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아캄 AV 앰프 AVR11 리뷰 | 하이파이와 AV 모두를 만족시키는 사운드
글 : 정영한 (unleash@edged.co.kr)
삼성전자의 하만 그리고 아캄 AV 리시버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하만(Harman)을 인수했다. 하만의 인수목표는 자동차와 ICT가 융합한 스마트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전장사업을 목표로 인수한 하만이지만 딸려 있는 오디오 브랜드도 작지 않아 하만 그룹 예하 브랜드 역시 삼성전자가 흡수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 산하에는 JBL,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AKG, 인피티니(Infinity) 외에도 오늘 소개하는 아캄(Arcam) 브랜드까지 속해있다. 아캄은 캠브리지에 기반을 둔 하이파이 중심의 제조사로 1976년 창립했다.
자사 최초의 제품 A60 인티앰프를 시작으로 CD 플레이어, DAC 등 하이파이 제품 위주로 제품을 선보이다가 2015년부터 돌비 애트모스, 디락 등을 지원하는 AV 리시버를 본격적으로 출시해오고 있다.
7.2.4채널 지원 AV 리시버 AVR11
아캄 AVR11은 7.2.4채널 지원 AV 리시버다. 내장 파워앰프는 7채널로 내장앰프만으로는 7.2채널 서라운드 혹은 5.2.2채널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의 구축이 가능하다. 7.2.4채널 프로세싱을 지원하여 별도의 4채널 파워앰프를 연결하면 비로소 7.2.4채널의 홈시어터 환경의 구축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등록되어 있는 아캄 AVR11 상품페이지 아직은 낯설다.
AVR11은 아캄 AV 리시버 라인업 중 가장 막내모델로 위로는 AVR21, AVR31 모델이 존재하는데 아직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았다. 또한 최상위 모델로 AV41이라는 AV 프로세서 모델이 있다. 각 AV 리시버들은 기본적인 기능은 유사하며, 내장 앰프와 멀티채널 프로세싱 능력의 차이정도로 라인업을 나누고 있다.
아캄의 패밀리룩 디자인, 하이파이 기반의 리얼리즘 사운드
아캄 AVR11은 자사 AV 리시버와 동일한 패밀리룩 디자인을 갖고 있다. 패밀리룩 디자인이라고 하지만 전 모델의 디자인이 사실상 거의 동일하다. 아캄 AV 리시버를 사용중이고 상위기종으로 업그레이드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동일하다.
아캄 홈페이지에 등록된 AV 리시버 제품군
AVR11 전면에는 좌측의 큼직한 볼륨 노브가 자리하고 있으며 우측에는 전원버튼이 위치한다. 큼직한 전면 디스플레이 아래로는 각종 조작을 위한 버튼이 있다.
이외에도 3.5mm 헤드폰 입력 단자와 3.5mm 외부입력(AUX) 단자가 있다. 전면 하단에는 돌비 애트모스, 돌비 비전, 아이맥스 인핸스드, DTX:X, 오로 3D, 다리가, HDMI 등 각종 사운드 포맷 및 지원기능의 로고들이 인쇄되어 있다.
AVR11은 AB 클래스 앰프 7채널을 탑재하고 있다. 또한 아캄 고유의 스테레오 앰프설계를 기반으로 하여 다른 AV 리시버에서 들을 수 없는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재생하는 리얼리즘 사운드를 지원한다. 내장 DAC는 ESS 테크놀로지의 ES9026Pro를 2개 탑재한다.
하이파이 앰프로도 손색이 없는 AV 리시버
아캄 AVR11은 앞서 언급한대로 7채널 앰프를 탑재하고 있다. 내장 앰프의 수가 최근 나오는 제품들과 비교하면 다소 적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 제품은 아캄 AV 리시버 중 가장 막내 모델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아직도 타사 엔트리급 모델은 5채널 앰프만을 탑재한 모델도 존재한다.
7채널 앰프를 통해 평면 서라운드는 풀 스펙인 7.2채널을 구축할 수 있으며, 내장 앰프만으로도 오버헤드 2채널을 사용하여 5.2.2채널의 구축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가정 환경에서는 크게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딱 기본을 지킨 사양이라고 할 수 있다.
아캄 AVR11은 7채널 앰프를 탑재한다
아캄은 전통적으로 홈시어터보다는 하이파이쪽 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은 정도로 하이파이의 비중이 높은 회사다. 그래서인지 막내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클래스 AB 방식의 앰프를 탑재한 점은 타사의 엔트리급 제품과는 확실히 차별된다.
또한 앰프 역시 하이파이 수준의 앰프를 내장하여, 영화재생은 물론 음악재생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캄 홈페이지에 가면 AVR11을 ‘HDMI 2.1 Class AB AV Receiver’라고 표기하고 있다. 최신 HDMI 기술과 음질의 우위를 모두 점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HDMI 2.1, 디락 라이브 풀 버전 기본 탑재
아캄 AVR11은 HDMI 2.1을 지원하며, 입력 7개, 출력 2개(1개는 eARC 지원)를 제공한다. HDMI 2.1을 통해 8K/60p, 4K/120p 영상의 패스스루가 가능하다. HDMI 2.1을 지원하는 만큼 HDCP 2.3 규격에도 만족한다. HDR은 HDR10, HDR10+, 돌비 비전, HLG를 지원하고 있다. 테스트 시 사용한 UHD 블루레이 플레이어, 애플 TV, 쉴드 TV, Xbox Series X, 플레이스테이션5 등을 사용하는데 큰 문제점은 보이지 않았다.
아캄 AVR11 후면
AVR11은 사운드 보정을 위해 디락 라이브를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별도 구매시 대략 50만원 상당)
USB 마이크가 포함되어 있으며, 디락 라이브 보정은 PC 또는 맥을 연결하여 수행할 수 있다.
서라운드 사운드 디코딩 기능 역시 타사의 AV 리시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돌비 오디오, 돌비 애트모스, DTS:X, IMAX: Enhanced, 오로 3D 등을 지원한다. 이외에 블루투스 atpX HD, 에어플레이2, 크롬캐스트, 스포티파이 커넥트, MQA, FLAC 등을 지원하여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빠지는 부분은 없다.
아캄 AVR11은 디락 라이브 풀 버전을 탑재한다
다소 불친절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AVR11은 세팅을 위해 연결된 디스플레이 기기를 통해 볼 수 있는 GUI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세팅을 위해서는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여러가지 세팅값을 조절해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AV 리시버들이 엔트리급부터 플래그십 모델에 이르기까지 GUI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다소 불친절하다.
그렇지만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모든 세팅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필자처럼 노안이 오지 않았다면 그럭저럭 큰 어려움 없이 설정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세팅 메뉴는 한글은 지원하지 않는다.
AVR11의 설정 메뉴. 제품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설정이 가능하다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든 설정이 가능하다
설정메뉴는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
설정 메뉴 진입 시 디스플레이 기기에는 텍스트 메뉴만 표시된다
Roon Ready, 하이파이와 AV 모두 만족스러운 사운드
일반적인 AV 리시버라면 곧바로 영화재생을 통해 서라운드 사운드 체크부터 진행하는데 반해, 아캄 AVR11은 음악재생 성능부터 체크해봤다. AVR11은 AV 리시버임에도 불구하고 룬 레디(Roon Ready) 인증을 받아 룬을 통한 음악재생이 가능했다.
최근 경험해본 AV 리시버 중 룬 레디 인증 제품은 본적이 없어 음악재생 성능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참고로 테스트는 5.2.2채널 환경에서 진행했으며, 프런트 스피커는 B&W 702 S3, 센터 스피커 HTM72 S3, 리어 스피커 DS3, 오버헤드 CCM683, 서브우퍼는 DB4S를 사용했다.
아캄 AVR11은 룬 레디 인증을 받았다.
보컬곡을 시작으로 클래식 대편성, 소편성 그리고 재즈, K팝 등을 두루 들어보았다.
AVR11 자체의 앰프 출력은 스테레오 구동시 채널당 85W(8Ω), 멀티채널 구동 시 60W(8Ω)으로 음악 재생에 있어서 상당한 실력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간 AV 리시버 리뷰를 진행할 때 음악 재생능력은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지만 AVR11은 음악재생 능력에 있어서 시리즈 막내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일반적으로 AV 리시버에서 기대하는 하이파이적 성능은 늘 기대에 못 미치는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반해, 아캄 AVR11의 음악재생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홈시어터와 하이파이 시스템을 병용하려는 사용자라면 이 제품 하나만으로도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프런트 스피커의 바이앰핑을 지원하여 하이파이 성능을 더욱 끌어 올릴 수 있다. 이 경우 서라운드백 채널을 포기해야 하지만 5.1채널 환경을 사용중이라면 충분히 시도해볼만 하다.
AVR11은 바이앰핑을 지원하여 프런트 스피커의 하이파이 성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다음은 돌비 애트모스 샘플러를 통한 영화 재생능력을 테스트했다.
자체 내장 앰프의 출력이 많지 않은 관계로 스피커의 개수가 조금 부족한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D 서라운드 사운드 재생에 있어서 공간감과 밀도감 채널 간 사운드 이동 등 우려와 달리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테스트로 사용한 B&W 700 시리즈는 무리 없이 구동했지만, 내장 앰프의 출력이 다소 부족한 관계로 대형기 등의 스피커의 선택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돌비 애트모스 샘플러 수록 작품 중 <왕좌의 게임> 시즌 2의 ‘검은 물’ 편에 나오는 적함의 폭파 장면은 숨죽이며 적국의 배들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극도로 긴장된 분위기는 물론 폭파장면에서는 전 채널에서 쏟아져 나오며 밀도감 높은 사운드를 제공한다. AVR11의 5.2.2채널 환경에서도 이런 사운드를 제공하는 걸 보니 상위기종의 실력도 궁금해졌다.
다음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중 모래폭풍의 통과장면을 감상했다.
모래폭풍의 압도적인 사운드 스케일과 그 사이 들려오는 추격 씬에서 자동차들 간의 충돌로 들려오는 날카로운 금속의 사운드를 잘 표현해낸다. 거대한 사운드와 디테일한 사운드가 함께 공존하는 장면이지만 각 사운드가 중첩되지 않으면서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마지막으로 애플 TV 스토어에 있는 <탑건: 매버릭>을 시청했다.
마지막으로 애플 TV 스토어에 있는 <탑건: 매버릭>을 시청했다. 전투기 엔진음의 사운드를 비롯하여 전투기의 가속 장면 등 숨막히는 장면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AVR11의 내장 앰프의 출력이 그다지 높지 않은 관계로, 조금 더 큰 서브우퍼를 함께 사용한다면 이러한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총평 : AV 리시버의 새로운 대안으로 손색없는 제품
아캄 AVR11의 리뷰를 의뢰 받을 당시만 하더라도 ‘아캄에서 AV 리시버를?’라는 다소 의아함이 있었다. 수많은 AV 리시버를 경험했던 필자 입장에서도 아캄의 AV 리시버를 많이 접하지는 못했기 때문이었다. 제품을 받아 개봉했을 때 첫 인상도 그냥 그랬었다. 하지만 제품의 테스트를 위해 스피커와 프로젝터 등을 연결한 후 하나하나 설정과정을 거쳐 완성된 최종적인 모습은 우려와는 달리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다.
전체 라인업 중 막내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클래스 AB 방식의 앰프를 탑재했고, HDMI 2.1 지원, 디락 라이브 풀 버전을 기본 탑재한 점은 아캄 AV 앰프가 타사의 엔트리급 제품과는 확실히 차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AV 리시버 중 유일하게 룬 레디 인증을 받았다는 점은 아캄 AVR11의 지향점이 단순 AV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AV와 하이파이를 겸용할 수 있는 앰프를 시장에서 찾고자 한다면 AVR11을 포함한 아캄의 AV 앰프 시리즈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캄 AVR11은 AV 리시버 선택지에 있어 새로운 대안으로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으며 AV에 더해 하이파이를 함께 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특히 더 매력적인 제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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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 리뷰를 보게 될 줄이야.. 가격이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