설명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살짝 수정했습니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선택지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닐 듯 합니다. 제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주저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수입 음반이 귀했던 시기 선배님들은 LP 모으는데 집한채 값을 치렀다고 들하는데, 2000년대 초반에 다시 시작하셨으면 그래도 좋았을 때 아닌가 싶습니다만... 저는 2013년 경인 듯 합니다. 돌아보면 아쉬움도 있지만 그때라도 시작해서 다행인 듯 합니다 ㅎㅎ

2022-11-28 10:35:55

주로 중고엘피를 구입하는 입장에서 매우 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육안으로 볼때 스크래치 하나 없는 깨끗한 음반이 음골손상으로 잡음이 심한 경우에는 정말 한숨만 나옵니다.(이걸 민트급이라고판매하다니...ㅜㅜ)
예전에 구글 크롬캐스트오디오를 구해서 한동안 스트리밍으로만 음악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결국 다시 엘피로 돌아오게 되더군요. 번거롭고 귀찮은 음악감상 방법이지만, 뭔가 특별한 매력이 있는 있는건 틀림없는것 같아요^^

WR
Updated at 2022-11-28 11:29:51

지하철에서님도 중고 LP를 주로 구입하시는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정말 LP는 재생해보기 전에는 상태를 알수 없는 것 같습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음반이 재생해보면 엉망이고, 겉모습은 엉망진창인 레코드가 들어보면 멀쩡한 경우가 있던군요. 이런 예측불허함도 LP의 매력 중 하나라고 할까요 ㅎㅎ

Updated at 2022-11-29 21:34:26

스트리밍에서도 알고리즘으로 새로운 음악을 소개해주기도 하지만, 

저는 디스콕스로,  같은 셀러의 음반재고를 뒤지는 사이버디깅(?)을 통해서 오히려 새로운 음반을 찾거나, 커뮤니티에서 음반 소개를 받는것이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싱글이 아닌  앨범 단위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구요.  

2022-11-28 15:30:34

와웅.. 추천 드립니다. 

 

다만.. 중고매장에서 아래 사항을 확인 해 보신다고

음반 표면의 상처를 손가락 끝으로 만졌을 때 느껴지면, 재생했을 때 소리날 가능성이 큼.'

음반을 손으로 만지시는 경우에는 꼭 그곳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은 손으로 만지시는 경우 불편해 하시거나 막 화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라리 궁금하면 들어 볼 수 있냐 문의 하시는게 나을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연흔의 경우 어떤 분들은 백화현상 난거를 연흔이라 말씀 하시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 하시고요.. 

저야 뭐 안에 안보고 대충 껍딱만 보고 사다 보니.. 간혹 낭패를 겪고는 합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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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11-28 18:17:01

아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이 문서에서는 백화 현상이 언급 안되었는데,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들 참조하십시오: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lpcd&wr_id=33800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lpcd&wr_id=44228 

2022-11-29 21:31:14

제가 전에 의혹(?)을 제기한 바가 있는데요. 

미국 및 서양에서는 음반에 비닐 커버를 씌우는 경우가 몇몇 유난 떠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매우 적었던 것에 반해서,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비닐로 씌우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던 것 같습니다. 

원판비닐이라고 하는 PVC고무 재질의 커버가  등장하게 된 배경도 다 음반을 잘 모시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음반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귀하신 몸이었기 때문에(일본도 60~70년대에는 물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꽤  비쌌구요)

일본어에서는 이 백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도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주로 타거나 구워졌다는 이미의 "야케" 로 표기하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백화현상으로 통칭되는 것 같습니다 .

 "연흔" 을 백화현상과 동의어로 쓰는 경우는   연을 "세월年" 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연기烟"  흔적 으로 보는 사람으로 갈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다보니 

2022-11-29 22:06:02
연흔의 원래 의미는 원문에서도 언급했던 Mark 

또는 리플 마크 漣痕 이 아무래도 맞는것 같습니다만... 

 

 

WR
Updated at 2022-11-30 13:39:47

연흔 (漣痕)이라는 단어가 있군요. 검반할 때 흔히 말하는 '연흔'은 연할 연(軟) 흔적 흔(痕) - 즉, 연한 흔적을 뜻하는 '軟痕'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물론 사전에는 없는 단어입니다.

연흔 (漣痕)

명사[지리학, 지학, 지명]

① 호숫가나 해안의 지층, 특히 사력암(沙礫巖)의 표면에 새겨져 있는 물결 모양의 흔적.

② 바람에 의하여 모래나 눈 위에 만들어지는 물결 모양의 흔적.

 

2022-11-28 16:13:57

저처럼 어느정도 감안해서 듣는 사람에게는 LP는 여전히 훌륭한 음질의 매체이자 감성을 자극하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반복적으로 튀는 거나 너무 심한 스테틱은 용납 못하죠.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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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11-28 18:23:20

 새 LP에 불량이 있으면 곤란하겠지만, 몇십년 된 레코드가 완전하기는 어려운 일이라, 말씀처럼 너그러움을 가지고 LP를 대해야 편하게 음악 감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2022-11-28 16:22:42

우와 좋은글 번역 감사합니다

WR
2022-11-28 18:23:46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2022-12-01 17:17:47

글 잘봤습니다 한편으론 이젠 씨디조차도 듣기쉽지않은 초꼬마 세명 육아데디로 은제나 시간이 나스 저런 사치?를 해보나 싶기도 합니다 저는 LP를 초반 세팅할때 오랜 고민끝에 포기해버렸거든요

WR
Updated at 2022-12-01 20:28:19

언젠가 기회가 다시 돌아오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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