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경축] 딸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얼마 전 단짝 여자친구에게 고백을 받고 방황하는 중2 딸 얘기를 쓴 적이 있습니다.
이제 딸이 좀 안정을 찾아서 이제 그 일을 농담 소재로도 활용합니다.
어제 학원 픽업을 하며 대화를 나누다, 단짝 친구와 멀어진 후 새로 친해진 친구 비밀 얘기를 하더군요.
그 고백사건을 얘기하며 서로 비밀을 공유했대요. 엄청 충격적이라며...
친구가 초6 때 담배를 핀 적이 있다는 거에요.
저는 껄껄 웃으며, 아빠 세대에는 흔한 일이라 놀랄 일 축에도 못 든다고 얘기해줬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 연애 얘기 비밀도 알고 있다며, 남자친구랑 사이가 안 좋아진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야, 그래도 그 친구는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하네. 우리 딸은 여자친구 문제로 고민하는데..."
그랬더니 딸이 피식 웃더니.
"아빠가 모르는 비밀이 또 있어."
"뭔데?"
"음... 엄마한테 말하면 안 돼. 엄마한테 얘기하면 나 다시는 아빠한테 비밀얘기 안 할 거야."
"그래. 뭔데? 말해봐."
"나 남자친구 생겼어."
헉....
드디어 딸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같은 동아리에서 베이스 기타를 치는 착한 친구입니다. 학원도 같이 다니는데 성실하대요.
사나흘 전부터 사귀기로했다네요.
브라보!!!!
저는 사실 큰 애가 대학교는 가야 연애가 가능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애가 성격도 외모도 좀 중성적이라...(저랑 똑 닮았습니다.) 일반적인 남자애들은 안 좋아할 거라 지레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너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좋아할 남자는 분명 있을 거라 얘기해주곤 했죠.
친구들도 모쏠이라고 놀렸어요.
애가 성격이 털털해서 그런 놀림에 아랑곳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저는 내심 걱정됐습니다.
혹시 아이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지...
결과적으로 제가 괜한 걱정을 한 거였어요.
딸아이 연애한다는 얘기 들으니 제가 연애하는 것처럼 설레네요.
이제 다 컸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기회 될 때마다 딸아이 살살 구슬려서 연애 얘기 좀 들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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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저보다 낫네요. 요즘같이 연애 안하는 시대에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