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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마음을 전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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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10-25 00:03:20

만났어도 그게 다가 아냐 

일전에 집에 불렀던 업자가 견적낼 궁리는 않고 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빌드업을 하는데 너무 방법이 구려서 다시는 만나기 싫은 사람이었습니다. 간접협박과 감정해소를 내세운 레토릭을 영업에 도입한 신박한 경우를 봤습니다. 구라의 방향을 정하려 했던건지 제가 사람을 못미더워하는지는 몰라도 불쾌했고 적어도 제가 생각했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의 올바른 접근은 아니었습니다. 그 분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하더라도 그 마음을 제가 전달받지 못했던 대화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소통을 위한 대화시간에 비례해 상호이해가 깊어졌다할 수 없습니다. 

 

'백분을 토론'해봤자 마지막 장면은 대동단결이 아니라 심각한 얼굴로 간극을 좁힐 방법을 되묻는 사회자의 멘트로 끝나듯 말입니다.

 

 외계인하고 손가락 끝만 닿아도 소통이 됐던 낭만적인 SF영화가 있었죠.

 

상대방의 마음이 그 느낌대로 전달된다면 좋겠지만 어떤 경우 그럴 의도가 없었다 해도 읽는 사람의 감정에 영향 받아 본뜻이 왜곡될 수도 있습니다. 흔히 댓글 싸움은 이런 상호감정의 불균형 때문에 생기기도 합니다. 줄이면 (웃는 낯에 침을 뱉는) 재수없는 경우입니다. 

저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지요.

 

최근에 모든 가리기와 차단을 풀었습니다. '나는 마음공부가 됐어. 감정은 다스릴 수 있고 피할 글은 미리 알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요. 잘못된 판단이었습니다.

 

나름의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가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개인적 원칙이므로 비공개입니다.

 

모든 뻘글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모순되게 비칠 수 있어도 - 남들이 자랑글, 뻘글로 느끼든 말든 - 읽고 생각하고 쓴다면 마음을 전달하는 터널을 파기 시작한 것이 됩니다. 결국 글쓰기도 인생처럼 실수하고 깨지고 야물딱져지고 세련되어지는 과정입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모든 뻘글의 가치입니다. 뻘글도 쓰면 느니까요.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면 쓰세요. 머리카락으로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듯이 생산의 결과로 나온 글은 글쓴이를 비춘 거울이 됩니다. 똥글 어쩔.

 

못났거나 편파적이거나 증오나 화에 치우쳤거나 어리석은 글 조차도 가치가 있는 글쓰기라고 생각합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똑바로 보고 그 다음 글은 조금 나아진다는 전제 하에요. 매번 그 수준이라면 게시판 페이지만 채우는 외로운 글이 돼버립니다. 

 

제 글은 조금 긴 뻘글이므로 디피회원님들이 눈치채고 뒤로가기 누르기 전에 이미 꽤 많은 조회수를 확보할 것입니다.  

이미 저를 가리거나 차단한 분에겐 그럴 기회가 없겠지만요. 그런 분이 있더라구요.

 

스스로 외롭지 않을 때까지 써라

새도 복싱할 때 목표는 정확하고 타격은 통쾌하며 리커버리 역시 빠르고 위빙 마저 완벽합니다. 솔직한 글이란 이렇게 새도 복싱 같다고 생각합니다. 줄여 말하면 '자뻑'이죠.

 

디피가 블로그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피드백이 빠른 것입니다. 피드백이 없는 것도 피드백입니다. 글을 쓰고 외롭다면 그것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입니다. 글에 투사된 모습이 어떨지는 각자 자신의 글을 보고 생각해 볼 일입니다.

 

쓰고 쓰고 또 쓰되 이전 글에 배운 것을 더해서 써야 늡니다. 그렇게 더해갈 때 스스로 외롭지 않을 수 있으며 절반의 성공에 도달한 것입니다.

 

생각지 못한 댓글에 상처 받을 수 있고 뜻하지 않은 저격글에 혹시나 나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 아닌지 제발 저릴 수 있습니다. 쓰다 보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단, 연습장에 쓰세요. 연습장에 쓰고 하루 지나 읽어보면 가관입니다. 그러면 다른 버전으로 갈아엎어 다시 써보세요. 하루 묵혔다가 읽어보세요. 자신이 하루 뒤에도 공감가는 글이라면 그때 게시판에 옮겨도 됩니다. 피드백은 장담 못합니다. 그렇게 일신우일신을 글쓰기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쓰다보면 외계인(ET)과 손끝이 닿아 소통하고 자전거 타고 달나라까지 날아가는 경험을 글을 통해 할 수 있습니다. 이거 다 거짓말인 것 아시죠?

 

새도복싱만 하다가 타격감이 느껴지는 때가 있는데 내가 공감한 나의 글이 다른 회원에게도 그대로 느낌이 전달됐을 때입니다. 이런 글 써봤었는지 경험자인 것을 보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자신에게 부끄럼 없이 솔직한 글이 되도록 쓰다 보면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언컨대 모두를 공감시킬 수는 없습니다. 눈에 자주 띄는 회원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신경쓸 필요 없습니다. 누군가 읽고 누군가 공감의 댓글을 써줬을 때, 조용히 추천수가 올라갈 때 보람을 느끼면 됩니다. 그렇지 않았을 때는 다시 거울 앞에 서면 됩니다.

  

 마음을 전달하는 글을 써라

 

 

황현산님의 테드 창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대한 트윗을 다시 써봅니다.

 

좀 늦었지만 이책을 추천한다. 영화 <컨택트>의 원작소설이 들어 있어서 유명해진 이 책에서는 철학적으로건 미학적으로건 진정한 의미에서 새로운 상상력을 만날 수 있다.

 저 트윗은 황현산님의 영화 컨택트 감상과 테드 창 책을 읽은 경험의 끝에 나온 것이고 제가 이 트윗을 만나게 된 경위는 영화감상, 당신 인생의 이야기, 그리고 사소한 부탁, 검색을 통한 트윗 발견 순입니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에는 '영화  <컨택트>에 붙이는 짧은 글'이라는 부제를 단 [시간과 기호를 넘어서서]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책 보다 영화를 먼저 접한 것은 행운이었다고 하십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언어는 글이나 말로 이 개체에서 저 개체로 의사(마음의 뜻)를 전하는 도구이고 나라, 지역마다 다르기까지 하잖아요. 역사와 풍습에 따라 언어의 구조나 기술 방법이 다른 것 외에 완벽한 언어는 없다고 합니다. 한 나라의 언어가 표현이 불가능한 어떤 것이 다른 나라에서는 평범하게 구사되고 있는 것을 번역의 어려움에 봉착해서 머리 긁적여 본 사람은 어떤 의미인지 아실 겁니다.


컨택트 영화 속의 먹물 언어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 그 시각적 표현, 외계인 언어묘사에 대한 추가 상상, 언어 전달의 광범위와 동시성 등에 대한 감탄 등으로 '저의 짧은 표현력(메타 지식)' 때문에 그 장면 소재의 이야기에 갈증을 느꼈지만 아직까지 충족되지 않았었는데 세월이 지나 황현산님의 글을 통해 해갈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페로몬의 작용 속에서 꿀벌은 다른 꿀벌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꿀벌들을 설득된 꿀벌로 만든다.

 스스로 외롭지 않고 거울앞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글이 써질 때 쯤이면 당신은 다른 꿀벌을 설득된 꿀벌로 만드는 페로몬 생산기술을 어느 정도 습득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 다 읽으셨으면 주방으로 가서 꿀 한 숫가락씩 달달하게 드십시오.

 

님의 서명
https://easyread.tistory.com/
인생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를 해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시를 써야 하고, 고통 받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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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2-10-06 00:37:53

설득력이 있어.jpg

저는 이미 그랬군요님에게 설득 되었었습니다

WR
2022-10-06 00:38:47

막줄이 핵심인데 꿀 드세셌쎄요^^

2022-10-06 00:44:22

막줄이라 하시면?

WR
2022-10-06 00:48:34

하단 광고도 '자신의 거울'임을 언급하는 것을 깜빡했네요^^

왜 저는 사이버보안 광고가 뜨는지 모르겠네요. 혹시 뜛렸나....

2022-10-06 02:31:11

똥글도 부지런해야 쓸 수 있더군요. 전 게을러서...

똥글에 애먼 앙님만 떠올랐습니...

WR
2022-10-06 03:29:35

순발력, 유연성이 떨어져서 재미진 댓글놀이에는 참여 못하겠더라구요. 

2022-10-06 07:01:08

 제가 그래서 마음을 담아 재미있는 개그를 하고 있지요 

WR
2022-10-06 07:06:36

위아더월드, 우리는 하나, 이심전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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