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백돌이의 첫 해외골프 나들이
3년 째 여전히 백돌이 골퍼 참바치 인사드립니다.
지난 8월 말 3박 5일 일정으로 태국 방콕 외곽에 골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실력도 미천하여 국내에서만 주로 라운딩을 경험했던 터라 이번 해외 골프여행은 일정이 잡힌 순간부터 무척 떨리고 설렌 일이었네요.
총 108홀 일정이었고,
비행기 일정 상 자정 좀 지나 태국 도착, 방콕에서 1시간 이동 차층사오라는 지역에 있는 로터스 밸리 골프장과 그 안에 있는 리조트에 묵었습니다.
6번의 라운딩 중 1번은 20분 거리에 있는 카스카타 골프장에서, 나머지 5번은 로터스 밸리 골프장에서 플레이했고 다들 아시는 것처럼 1인 1캐디 시스템으로 돌았습니다.
이번 첫 해외 골프여행에서 인상깊었던 점 초보골퍼의 관점에서 몇 가지 공유할까 해요.
1. 황제골프가 이런 걸까요?
성수기 시즌에는 앞뒤로 살짝 밀리기도 한다는데 제가 갔던 일정 내내 저희 팀(7명 2팀)을 제외하고는 앞 뒤로 사람을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동네 강아지(처럼 생긴 송아지만한 개)들이 페어웨이를 뛰어 노는 모습을 빼고는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없었어요. 황제들의 맘은 1도 모르지만 참 여유롭고 행복했습니다.ㅎ
그러다 보니 저같은 쪼루샷 전문 골퍼들은 마음에 여유로움이란 걸 골프치면서 처음 경험해봤고 캐디들이 먼저 '오빠 멀리건!'을 외쳐대는 기이한 현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선 너무 밀리면 경기과에서 냅다 달려와서 캐디 갈구고 가잖아요? ㅎ 여기선 상상도 못 하는 일.
그래서인지 몰라도 평소 반 이상 죽는 드라이버 티샷이 멀리건 도움 없이도 '멀리 똑바로'(라고 주장하고픈) 살아있는 샷들이 반을 넘었네요. ㅎ
2. 1인1캐디, 편하고 또 불편하다.
첫 라운딩에서 7명의 멤버 중 제 캐디가 제일 젊고 아름다운 분이 오셨습니다. 카드에 둘만 타고 다니고 페어웨이 진입 또한 가능하니(비 온 뒤에는 X) 라운딩 내내 함께 하는 시간이 많죠. 그래서인지 대화도 많이 나누게 되고(파파고 땡큐!!) 친밀함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간식도 함께 나눠 먹고 번역 어플로 시덥잖은 농담도 하면서 웃고 즐기는 골프를 했죠.
다른 멤버들 경험을 들어보면 또 안 그런, 조금은 불편한 캐디들도 있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캐디분들처럼 서비스 마인드(?)가 조금은 부족하답니다. 일단 말이 안 통해서가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은데요. 어떤 분들은 과묵하기도 하셔서 한국처럼 5인(캐디포함)이 한 카트에 타고 이동하면서 노가리까는 재미는 없을 수 있고 그러다 보니 묵언수행 하면서 라운딩을 하신 분들도 계시네요.
(아! 젊고 아름다우신 분들은 경험이 없어서인지 공을 잘 못 찾으세요. ㅎ)
3. 티옾시간이 유연하다.
티옾시간에 대한 논쟁이 가끔 보입니다. 첫 티샷을 시작하는 시간인가? 아니면 4인 모두 티샷을 끝낸(off) 시간인가? 이로 인해 구장측으로부터 기분 안 좋은 응대도 받은 경험들을 봅니다.
제가 간 기간이 비수기여서 그런거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주아주아주~~~ 여유롭고 유연합니다.
일단 매니저에게 대략 시작시간(오전 7시 반, 오후 2시 등)만 얘기해 놓고 아주 늦거나 빠르지만 않으면 언제든 나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그렇겠죠.
그러니 처음 시작부터가 골프장 전세내고(오너는 힘들고ㅎ) 쓰는 사람처럼 느긋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네요.
4. 캐디피와 캐디팁이 별도
그린피, 캐디피, 카트비 까지는 동일합니다. 여기에 캐디팁이 별도로 붙는데 이 돈이 캐디분들이 가져가시는 수입이랍니다.
로터스 밸리는 기준 금액이 350바트(약 14,000원)이고 보통 400바트, 좀 괜찮으신 분들은 500바트 주시더라구요. 위에 서비스 마인드라고 표현은 했지만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정말 최고의 캐디라 할 만큼 최선을 다 해서 함께 해주십니다.
5. 결론. 행복하다.
골프를 치면서 항상 즐거웠습니다. 저에게 어려운 시기를 잘 버티게 해 준 고마운 취미이고 지금도 월 평균 2회 정도는 라운딩을 나가고 있으며 상황이 된다면 더 자주 칠 생각도 있습니다.
이번 태국 골프여행은 빡빡한 일정(108홀)임에도 불구하고, 태국의 다른 놀거리, 먹거리 등등을 경험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마사지 한 번을 못 받음) 너무너무너무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실력없는 골퍼라 항상 서둘고 항상 급한 마음으로 플레이한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 여유롭게 한가로이 골프를 칠 수 있어서 더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이런 좋은 그리고 행복한 골프여행도 핸디는 어디서 그렇게 꾸역꾸역 올라오는지 여전히 백돌이네요. ㅎ
점심먹고 잠시 골프게시판 기웃거리다가 끄적였습니다.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여유로운 행복한 골프여행을 다시금 떠올리니 또 가고 싶네요. 돈 많이 벌어야 할 이유를 여기서도 찾네요. ㅎ
모두 즐겁고 행복한 골프라이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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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인당 얼마정도 들었나요???
비행기값 숙박비 다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