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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참 세월 빨리가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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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21:43:42

오랜만에 사진첩 보다보니. 초등학년시절에 그린 우뢰매...가 있네요..ㅎㅎ

 

학교다닐적엔 장래희망이 화가가 되고 싶었다는.. 

얼마전에 병원에 가신 어머니가 퇴원하셔서 집에오셨다가 섬망증세가 심해서 정말 며칠동안 힘들었네요

조금 좋아지시는가 싶더니. 하루건너서 밤에 섬망증세가...ㅠ 밤에 안주무시고 계속 헛것이 보이시는지..

섬망증세가 있으셔서 이젠 정말 시간이 얼마 안남았는줄 알았습니다.

며칠후에 섬망증세는 거의 없어졌는데, 너무 기운을 못차리셔서 (침대에 제대로 앉아있지도 못하심)

너무 기운이 없다고 그러시고 물도 못드시고 해서.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구급차를 또 불러서 병원에

갔네요.ㅠ 각종검사후에 장염이라는걸 알았고, 또다시 중환자실에 며칠. 병실에 며칠 계셨습니다.

담당의사선생님이 며칠더 입원하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병원밥 못드시겠고. 빨리 집에오시겠다

하여, 급하게 퇴원을 하셨네요. 얼마전에 섬망증세있는 어머니 침대에서 끌어드리고. 일으켜세우느라고

작년에 수술한 부위가 무리가 생긴건지. 어깨하고 팔하고 점점 아팠네요.ㅠ

병원에 오래계셔서 그랬는지. 원래는 조금씩 걸으시고 화장실도 혼자도 가셨는데. 이젠 아예 방안

환자용 변기에도 혼자 못앉아서. 밤중에 부르면 달려가서 일으켜드리고. 원래 제가 요즘에 불면증때문에

안정제를 먹고 자는데. 한번깨면 잠을 잘 못자서, 정말 힘들더군요.ㅠ

아버지가 몇년전에 돌아가셨는데. 그후로 밖에도 잘 안나가시고. 노인돌봄센터에도 안가신다고 하고

집에서만 계시고.  점점 돌아다니시도 않더니. 급기야 너무 노쇠해지셨습니다.

얼마전부터 가족들이 모여서 요양원모시는걸 의논했습니다. 어머니는 요양원 요자만 나와도 안가신다고

하셔서, 이번에도 안가실줄 알았는데. 형들도 설득해보고, 저도 설득을 했습니다.

결국 어제부로 요양원가실 준비를 모두 하고, 오늘 가시는 날이었습니다.

한참동안 어머니 보살피느라고 힘들었지만, 집을 떠나서 요양원모시면서, 왜이렇게 눈물이 나는지.ㅠ

장염때문에 드시는 항생제가 너무 독한것이었는지. 식사도 잘 못하시고. 잠도 못주무시고. 배가 너무 안좋다고 하시고.ㅠ 오늘 요양원에가서 휠체어 끌어드리고, 휠체어를 담당요양보호선생님한테 인계하고 엄머니 손을 잡고. 잘 지내시고. 또 오겠다고 말씀드리니까. 지금갈꺼 아니지? 하셔서. 있다가 갈거라고 말씀드렸네요. 형하고 누나하고 돌아오면서 점심먹고 헤어졌고, 오후에 외부에 볼일이 있어 비오는데도 나갔다 왔습니다. 아주영영 못보는것도 아닌데도. 이상하게 눈물이 하염없이 나오더군요.

집에와서 저녁먹고. 간단히 나가서 산책하고 와서 장농안에 있는 옛날 사진첩을 봤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젊었을때 찍으신 오래된 흑백사진도 있고. 제가 중학교때 어머니가 조카들 안고 찍은 사진들등. 초등학교때 소풍갔을때, 졸업했을때. 형들 젊었을때 사진도 보면서. 정말 그때만 해도 어머니가

엄청 젊으셨다는..ㅠ  정말 자식들위해서만 살아오신것이 너무나 존경스럽고 대단한거 같은 생각이 드네요.  지금은 잘 못걸으시지만. 요양원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많고. 전문가들이 보살피는거라 안심은 되는데도, 뵙고 싶을때 맘대로 못본다는게 그냥 마음이 서글퍼지네요.

그래도 돈벌어서 뭐든지 해드릴려고 노력했지만. 제손으로 여행한번 제대로 보내드린게 없어서 그게 너무 마음에 걸리네요. 어머니가 언젠가 말씀하신게 있는데. "여행도 다닐수 있을때 다녀야 해. 걷지못하면 가고싶어도 못가" 하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어머니 하면 더욱 울컥하는게. 가난한집에 큰며느리로 19살때 시집오셔서 맞며느리 역할하느라고 , 농사짓느라고 무릎이고 허리도 안좋아지시고. 불가 6년전에만 해도 명절때 차례상 준비하신다고 고생많이 하셨는데,ㅠ   큰집에서 명절준비하면 작은집에서도 와서 도와주고 해야 하는데. 도와주시러 오는경우는 아주 뜸했고. 사촌형이 철없이 명절상에서 상차림이 이것밖에 안되냐고 해서. 우리형이 화를 버럭냈던 기억도 나는군요..ㅠ  몇년동안 집에 우환이 있어, 차례도 못지내고 했는데. 작년에 성묘하면서 사촌형이

우리집에서 다시 차례지내자고 하던데. 저는 차례안지냈으면 좋겠더군요. 지금처럼 그냥 소박하게 음식준비해서 성묘만 가는게 좋은거 같더라는...

어머니가 건강하시고 젊으실때는 영원히 젊으실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는...

요양원가신 어머니가 집에 계실때보단 더욱 건강해지시고, 행복하고 즐거우셨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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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4-04-20 22:15:11

저도 구순 어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만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네요....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날 아닐까요?
., , , .

힘 내세요~

WR
2024-04-20 22:32:30

네. 맞습니다. 다시 건강을 찾으셨음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04-20 23:04:54

 힘내시구요. 글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어머니가 건강 회복하시길 빕니다...

WR
2024-04-21 09:51:36

감사합니다. 

3
2024-04-20 23:20:39

사촌형이 빡치게 하네요.. 

WR
2024-04-21 09:52:19

좀 생각없이 말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엔 저도 기분이 너무 않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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