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며칠전에 갑자기 고등학교 음악선생님 생각이 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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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2-03 08:37:26
고등학교 2,3학년때 음악선생님은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고1때 음악선생은 가끔 생각이 납니다
아마 성악을 하다가 잘 안 풀려 교직을 택한 것 같은데
자기는 상당히 고귀하고 여기 있을 급이 아니고
너희같은 놈들은 나하고 수준이 안 맞는다는 뉘앙스를 항상 풍기는 넘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제가 그넘을 잊지 못하냐면
중간고사였나 실기 시험이 클래식 음악 듣고 맞추기였습니다
뭐 그건 좋습니다만
그 시험을 위해서
선생이 지정한 클래식 모음집 테이프를 사야했습니다
테이프 3개에 주요 부분만 플레이되는 식으로 수십곡이 녹음되어 있는 건데
다 유명한 곡이라
꼭 그 테이프를 안 사도 따로 공부할 방법이 많았습니다
집에 그렇게 엑기스만 있는 게 아닌 제대로 된 음반을 가지고 있는 애도 많았고
이참에 나도 클래식 좀 들어보겠다며 자기 돈으로 음반가게에서 제대로 된 테이프나 LP를 사고자 했던 애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많이들 했던 공테이프에 녹음을 하려던 애도 있었구요
하지만
우리는
정체도 모를 회사의
음질도 그지같고 정품보다 비싼 테이프를 사야만 했습니다
파는 곳도 학교앞 문방구가 유일한 참 수상하고 이상한 것이었죠
선생이 정한 날짜까지 그 테이프를 사야했고
안 사면 체벌 후 시험 볼 자격을 안 줬습니다
사서 가져온 아이들에게는
앞에 있는 앏은 책자에 자기 사인과 도장을 찍어서 돌려보는 걸 원천적으로 차단 ㅡ.ㅡ
상당히 고고하고 우아한 척 하면서
1년 내내 그런식으로 아이들 돈 뽑아먹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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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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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으면 고발감이네요.
대학교 때 c++ 수업 첫해 원서로 진행 중간 리포트 중에 챕터 하나 번역해서 내라고 하더니 다음해 자기 이름로 번역서 내서 번역서로 수업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