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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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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쟤는 아빠가 짝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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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3-04 23:47:25

남양주에서 조그마한 보습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원에 참 말 많고 까부는 이번에 초6이 된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가 재혼해서 새아빠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항상 조잘조잘 대고 많이 까불어도 혹시나 맘이 허전해서 그러나 하면서 장난 잘 받아주고 

학원 잘 다니도록 보살펴주고 있는 와중에..

 

오늘 개학하고 학교갔다가 학원에 오기전에 

간식사먹고 학원올께요하고 제게 전화하길래

차 조심하고 맛나게 먹고 오세요 했는데..

 

학원들어오더니만.. 그러네요..

오늘 같은 반 애 하나가 "쟤는 아빠가 짝수야~" 그러면서

놀렸다고..

 

 

 

 


"샘은 엄마가 짝수야.."

 

 

 

 

안해도 될 가족얘기를 했더니 

 

아이들이 잠시 눈이 휘둥그레.. ㅎㅎ

 

 

 

"어릴때는 그게 컴플렉스처럼 느껴졌었는데..

 

크다 보니, 엄마가 둘이어서 더 좋은 점들도 있더라구..

 

그거 아무것도 아냐.. 

 

지금은 좀 힘들수 있는데 **이가 좀더 크면서 느끼게 될거야..

 

 

그런데..

 

그런 얘기를 한 애는 부모님께서 그런 말을 

 

해도 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못한거 같아..

 

부모님 잘못이 큰거 같아..

 

다음에 또 그런 얘기하면 바로 학교 샘한테 얘기해..

 

얘기하기 힘들면 샘한테 얘기해도 되고, 알았지!

 

자 공부하자!!"

 

하고..  문제집 펼쳐서 공부하고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듯 또 까불까불 조잘조잘 대다가 집에 갔는데..

 

퇴근하고 가만 생각해보니

 

혹시나 상처 받은 말들 어디 풀곳 없어서

 

제게 한게 아닐까..   아이 얼굴이 눈에 밟히네요..

 

 

학기초인데 내일은 그 아이에게 한마디라도 더 칭찬해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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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2024-03-04 23:46:28

글을 읽고 가슴속에 번지는 따뜻한 느낌이 기분좋습니다.

WR
2024-03-05 00:09:53

저녁에 혼자서..

좀 더 좋은 말은 없었을까하고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
2024-03-04 23:48:57

예상하신게 맞을거에요.

본능적으로 나를 이해해줄...품어줄 사람이 누군지 알거든요.

오늘도 충분히 잘하셔서 아이는 마음이 많이 행복했을거 같네요..^^

WR
2024-03-05 00:11:01

연수현우아범님 말씀대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

11
2024-03-04 23:52:11

저는 부모님이 모두 짝수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전혀 컴플렉스가 아니었는데 컴플렉스이길 강요하는 어른들 때문에 화가 났던 적은 있습니다. ㅎㅎ

WR
2024-03-05 00:15:58

저는 스무살 정도 즈음에야 부모님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부모님과의 관계가 정말 좋아졌었어요

그 전에 그럴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  ^;;

 

1
2024-03-05 00:25:09

복잡했던 가정사 때문에 중학교 땐 매년 다른 학교로 전학을 다녀야 했습니다. 그때마다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고 나름 괜찮긴 했습니다만 그 시절의 제가 참 의연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성인 이후에 오히려 성격도 좀 뒤틀리고 유리멘탈이 된 것 같아 스스로 안타깝습니다. ㅎㅎ

1
2024-03-04 23:56:08

짝수가 무슨 말인가 했네요 ㅎㅎㅎ

 

요즘은 뭐 이혼이 너무 많아서

흠이 될 것도 없을 듯 한데

WR
2024-03-05 00:20:05

짝수란 표현은 처음 들어봤어요.. 

 

요즘 이혼 재혼은 흠도 아닌데 

사춘기 아이 입장에서는 속상했나 보더라구요..

1
2024-03-04 23:56:41

좋은 선생님이시네요.
몇번을 다시 읽어도, 아이 입장에서 큰 울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WR
1
2024-03-05 00:21:09

아이에게 그런 일들이 별거 아니다라고 느끼는날이

조금만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2024-03-05 01:05:55

미국에선 아주 흔한 일인데 아직 우리나라는 쫌 그렇죠.
우스게 소리로 많이 나오는 말이 "당신애와 내애가 싸우는데 우리애가 말리고 있어"

2
2024-03-05 02:02:10

저런 말은 아이가 생각해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죠. 저런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부모에게 자라 저런 말을 스스럼 없이 하며 사는 아이가 딱하네요.

평소 축령산처럼 푸근한 미려노님의 마음을 아이가 알기에 마음을 열고 속상함을 털어놓은 것 같아요.

1
2024-03-05 06:27:39

미려노님 학원 아이들은 복 받은거 같아요!
참 스승이십니다^^
그 아이들 부모님 도 복 많으신분들^^

3
2024-03-05 07:07:12

 미려노님의 따뜻하고 사려깊은 배려가 아이의 마음 따뜻하게 보듬어줘서 아이가 받은 상처가 잘 아물어진 것 같습니다.

아이도 덕분에 더 밝아질 것 같습니다.^^ 

2024-03-05 07:58:59

제가 다 고맙네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1
2024-03-05 08:53:59

고교시절 선생님의 언행으로 상처받은 저희 아이의 경험을 두고두고 곱씹는 부모로서,

어른들이, 선생님들이 다들 이렇게 따듯한 마음이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가 다 감사합니다.

2024-03-05 09:03:41

선생님 감사합니다.

2024-03-05 11:02:09

아이들이 내뱉는 말에 대해서 선악의 기준을 주는건 어른들인것 같아요. 

아이들이 놀리듯 말을했다면 그게 희롱이 된다는걸 알려준 다른 어른이 있을테고

그걸 님같은 어른이 아무일도 아니라고 말해주면

아이들 사이에선, 최소 그 아이에겐 더이상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수있겠죠.

그래서 어릴때 주변 어른들의 말이나 가치관이 참 중요한듯요. 

2024-03-05 18:02:23

 어릴적 부모님의 맞벌이로 집에 아무도 없어서 친구네 놀러가면 저녁 9시까지 버텻죠.

친구 어머님이 xx야 집에서 걱정하니 집으로 가렴 이렇게 말씀하시면,

쓸쓸히 불꺼진 집에 돌아갔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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