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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주로 어떤 대화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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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08:19:09

인간의 소통 방법은 대부분이 말과 글입니다. 바디랭귀지도 약간 소통이 된다고 하지만요.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한 사람의 생각중에서도 일부 만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각이 바뀌기도 하구요. 공간과 시간..4차원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건가요.

그래서 어떤 타인을 내가 이해 하기란 아주 힘든것 같습니다.

불가능할 지도 모르겠네요.


대부분은 초면에 어떤 사람인지 최대한 빨리 파악하고 싶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편해 할 수 있는 질문들이 나오게 마련이구요

반면 다른 사람이 나를 몇마디 질문으로 분류해 버리는 것도 싫고요.

또 대화하다 보면 금기가 생기게 되는데 종교빼고, 정치빼고, 경제뺴고 

경제 얘기하다 주식 얘기하면 또 안되고..뭐가 많습니다.

인문학 소재로 깊이 있게 얘기하기엔 서로의 지식이 단편적이고 

넓은 인문학에서 일부에 상대방이 흥미를 느낄거 보장도 없구요 

결국 날씨 얘기만 남게 됩니다.


직장이라면 주로 일얘기 하면서 간간히 다른 소재를 섞으면 되고

동호회는 같은 취미로 만났기 때문에 그나마 얘기하기 편합니다. 

이것도 자동차, 바이크, 자전거, 스쿠버에서 홈트로 취미를 바꾸고 

은퇴후 몇 년 지나니까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대화 소재도 찾기 어렵고 별로 할 얘기도 없어지는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경험치가 올라가고 자기 주관이 나타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관계없는 사람과 대화의 소재를 찾을 이유가 없는것일 수도 있구요.

제가 특이한 상황에 놓인것 같기도 하구요.

주로 와이프랑 얘기하거나 정치 성향이 맞는 불알 친구들하고는 

할 얘기가 많긴한데 성향이 비슷하니 이것도 결국 같은말 반복이더라구요


최근엔 온라인 매체의 생활 밀착이 심해지고, 컨텐츠의 일방적인 소비가 많아지면서 

인간의 사유가 온전한 자기의 생각일까 아니면 어디서 보거나 들은것을 

마치 자기 생각인것 처럼 생각하는 것인가 라는 글을 봤는데요.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김갑수옹 처럼 넓은 지식에 청산유수처럼 말하는 분들이 부럽네요.

DP분들은 주로 어떤 대화를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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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3-24 08:43:39

편협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경험을 적는다면요..

일단 전 친구와 가족을 제외하고 제 개인적인 취미, 일상 이런 것들에 대화를

대화 중간에 절대로 섞지 않는다입니다. 그러니까 일이면 일, 주제면 주제에

대한 대화를 하려고 하지 그 외에 그냥 소소하게 양념으로 쓰지 주 대상으로

제 삶을 도마 위에 올리지 않습니다.

 

제가 만나본 사람들의 대화 패턴을 정리해보자면...

1. 반복된 자기 인생 히스토리 - 주기적이지 않지만 꾸준히 언급하는 스타일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1번 타입의 대화 상대는 자기 인생이 참 파란만장했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은데 듣는 제 입장에선 한 3번 정도 넘어가면 평점이하로 떨어집니다.

대화가 늘어나지가 않더라구요. 순서만 바뀌지 똑같은 이야기만 앵무새처럼 해대더군요

 

2. 강력하고 근접할 수 없는 전문적 지식에 대한 이야기 - 의외로 카운터 펀치에 약함...

자신의 강력하고 탄탄한 전문적 지식을 계속적으로 반복하면서 우위에 서려는 스타일인데

왜? 스킬 5번이면 알아서 떨어져나가더군요... 완성된 지식이라는 자신감은 있지만

왜, 어떻게, 이유, 사용법, 출처 등등이 나오기 시작하면 대화가 안됩니다.

 

3. 자신의 스펙타클하고 아름답고 아련한 사랑의 추억 - 내가 말이야 소싯적에 여자 좀~

그냥 거릅니다... 대화 수준이 일단 EDPS내에서 움직입니다..

 

4.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 오로지 가족 자랑과 자식 자랑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항상 화목하고 서로 하하호호하면서 지낸다. 너는 그런 맛 모르지?

라면서 주구장창 가족들과의 여행, 일화, 어젯밤, 오늘밤 가족 이야기만 하는데

제 개인적인 느낌적 느낌으로 행복한 가족이 그렇게 좋으면 회사 왜 다니냐고 집구석에서

가족들이랑 행복하게 살지... 라고 신경 끕니다. 웃기는건 아주 특별한 날에만 그렇게

행복했구나..하는 느낌이 너무 들때가 많습니다. 정작 행복한 사람들은 잘 표도 안나는데 말이죠

 

5. 정치, 사회, 경제에 대한 올 그라운드 현자 - 대부분이... 그... 방...향.. 아 아닙니다.

그냥 대화를 안합니다.

요즈음에 그런 대화를 자주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회사에서는 그런 이야기 하는거 아니라면서

목에 핏대 세웁니다..

제 기준에서는 그냥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시간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기분이라

말을 걸기 전까진 걸지도 않습니다.

 

6. 답은 항상 내가 낸다... 그리고 넌 동의만 해 - 지가 다 정해놓고 나한테 다시 묻는 성향

자기가 선택한 것에 대한 동의를 자꾸 시시때때로 요구합니다.

그러면서 니 생각은 머냐고 묻지요.. 그래서 전 항상 그럽니다.

니 생각과 동일하다... 

대화를 시작할 건덕지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자랑거리가 없으면 대화를 이어나가기 힘듭니다

항상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그러니 난 대단하다가 너도 동의하지?

라는 식인데 동의를 할 필요가 없는 일에도 계속적인 맞장구를 요구하죠.

응 그래 니 말이 맞아. 니가 잘했네... 하고 맙니다.

그 외의 대화를 시도하려는 낌새가 보이면 전 무조건 자리를 피합니다.

동의할만한 건덕지가 제 기준에서 1도 없거든요.

 

그의 대부분의 사람들의 대화가 생산성이 있냐 없냐, 이해의 범주에 들어가나 안가나

이런거 따질 수 없는 신변잡기에서부터 회사 일까지 다양하지만 제가 나이가 들면서

확실히 깨닫는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신의 모든 대화가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굳어져서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전 사람과 대화를 안합니다..

제가 그럴까봐서요.. 

WR
2023-03-24 08:51:52

EDPS ㅎ 재밌습니다 근데 결론이 저랑 같아요 결국 다 이렇게 되는걸까요

2023-03-24 08:56:21

그런 것들 신경쓰는게 귀찮아서 사람 안만나고 혼자 조용히 삽니다. 

WR
2023-03-24 09:06:36

비슷하시군요 어쩌면 저도 새로운 관계가 피곤한 걸수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
2023-03-24 09:15:04

나이가 들수록 새롭게 만난다는게 힘들더군요. 전 그냥 말없이 가만히 있는게 좋아요. 30대초반에 직장 동료랑 포장마차에서 아무말도 안하고 소주 한잔먹던게 생각나네요.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알아가는거 이젠 좀 피곤해요.

WR
2023-03-24 09:30:36

포장마자 장면이 어쩌면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네요.

2023-03-24 09:31:23

인간관계 피곤해서 최소한으로 산지 오래입니다.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초중고 대학 친구
들도 학창 시절 이후 가끔 보고 매일 대화
나누던 오랜 파트너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떠나고 나서 혼자가 되니 더 폐쇄적이되어서 일년쯤 폐인 처럼 지내다 이후로
일년쯤 입꾹 닫고 밖으로 돌아다니다,
요즘은 혼자 돌아다니며 영상 찍으며 혼잣말하며 놉니다. 그걸로 십여개 정도 달리는 댓글과 소통하는게 전부구요.
실제로 만나 대화하고 이러는건 이제 피곤하고 두렵고 그렇습니다. 소소하게 넷으로 소통하다 하직하고 싶습니다ㅎ

WR
2023-03-24 09:41:35
삶은 경험이라는 수단을 통해 무지에서 계몽으로 가는 점진적 내적 변화 과정이다
인본주의 삶의 최종목표는 광범위한 지적,정서적,육체적 경험을 통해 지식을 온전히 발현 시키는것이다.
존재의 최종 목표는 "가능한 한 가장 폭넓은 인생경험을 증류해 지혜로 만드는 것"
"인생에는 오직 하나의 정점이 있는데 그것은 느낌으로 모든것을 판단하는 경지" 이다

마음의탄생-자유의지-호모데우스에 나온 글입니다.
이 글에서 핵심을 경험을 통한 지식의 온전한 발현 부분으로 봤는데.
발현할 지식도 미비하지만 오래전 목표로 적어놨던건데  
뜬금없지만 댓글읽고 덕분에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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