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방금 스팀덱 게임패스 한글화 질문을 마치고 덕분에 잘 해결한 아카펠라 입니다.
1주일 전에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홍콩은 제 아내와 함께 1년에 두어번 씩 홍콩의 음악 친구들을 만나러 가던,
어찌보면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방문했던 도시입니다.
홍콩을 좋아하는 이유는 친구들도 친구들이지만, 그 정신없음과 여러 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느낌을
좋아해서 입니다. 3년간의 팬데믹을 마치고 드디어 그립던 홍콩에 아내와 다시 방문했습니다.
참 변한 것 없이 그대로인 느낌이었습니다. 새로운 지하철(Metro)노선이 하나 생겼더군요.
저번 달에는 음악 비즈니스차 뉴욕에 방문했었는데, 뉴욕은 두 개의 냄새가 있더군요.
마리화나 냄새와 오줌 냄새. 아, 힘들었는데 홍콩에 오니 홍콩이 참 깨끗하다는 걸 새삼 느꼈네요.
뉴욕 거리에서 약에 취한 한 시민이 길거리에 누워 기절한채로 오줌을 지리고 있던 장면은
아직까지 제 베스트 기억들 중에 하나입니다.
각설하고, 홍콩의 음악 친구들은 원래 미국에서 디즈니랜드 싱어들이었지만, 홍콩 디즈니랜드로
파견?을 오게 되면서 홍콩이 마음에 들어 눌러살게 된 친구들입니다.
아카펠라 음악계에서 워낙 잘 알려져 있는 팀이기도 했고, 또 이 친구들도 제가 있는 메이트리 라는 팀을
좋아하게 되어서 서로 눈이 맞아 친해지게 된 케이스입니다.
백인 4명으로 구성된 이 팀의 이름은 메트로(Metro).
이름이 왜 메트로인지는 몇 번 들었었는데, 질문해 놓고 답변이 이해하기 까다롭다 생각되면 그냥 알아듣는 척을
하는 부끄러운 저인지라... 아직도 이유는 명확히 모릅니다.
이 친구들을 놀래키려고 깜짝 방문을 몰래 했는데.
세계적인 아트 전시회인 Art Basel 에 운좋게 vip 초대를 받게 되어서 먼저 전시장에 방문했습니다만.
제가 인플루언서라 생각하지 않는데도, 꼭 인스타에 올려줬으면 한다라는 초청측 말에
올렸다가 제가 홍콩에 있다는 걸 들통나버렸습니다. 약간 김은 빠졌지만 뭐....
서로 많이 그리워했던 친구들이었었는지, 이상하게 약속을 잡고 만났는데 서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친구들도 눈물 짓고 나도 눈물 짓고, 서로 어려웠던 시기를 잘 견뎌서 아직도 음악으로, 아카펠라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동지애가 솓구쳐서. 그 어려웠던, 아직도 어려운 이 시기를 함께 살아남았습니다.
만남 후에 제가 너무 좋아하는 훠궈를 먹으러 갔는데, 독특하게 한국의 쥐포도 있더군요. 맥주랑 잘 먹었습니다.
홍콩도 마스크가 모두 풀렸습니다만, 아직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분들이 많은 한국과는 달리,
홍콩은 대중교통에서도 착용하지 않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란 콰이펑에도 들러봤지만, 예전같은 그 활기참은 많이 사라져서 아쉬웠습니다.
닫은 가게들도 꽤나 보였구요. 마약에 대한 단속이 매우 심해졌다고 친구들에게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여전히 란콰이펑에서 마리화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깡도 좋아라..
홍콩에 방문한 김에 그룹 메트로의 베이스 멤버 친구가 자신의 라디오 채널에 출연해달라 해서
출연했죠. 미국인답게 아주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라디오 쇼 였습니다.
이 친구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친구였는데, 아기가 생기고해서 술을 끊은지 2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고지저탄 식단으로 살도 왕창 많이 빠졌네요.
오랜만에 봤는데 얼굴이 너무 깨끗하고 건강해보여서 놀랐습니다.
때 마침 홍콩에서 국제 아카펠라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어서 잠시 방문했습니다.
많은 아카펠라 팬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참 감사하고 놀랐습니다.
허구헌날 우리끼리 부르는 아카펠라만 들어오다가 약 4년만에
너무너무 오랜만에 다른 사람들이 부르는 아카펠라를 라이브로 듣는데
그때서야 깨달았어요. '아, 팬데믹이 끝나가는구나'
'맞다, 내가 원래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었지' 등등.
국제 아카펠라 페스티벌이 끝나고 뒤풀이에서 새벽까지 여러 나라의 아카펠라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한국에 왔습니다. 신기하게 피곤한게 아니라 너무 일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홍콩에서 많이 바빴는데 에너지가 아주 잘 채워져서 돌아왔어요.
마지막 사진은 바에서 아내와 함께 화이트 와인 한 잔 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합니다.
일기 같은 게시물 봐주셔서 송구스럽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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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디피에는 제 동지들만 있는거 아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