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든든한 뭔가가 필요할 땐 역시 순대국밥
쓸개를 떼어낸 후로 괜히 기름진 고기, 매운 것들은 먹고 싶어도 좀 주춤하게 됩니다.
아직 곱창도 피하고 있구요.
그런데 오늘은 좀 걸죽하고 든든한 게 먹고 싶었습니다.
전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해장국보다는 순대국밥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청와옥을 찾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게 지난 1월 17일이니까 한 두달 조금 넘었네요.
그때 순대국에서 불쾌한 맛이 나는 바람에 그 뒤로 갈 마음이 나질 않았는데,
마나님은 이 집을 알게 된 뒤로 순대국이라면 무조건 이 집을 고집하셔서
어쩔 수 없이 내키지 않는 악셀질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서 먹으니 역시 맛있네요.
지난번의 그 이상한 맛과 냄새는 전혀 없습니다.
내가 괜히 착각했던 건가...?
청와옥은 10시에 오픈합니다.
보통 11시 전후에 맞춰 갔었는데, 오늘은 10시 10분 정도에 도착했더니 주차도 여유있고 좌석도 빈 자리가 많더군요.
저는 순대국밥 특, 마나님은 보통 주문합니다.
2000원 추가해서 솥밥으로 먹고 싶지만 솥밥은 11시 이후에나 준비가 되길래 포기합니다.
대신 매콤하게 "동해오징어 숯불구이"라는 걸 시켜서 반찬으로 먹어보려 했더니 그것도 11시나 돼야 가능하다네요.
그래... 순대국밥이나 먹자...
수저받침이 따로 있어서 숟가락에 쩍쩍 달라붙는 냅킨 안써도 되는 거 참 좋습니다.
물도 그냥 정수기 물이 아닌 "서리태차"라고 물병에 써 있네요.
맹물보다 훨씬 맛있고 성의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잘 나가다가 종이컵으로 삐그덕...!
음식점 물컵으로 종이컵은 영 안좋아 보입니다. 물맛도 안좋아지구요.
깍두기(석박지), 생부추, 무채무침이 기본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반찬을 셀프로 리필할 수 있어서 석박지와 부추는 추가해서 가져왔고 양파와 파는 따로 퍼옵니다.
어리굴젓, 쌈장, 새우젓도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리굴젓을 참 좋아하는데, 더 먹으려면 4000원을 내고 사먹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 이 집에서 추가로 사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꾹꾹 눌러담은 밥 마음에 듭니다.
종이로 된 일회용 앞치마를 양복점 느낌 나는 마네킹에 걸어둔 건 센스입니다.
부추, 들깨가루, 후추 등을 적당히 넣고 국물 안에 숨겨져 있는 다대기를 잘 섞어서 후루룩 짭짭...
맛이 없을 수가 있겠습니까? (지난번처럼 이상한 냄새만 나지 않으면...)
순대국은 한국인의 소울푸드입니다.
아까 먹었지만 또 먹고 싶어지네요. 쩝쩝...
희안하게 11시가 다 되어도 빈자리가 꽤 있더군요.
그 시간이면 밖에 번호표 받은 사람들이 웅성웅성 서있어야 하는데...
마나님이 "겨울이 다 지나니 순대국 먹으러 오는 사람이 줄어든 모양"이라는 해석을 내놓습니다.
아무래도 일리가 있나 봅니다.
아니면 얼마전에 양재점이 오픈했던데 그쪽으로 분산이 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오늘은 좀 편하게 먹었습니다.
청와옥 석촌호수직영점
서울 송파구 삼학사로 96
0507-1388-0550
주차 : 가게 앞 5~6대 가능하나 쉽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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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댓국 드시러 가신걸 보니 회복 경과가 괜찮으신듯 하여 반갑습니다.
저도 집앞에 잘하는 순댓국집이 있는데
매장에 꼬릿한 냄새가 좀 있어서 가족들이 꺼리는 바람에 잘 못 가고 있습니다.
올려주신 글과 사진을 보고나니 주말에 포장 한번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