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라베 갱신, 교훈 그리고 36홀 도전
지난주에 어드레스를 바꾼후 첫 라운딩에서 오랜만에 89타를 쳤다는 글을 남겼는데요.
그때의 좋은 감각을 기억하려고, 보통은 1~2주에 한번씩 라운딩을 나가는데 최근에는 글을 쓴 다음날 그리고 지난 금요일, 토요일까지 연속으로 라운딩을 나갔더랬습니다. 드라이빙 레인지도 몇번 갔구요. ^^
날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었지만 다행히도 드라이버 샷이 아직까지는 꾸준하게 날라가 주네요.
몇번 잘 맞았다고 다시 힘이 들어가면 예전의 와이파이 샷으로 바로 돌아갈것 같은데요.
지난 2주처럼 욕심을 내려놓고 몇가지 원칙만 기억하면서 가볍게 스윙을 하는걸 몸이 완전히 기억을 했으면 좋겠네요.
드라이버 티샷이 잘되면서 덩달아 스코어도 좋아지면서 89타, 90타, 93타 그리고 어제는 상대적으로 짧고 쉬운 파71 코스이긴 하지만 86타를 치면서 거의 1년만에 라베를 1타 갱신했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던 교훈들도 있지만 지난 4라운드를 통해서 다시 한번 느낀 교훈들을 정리해 봅니다.
1. 백돌이 혹은 구십대를 치는 아마추어는 일단 티샷 특히 드라이버샷이 잘 맞아야한다.
골프를 치시는 분들, 특히 저같은 초보들은 다들 공감하실것 같은데요. 스코어가 나빠도 똑바로 쫘악 뻗어 나가는 드라이버 샷이 몇개만 있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또 골프를 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요.
하지만 초보들에게는 스코어가 좋아질려면 무조건 티샷 특히 드라이버 샷이 잘 맞아야 가능한것 같습니다.
2. 적어도 퍼팅과 칩샷 연습을 해서 그린 상태가 어떤지를 파악하고 라운딩에 나서야지 스코어가 좋아질수 있다.
세번째 라운딩은 앞으로도 이정도로 티샷을 잘 칠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맞은 날인데 스코어는 제일 좋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금요일에 일찍 업무를 종료하고 3시반 티업 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하필이면 스쿨버스가 제 앞에 있어서 겨우 5분전에 도착해서 바로 첫 티샷을 쳐야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일주일 내내 비가 한번도 오지 않았고, 구름도 없고 이상 기온으로 거의 30도를 기록할 정도로 더운 날씨였습니다.
겨울내내 비가 자주 내리는 이동네의 겨울 골프 그린은 공도 잘서고 속도도 빠르지 않았는데, 그날은 그린이 바짝 말라 있어 엄청 잘 구르더군요.
감을 빨리 찾지 못하고 첫 3홀 모두 티샷, 세컨까지 잘 쳐놓고는 더블 ㅠㅠ. 스코어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23불에 티샷이 잘 맞았으니 기분이 좋았더랬습니다.
3. 늘 후회하는 일인데요. 벌타 먹는걸 아까워하지 말자 아니 오히려 반기자.
해저드에 들어갔을때 무리해서 치지 말고 벌타를 먹는게 현명한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욕심을 내다가 트리플 혹은 쿼드러플을 마지막 라운딩 빼고는 한번씩 기록했네요.
그냥 한타 벌타 먹고 쳤으면 최근의 샷 감각이면 운좋으면 보기 그렇지 않아도 더블로 막을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4. 초보는 퍼팅을, 특히 긴 퍼팅일때는 붙인다는 생각으로 치지, 넣을려고 치지 말자.
라베를 기록한 날은 45분전에 가서 미리 몸을 풀고 샷도 연습을 하고 쳐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잘 맞았는데 요즘은 라운딩당 평균 1번 정도를 하는 3펏을 3번이나 기록을 했네요.
첫 2홀에 퍼팅감이 좋았는데 들떠서 너무 넣을려고 욕심을 낸게 독이 되었고 바로 다른 결과가 나오더군요.
5. 유혹을 버티고 레이업은 무조건 안전한 쪽으로 하자.
딱 봐도 어려운데 왠지 중계에서 본것처럼 낮게 깔아서 좁은 나무 사이로 멋지게 탈출할수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들때가 있습니다. 아주 간혹 결과가 좋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걸 알면서도 자꾸 유혹에 넘어가네요.
늘 같이 치는 친구한테 앞으로 내가 또 그럴려면 말려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저랑 늘 내기를 하는 친구라 과연 해줄지 모르겠네요. ^^
6. 가급적이면 매너는 좋으면서 저보다 잘치는 사람 혹은 모르는 사람과 쳐야지 성적이 더 좋아진다.
이런 경험이 저는 여러번 있었는데요. 2번째 라운딩에서 2번홀부터 7번홀까지는 홀컵이 비로 넘칠정도로 비가 많이 오기도 했지만, 날씨 때문에 취소한 사람들이 많아서 오랜만에 혼자서 공 2개를 놓고 쳤는데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여기서만 10타를 잃어 버렸습니다.
8번홀에서 앞에서 치던 외국인 3명이 제가 혼자서 자기들 플레이를 기다리는게 신경이 쓰였는지 같이 치자라고 하더군요. 세명 모두 이곳 골프장의 회원권을 가진 친구들인데 다들 매너도 좋고 2명은 정말 잘 치더군요. 저도 갑자기 집중하게 되었는지 스코어가 딴판이 되었구요.
최근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서 그리고 몇년 동안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이번주에는 금요일에 하루 휴가를 내고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Gold Mountain 라는 골프장에서 3년만에 36홀 골프를 치기로 했습니다.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올림픽 코스와 캐스케이드 코스, 두개의 18홀을 가지고 있는 골프장입니다.
이번주에는 36홀 + 전동 카트 + 세금까지 포함해서 $141.83 인데, 위싱턴주에서는 가성비가 최고라고 평가받는 골프장중 하나입니다. 나름 큰 대회도 열었던 곳이고, 한국 골프장처럼 업다운도 심하고 벙커도 깊고 특히 그린이 상당히 빨라서 초보들이 가면 스코어를 내기 힘든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3년전에 골프를 11년 만에 다시 시작하면서 프차에 골프장 경험 이야기를 쓰면서, 이 골프 코스의 사진도 한장 첨부하고 언급을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때도 36홀을 쳤는데 스코어를 기록해두지 않아서 가물가물 하지만, 그 당시 실력에 맞지 않게 운좋게 버디를 2개나 했지만 나중에는 공이 모잘랄 정도로 많이 잃어 버렸고, 벙커에서 한번에 못 빠져나와 양파도 여러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는 좀 잘쳤으면 하는 마음이 들겠지만 스코어에는 욕심을 내지 않고 경치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치고 오려고 합니다. 사진 몇장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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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코스가 진짜 아름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