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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생각보다] 학교 자퇴하기 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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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30 03:53:57

안녕하세요 용용이입니다.
오늘은 주저리주저리하네요.
즐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미리 죄송합니다.

학부,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4차까지 한 곳에서 했어요 돈 없는데 등록금은 학교에서 여차저차 받고
생활비만 근근 치러 왔네요.
그래도 좋아하는 일 한다고 스스로 다독여가며
나름 즐겁게 한다고 생각했고
자질구리한 유학 준비부터 하나씩 하고 있었는데
정작 제일 잘 해야 할 지도교수님께
소소한 칭찬 한 번 받기, 인정받기 참 힘들고,
저도 잘 해주시는 만큼 열심히 잘 하고 싶은데(정말 잘 해 주시긴 해요 죄송할 만큼)
어찌 해도 기대치에는 부족하고 무서워서
더 이상 쪽팔려 교수님 뵐 자신도 없고
맞서기도 겁나고..
다른 이들은 잘 하고 공부하면 할수록 늘어가는데
저는 맨날 거기서 거기거나, 더 못해 가는 것 같고
공부랑 일 스트레스는 제어가 안 되고
알바하며 네 과목 듣다 보니 막판에 방전돼서
제일 중요한 과제까지 엉망으로 하다 보니
유학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자퇴원서를 쓰려고
학칙보고 서류를 열어봤어요.

자퇴원서 쓰는 법, 간단하더군요.
이름이랑 사유 쓰고 끝.
연락처는 틀린 번호로 대충 쓰면 될 것이고
사유는? 학업수행능력부족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아! 도서관 책은 다 반납해야 한답니다.

너무 간단해서 오히려 허무하더군요.

인사 안 드리고 가도 되겠죠?
인사 드리고 가는 게 예의일 것 같긴 한데
(나름 7년 뵈었어요)
좋은 일도 아닌데 자퇴한다 말씀드리기도 뭣하고

싱숭생숭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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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2-06-30 04:12:28

7년이나 뵌 교수님에게 인사도 없이 자퇴 한다구요?
아무리 교수님이 싫어도 그건 도리가 아닙니다. 거기다 잘 해주셨다면서요?
제가 교수라면 인간적으로 많이 실망할 겁니다.
인사 드리고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듣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생각보다 좁아요.

WR
2012-06-30 04:19:00

교수님이 싫은 건 아니에요^_^; 다만 공부를 핳 제 능력이 다 해서 그분께 민폐만 끼친다 생각해요. 제 멘탈이 유리이긴 한데, 저 혼자 맘 잡는 걸로는 해결이 안 돼서요. 설사 자퇴를 하더라도 절차적인 건 마무리해야죠.. 말씀 드리고 처리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합니다. 감사해요.

2012-06-30 04:36:41

그리고 7년이나 공부하던 걸 그만두신다니 좀 안타까워서 그러는데요,
자퇴 결심 하시기 전에 교수님과 면담을 하시는 게 좋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교수님과 대화를 얼마나 하셨는지 모르지만 한 분야에 오래 계신 분들은 초보자(대학원생 등)들과는 보는 눈이 다릅니다. 그 이전에 인생선배이기도 하죠.
고민하고 계신 것들이 교수님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고 의외의 해결책을 제시 해 주실 수도 있습니다.

2012-06-30 04:26:16

저도 팔락펄럭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가끔 대학원에서 교수와 제자와의 관계는 지구가 멸망해도 끊을 수 없다고 얘기해요 ㅎㅎ
자퇴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를 떠나서 교수님께서 약 10여년 간 자식처럼 애틋하게 생각하셨을 텐데
교수님은 용용이님께 엄청난 배신감이 드실 거예요.
만약 저의 지도교수님이 저를 생각하실 때 배신감으로 분노와 혈압이 오르신다고 상상하면 넘 슬퍼요...
용용이님이 어떤 선택을 하시든 교수님은 용용이님의 행복한 미래를 빌어 주실 거예요.
자퇴 원서 쓰시기 전에 교수님께 용용이님의 생각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자퇴할 때 하더라도 교수님께 좋은 이미지로 남으시길...

WR
2012-06-30 05:00:02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못했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좀 끙끙 앓은 게 많긴 해요 ^^;

2012-06-30 04:44:57

저 역시 석사 마치고 이제 박사과정 수료는 다 했고 박사논문만 남은 상태인데요.... 제 지도교수님도 굉장히 엄하시고, 꾸중 한사발에 칭찬 한 스푼 정도이신 분이시지만, 그래도 제 걱정을 제일 많이 해주시는 분이십니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있는 것이지요.

지도교수님과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7년 씩이나 같이 한 분께 말씀도 안하시고 그만두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게다가 투자한 시간도 아깝네요. (저같은 경우에는 등록금을 전부 제 돈으로 했기에 그만둘 생각 자체를 못하겠지만요)

맘을 혼자 잡으시는게 아니라, 지도 교수님과 상의를 하시고, 님의 현재 상황과, 고민하고 있는 상황,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차근차근 말씀하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님도 모르시던 교수님의 생각을 알 수도 있고, 교수님 역시 모르셨던 님의 의견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하시고 조언을 주실 수도 있습니다.

Reset은 게임이라면 얼마든지 해도 상관없지만, 현실에서는 굉장히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한 사람의 평가를 좋게 만드는데는 선의를 가진 사람 수십명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 사람의 평가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데는 악의를 가진 사람이 몇 분 정도만 노력하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모든 건 다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쪽팔려도 조금만 버티시면 다 지나갈 것입니다.

WR
2012-06-30 05:10:36

사실 학부때부터 대학원 들어올 때까지 편하게 뵙던 선생님-학부생이었다가 대학원 와서 지도교수-제자가 되니 참 어렵더군요.. 오히려 학부때보다 더 어색해진 듯한;;;

제가 먹고 살기 빠듯하단 핑계로 공부도 기대만큼 제대로 못한 게 너무 많아 석사부터 늘 죄송한 맘 뿐이었는데 이게 쌓이고 쌓인 것 같아요. 저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는 잘 모르지만 얘를 어째야 하나 늘 걱정만 하시는 것 같아서 문득 그 걱정 놓아드리고 저도 좀 편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만두고 뭘 할지는 더 생각해 봐야겠지만요. 오래 살아남으면 되는 거라는데, 능력이 늘기는 커녕 줄기만 하는 것 같아 자꾸 주눅이 드네요. 이모양으로 해서는 유학은 꿈도 못 꿀 것 같고, 접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여튼 감사합니다. ^_^

2012-06-30 05:34:44

팔락펄럭님 말씀이 맞죠..거기다 한가지 더 첨가하자면 인맥이라는것도 생각하셔야 되지 않을까요
쪽팔리고 미안해서 그냥 떠난다...어느 분야든지 두다리 세다리 건너면 다들 알게 되있습니다..지금까지 공부해오신 분야를 완전히 떠나서 다른걸 하신다면 모를까 그냥 말없이 가버리는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짧은 글속에서 느낀거지만 힘든 상태에 대한 푸념식의 글 같네요...
며칠 방황하고선 마음잡고 다시 하시지 않으실런지요..

WR
2012-06-30 10:27:30

푸념이 섞이긴 했지만 이번엔 좀 나아지기가 쉽지 않네요 ㅜㅠ 항상 아슬아슬 줄다리기하다 보니.. 한 일주일만 아무 일 없이 쉬고 싶네요.. 석사 들어온 뒤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서요; 감사합니다.

2012-06-30 07:09:18

사람은 언젠가는 다시 만납니다.
정말 원수같은 사람 아니면 헤어질때 인사 잘하고 말씀 잘하고 그러시는 게 나을겁니다.
자퇴를 결심하셨더라도 반드시 교수님께 인사드리고 깊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WR
2012-06-30 10:29:36

자퇴하더라도 말씀은 드려야죠.. 제가 말씀 안 드리고 혼자 끙끙 앓는 것도 많긴 해요. 제 상황이나 이런 건 제 개인적인 거라 별로 알고 싶지 않을 거라 생각도 했구요. 고맙습니다.

2012-06-30 08:55:27

어떤 지도교수를 만나는지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길라잡이를 잘 해주시는 분이 계신가 하면 모든걸 혼자서 알아서 하라는 분도 계시죠..
제 지도교수님은 후자 타입이어서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잘 해주신다는데 궂이 포기를 한다는 건 예의가 아닌 듯 싶기도 하고..
자퇴보다는 잠시 휴학을 한 후 정신적으로 안정을 구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공부 힘들잖아요..
친구들은 다 취업하고 가정을 꾸려서 살고있는 모습을 보면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며 마냥 학교에만 있다는 것도 잘 못 된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저도 2002년에 박사 수료하고 여찌껏 미적대고만 있습니다.
수료 후 에도 1-2년에 한 편씩 10 여편 가까운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하긴 했지만 이게 또 박사논문하고는
인연이 없는지 쉽지가 않네요..
이미 영어시험과 전공시험은 유효기간이 만료가 되버려서 다시봐야한다고 연락이 오지만 직장생활 잘 하고 있고 꼭 학위에 목 맬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그렇게 있답니다.

WR
2012-06-30 10:36:04

공부만 하는 건 전혀 안 힘든데 생활이랑 같이
하려니 참 힘드네요.. 돈 없으면 대학원 공부도 할 건 못되는 것 같아요.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그렇다고 일도 이도저도 아닌 느낌;; 결혼은 결혼대로 못 하고;; 감사합니다.

2012-06-30 10:16:56

공부 계속 하세요.

그만 두고 나중에 후회 하시는 것보다 다 마치고 후회 하는게 낫습니다.

WR
2012-06-30 10:40:18

굳이 대학원이 아니라도 공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과정 따라가다가 하고 싶은 게 막히기도 해요. 그런데 공부를 업으로 삼으려면 계속 해야겠죠. 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2012-06-30 11:16:20

전 이제서야 대학원 석사 들어가려고 준비합니다.

좋은 기회인데 지금 놓치시면 10년 이상이 걸리던가 아예 그 기회를 못 잡을수도 있어요(제가 그랬죠..)

끝까지 마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다 안타깝네요.

WR
2012-06-30 12:30:36

석사 들어 가시나 보네요. 석사 때는 모든 게 무지해도 학교에 다닌다는 것 자체가 많이 즐거웠어요. 무사히 건강하게 잘 끝내시길 빕니다. ^_^ 감사해요.

2012-06-30 12:17:06

마음속에 자퇴를 이미 결심하셨더라도
지도교수님과 이야기해보는것이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봅니다.
교수님들은 학업을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들을 여럿 보았을테고..
학생들에게 조언해줄만한 것도 있을수 있을텐데요..
지도교수와의 인간적인 그런것도 있어서.. 인사도 안하고 나온다는건 좀 그렇네요..
결혼하실때에 지도교수에게 주례를 부탁할수도 있고 하는건데..
아직 자퇴원서 안해셨다면. 좀더 고민해보시고 지도교수님와 이야기해보고
결론 내리시는게 좋을듯합니다..

WR
2012-06-30 12:29:32

다른 일은 몰라도 만약 그만두게 되면 말씀드려야죠.. 말없이 잠적한 친구들 많이 봐서 저라도 그러면 안 될 것 같긴 해요. 지도교수님뿐 아니라 다른 교수님들도 그렇고요. 안 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하지만 좀 혼란스럽네요. 고맙습니다 ^_^

1
2012-06-30 13:46:35

마음속에 결정을 하신것인지 모르겠으나 극단적인 결정은 정답이 아닌것 같습니다.
교수님과 상의를 먼저 해보시고 결정하시구요..

그리고, 학교에는 휴학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WR
2012-06-30 15:20:45

평소에 교수님에 속내를 잘 이야기 안 해서 차분하게 이야기하려면 시간을 좀 들여서 말을 좀 다듬어야 할 것 같아요. 휴학은 원래 해야 할 상황이었는데요 유학이나 이런저런 게 얽히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요. 고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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