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강추, 가치 지향성 무능을 선택한 시인
[알릴레오 북's 93회] 세상의 모든 '촛불'들에게 / 김남주 평전 - 김형수 편
https://youtu.be/tgEYebLOG0A
공부를 잘하면 집하고 적이 되는 겁니다. 계속 떠나가서 여기와 정서가 달라지게 되거든요. 저 높은 데로 올라가서 저 밑바닥하고 멀어지게 되는 거예요. 김남주는 여기서 멀어질 수 있다라고 하는 공포를 느껴요. 어쩌면은 나도 나쁜 놈이 될 수 있다. (자발적 낙오 또는 무능의 이유, 가치지향성 무능)
(20분경에 나옵니다.)
박지리 작가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시작했는데요. 김남주 시인을 묘사한 위 인용구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아마도 김남주 시인과 다윈 영의 궤적은 반대가 아닐까(이제 시작했으므로 결과는 아직 모릅니다)
방송이 즐겁네요.^^
비
어떤 비는 난데없이 왔다가
겨울 속의 꿈을 앗아 가지만
봄비는 나물 캐는 소녀의 까칠한
손등을 보드랍게 적시지 않는다
어떤 비는 폭군처럼 왔다가
들판을 마구 휩쓸어 가지만
여름비는 두레질하는 농부의 금간
논바닥을 다물게 하지 않는다
어떤 비는 살며시 왔다가
채전을 촉촉이 적시어 주지만
가을비는 김장하는 아낙네의 벌어진
손바닥을 아물게 하지 않는다
어떤 비는 당돌하게 왔다가
젊은 날의 언덕을 망가뜨려 놓지만
비의 季節에 미쳐 버린 나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지 않는다
고구마똥
어떤 놈은 큼직한 것이
댈롱댈롱 마구간 황소 붕알 같고
어떤 놈은 넓죽한 것이
샛골댁 손주 놈 낯바닥 같고
언뜻 보아 뻥긋 벌어진 폼이
골짜기에 탐스런 0같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뒤집어보아
낙락장송 솔밭에 매어놓은 말좆 같고
어떤 놈은 주렁주렁 매달린 꼬락서니가
골아실댁 새끼들의 대가리 같고
아 겨울 내내 고구마로 때우며
똥이나마 미끈하게 쌓아올리는 재미로 사는지도 몰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냄새나 맡아가며
한겨울 뜨뜻하게 넘기는 재미로 사는지도 몰라라
(일부분)
김남주 시전집, 김남주 평전, 김남주 문학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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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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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벌 따윈 없다.
응징을 해야 한다.
인상 깊은 대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