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게] 머리 올린지 6년 기념 골프 잡설
오늘 라운딩이 잡혔다가 예약하기로 한 사람이 해당 구장을 잡지를 못해서 취소되어 조금은 널널한 하루입니다.
머리 올린지 정확히 6년 되는 오늘이어서 그리고 이제 와서야 골프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시기이다보니 잡설 남겨봅니다.
# 구력
머리 올린 글을 이 곳에 남긴 것을 보니, 2016년 9월 29일 정확히 6년 되었네요.
처음에 헬스장에 있는 몇미터 앞의 과녘을 보며 며칠 스윙 연습만 하고 곧바로 필드에 나갔습니다. 그리곤 어깨 너머로 동반자들을 보며 배웠습니다. 배웠다기 보다는 막 친거죠. 인도어 연습장 딱 한번 나가고 머리를 올렸고, 심지어는 아이언 세트는 머리 올리기 전날 밤에 받아서 백에 넣고 나간 수준 그대로 골프 라이프를 이어갔습니다.
일 때문에 시작한 골프다보니, 열정이 없었고 배우지 않고 연습도 안하다보니 구력 6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한심한 수준의 골프 세월을 보냈습니다. 후회됩니다.
# 실력
제대로 레슨을 받은 적이 없으니 스윙폼도 엉망이고, 스코어는 올초까지만 해도 100타 안으로 들어가는 게 불가능하더군요. 연습도 필드 잡히면 하루 정도 나가서 공 맞추는 수준의 연습(?) 정도 하고 나갔으니까요. 6년동안의 라베가 94인가 97인가 아마 그것도 일파만파에 멀리건 쓴 스코어였을 겁니다.
# 계기
그러다가 올해 초, 한 캐디분이 아니 골프 잘 치게 생긴 몸으로 왜 이렇게 폼이 안예쁘냐는 직격탄을 날리며 뼈를 때립니다. 좀 배우라고... 하필 그날 후배가 제 스윙 모습 영상을 찍어서 보내줬는데, 제가 보기에도 안습이더라구요. 솔직히 충격이었습니다. 나는 멋지게 휘둘렀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꼴~ 보기 싫은 스윙폼.
# 마인드
저는 직무상 접대로 골프를 받던가, 접대를 하던가, 제 돈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라운딩을 하다보니 소중한 것을 모르고 허투루 기회를 날리고 있다는 생각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킹 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은데 저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들을 이렇게 함부로 나가다니. 나갈 때마다 혼자만 백돌이를 6년 째 하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회사돈이든 접대돈이든 다 소중한 돈이고 시간인데, 한타 한타 진지하게 해야겠다는 맘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안에 안정적인 보기플레이는 해야겠다는 목표를 잡았고 여름에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필드 앞두곤 두세번씩 연습장에 꼬박꼬박 갔었죠. 그 간은 연습도 없이 그냥 막 나갔... ㅜㅜ
# 공부
공부라는게 깊이 생각해 보는 연습이죠. 프로레슨이든 자가학습이든...
우선 저는 혼자 해보기로 결심하고, 생각이라는 것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인스타XX 에서 프로들의 스윙폼들을 무한 반복으로 보면서 비교해봤습니다. 그립 잡는 법도 제대로 배운 적 없고, 공 놓는 위치, 백스윙, 릴리즈, 팔로우스윙 등등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마구잡이로 했던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점검하고 비교해보고, 따라해보려 노력해보고...
처음에는 순식간의 스윙 프로세스가 봐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니 반복해서 보다보니 부분부분 나뉘어서 보이기 시작하고, 일단 머리로는 뭘 하라는 건지 이해가 가더군요. 물론 몸은 전혀 따라주질 않지만요. 특히 6년 동안 굳어져버린 엉망진창의 습관이 바르게 잡히는게 정말 힘들더라구요. 이미지 트레이닝만 성공.
# 진전
아무튼, 그립도 바꿔잡아보고, 스윙폼을 아주 쪼금씩 바꿔가며 연습을 해보니 점차 거리와 방향이 나아지는게 보입니다. 아직 롤러코스터 같은 스코어가 나오지만 최근 라운딩에서는 92, 91, 89, 87 타로 정말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100타 한번 넘긴 건 비밀)
아직은 안정적이라고 볼 수 는 없지만 그래도 잘 치는 날은 보기플레이도 할 수 있다는 수준은 되었습니다. 어제는 태광에서 찐스코어로 라베를 했습니다. 첫 홀 보기니까 87타, 멀리건 없었구요.
# 격려 & 욕심
엊그제 거리측정기도 하나 마련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격려의 의미로...
딱 적당한 시기에 산 것 같습니다. 50미터 다르고 80미터 다른데, 거리를 알고 치니까 확실히 더 낫습니다.
일파만파빼고, 멀리건 안쓰고, 땡그랑 하는 기준으로 정말 80타가 되면...
또 다른 자축을 할 예정입니다.
80타! 어제를 복기해보고 안타깝거나 한심했던 12번의 퍼팅만 생각해도 가능할 것 같긴한데...
# 목표
싱글이나 이글이나 홀인원은 전혀 목표가 아닙니다.
그런 벅찬일이 저에겐 일어나지 않기를...
또 다른 진전이 있어서 자랑글 올리게 되는 날 까지...
모두 즐골프하세요.
즐스윙!
재즈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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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와 대박 단기에 엄청 느셨네요
저랑 비슷한 여정이네요
저도 최근 2년간 필드 나가는 횟수도 늘고 재미가 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