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2023년 골프 개시와 깨닮음
2023년의 첫 라운딩을 지난 주말에 시작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겨울이면 대부분 라운딩은 중단하시고 실내 연습장에서 연습에 매진하시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제가 사는 이곳은 겨울에 비가 아주 자주 오긴 하지만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거나 눈이 오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겨울에도 라운딩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으슬으슬 추운 겨울이 싫고, 라운딩을 끝내고 나면 항상 좋은 날씨속에서 1년 내내 골프를 칠수 있는 남쪽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지는 요즈음입니다. 은퇴후에도 골프를 칠 체력이 허락되는 나이까지는 골프때문이라도 봄, 가을에는 한국에서 여름, 겨울에는 미국에서 살수 있었음 좋겠다 싶구요.
골프를 다시 시작한후 지난 몇년간은 겨울에 비가 오고 기온이 쌀쌀해도 계속 라운딩을 했더랬습니다.
방수가 되는 옷에 발목까지 오는 방수 골프화로 무장하고, 카트에 우산을 연결해서 나가는 우중 라운드가 나름 재밌긴 한데, 디봇을 내는 아이언샷을 종종 치면서 부터는 아무래도 그라운드가 많이 젖어있다보니 아이언이 깊히 박힐때면 쉽게 클럽이 빠져 나오지 못하다보니 손목, 팔꿈치, 어깨에 무리가 가고 폼도 망가지는것 같아서 올 겨울은 비가 오는 날이면 자제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비의 양도 많아지기도 해서 작년 11 ~ 12월에는 딱 2번을 필드로 나갔네요.
그런데 지난주 토요일 그리고 마틴 루터킹 데이 휴일이었던 어제는 비가 오지도 않고 오히려 햇살까지 나는 따스한 날이여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갔습니다.
최근에 강수량도 꽤 있었고 강풍이 분적도 많아서 제대로 관리가 되어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겨울에 배수가 잘 되는 두곳의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해서 그런지 충분히 재밌게 골프를 칠수가 있었습니다. 무려 버디도 하나씩 잡았습니다.
토요일날 쳤던 Legion Memorial Golf Course
은퇴하고 매일 친다는 외국인 한분과 제 지인 두명이 티샷을 준비하고 있네요. 멀리 눈이 쌓인 산들 덕분에 눈이 시원해지더군요.
540야드가 넘는 파5에서 무려 버디도 잡았습니다. 사진속 인물은 제가 아닙니다. 저도 저렇게 날씬했으면 좋겠네요.
후반으로 가니 완전히 가을 날씨처럼 좋더군요.
휴일이었던 월요일에는 Mt. Si Golf Course에서 쳤습니다.
보이는 산이 Si 산입니다.
겨울이라 앙상한 나무들이 곳곳에 보이고 비가 많이 오다보니 여름에는 없는 작은 물 구덩이(?)도 생겼습니다.
지난주 강풍으로 나무들이 몇그루 쓰러졌더군요.
골프를 하시는 분들은 왠지 공감해 주실것 같은데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고, 유투브에도 관련된 골프 레슨 영상들이 넘쳐나지만 평소에는 와닿지 않다가 어느 순간 깨닮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최근에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여기 게시판에 여러번 글을 쓰면서 이야기를 한적이 있는데 전 드라이버 티샷에 따라 스코어가 80대부터 110대까지 왔다 갔다 할 정도로 드라이버샷의 편차가 큽니다. 슬라이스가 아주 자주 크게 나는 편이고, 라운드당 2~3번은 티샷을 하는 순간 공이 바로 땅에 박히듯이 굴러가면서 엄청나게 긴 세컨샷을 해야 했습니다.
연말에 라스베가스에 갔었다고 일전에 후기를 올린적이 있는데요.
그때 저랑 함께 라운딩을 했던, 선수 출신의 외국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 드라이버 티샷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더니, 전반 몇홀동안 지켜보더니 드라이버샷 백스윙탑일때 손의 위치와 웻지샷의 백스윙탑일때의 손의 위치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주네요.
저도 제가 가파르게 백스윙을 하고 있는건 알고 있고 고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드라이버와 웨지의 손 위치가 같다는 말을 들으니 살짝 충격이 오면서 가파르게 내려오니 슬라이스가 나기도 쉽고 타이밍이 안맞으면 하향 타격이 되어서 땅에 박히는듯한 땅볼이 나오는게 설명이 되면서 확 와닿았습니다.
백스윙탑의 손 위치만 고쳐도 제가 가진 문제를 상당히 줄일수 있을거라고 하면서 연습하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더군요.
첨에는 타이밍을 못맞춰서 예전에는 거의 없었던 큰 훅도 나더니 후반 9홀에서는 꽤 괜찮은 티샷이 몇번 나오더군요. 휴가에서 돌아온 후에도 집중적으로 의식을 하면서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데 일단 효과가 지금까지는 상당히 좋네요.
예전에는 전체 드라이버샷의 20% 정도만 세컨샷을 할만한 위치로 갔다면 지난 3 라운드에서는 50% 정도는 가고 벗어난 샷들도 예전보다는 좋은 위치에 떨어져서 상대적으로 쉬운 트러블 샷을 할수가 있었구요.
몸통회전을 더 하게 되어서인지 비거리 까지도 조금 더 늘다보니, 자연스럽게 스코어도 덩달아 좋아져서 지난 주말의 두번을 포함한 최근 3 라운드를 89, 93, 91을 기록했습니다. 세번 모두 블루티에서 쳤는데도 말이죠 ^^
하지만 드라이버가 맞으니 반대로 웨지샷이 갑자기 흔들리면서 3번 라운드 모두 생크를 몇번씩 냈는데 그것만 없었으면 라베를 깰뻔 했더랬습니다.
이번주말에도 비 예보가 다행히도 없어 이미 토,일 연속으로 골프 약속이 잡혔네요. ^^
드라이버 샷이 더 자리를 잡아서 드디어 올해는 진정한 보기 플레이어가 되고 라베도 경신하는 한해가 되었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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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이후로 자의반 타의반 골프를 쉬고 있는데, 올려주신 후기를 보니 연습장이라도 다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골프 환경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