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제주 한 달 살기] 09 제주마 방목지, 섭지코지
제주에 온지 어느덧 9일째 되었습니다.
노는 것은 언제나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어제 밤도 어디서 나오는지 모기와의 혈투 끝에 다섯마리를 잡았지만 결국 잠을 설쳐서 8시 넘어서 일어났네요.
느즈막히 아침을 먹고 어딜 갈까 하다가 날이 맑아지는 것 같아 일단 제주마 방목지로 향했습니다.
날씨앱에서는 흐린 것으로 나오는데 구름만 군데 군데 있을 뿐 화창하고 기온도 20도 전후라 정말 상쾌했습니다.
제주마 방목지는 한라생태숲에서 700m 떨어져 있는데 들어갈 때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제주시에서 올 경우 주차장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좌회전을 해야하는데 편도 1차선 도로에서 바로 좌회전을 해야해서 뒤에 오는 차에게 충분한 신호를 주고 조심 스럽게 좌회전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멋모르고 가다가 좌회전하려고 급정거를 할 경우 뒤에서 오는 차와 추돌 사고가 날 우려가 있더군요.
제주마는 천연기념물로 이곳에 방목하여 기르고 있습니다. 동절기에는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합니다.
도로 양옆에 방목지가 있는데 모두 전망대가 있어서 말들이 풀을 뜯어먹는 풍경을 잘 담을 수 있습니다.
다만 주차시설은 되어 있지만 화장실이 없습니다. 화장실은 700m 한라 생태숲을 이용하여야 합니다.
전망대에서 본 풍경은 정말 시원했습니다. 한라산 방향으로는 한라산도 보이고 푸른 초지는 파란 하늘과 함께 마음을 뻥 둟어주네요^^
점심은 섭지코지 거의 다와서 해녀밥상이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검색해서간 곳인데 무조건 1인당 3만원인 집이었습니다.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희는 맛있게 먹어서 만족하고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전복, 소라, 멍게 회, 문어, 성게 알, 옥돔구이, 군소 그리고 미역국 이렇게 나왔습니다.
다른 밑반찬은 김치와 톳무침뿐이라서 해산물 좋아하지 않는 경우에는 드실 것이 미역국에 김치만 이라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이런 반찬이면 소주가 땡기기는 한데 운전을 해야 해서 못 했습니다. ㅠㅠ
식당 앞 바다 풍경입니다.
늦점심을 든든히 먹고 섭지코지 유민미술관으로 갔습니다.
유민미술관은 아르누보의 유리공예품을 전시한 미술관입니다.
안도다다오의 건축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사실 유리공예품은 잘 모릅니다. 그냥 예쁘다 정도.
그리고 일단 입장료가 1인당 12천원입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가장 특징 적인 것이 노출 콘크리트사용이죠.
건물 대부분이 노출콘크리트로 되어 있습니다.
미술관 들어가는 길입니다.
몇 개의 작품을 찍어봤습니다. 의미를 잘 모르다보니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안도 다다오 건축에서 보이는 특징입니다.
프레임을 통해서 성산 일출봉이 보입니다.
유인미술관을 돌고 나오면서 저의 느낀 점은 거대한 콘크리트로 조성한 무덤, 즉 유리공예품을 부장품으로 한 무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전히 저만의 생각입니다.
나오니 안도 다다오의 또 다른 건축물인 글라스 하우스가 보입니다.
그리고 붉은오름과 그 위의 등대도 보입니다.
협자 연대입니다. 봉수대와 같은 기능을 하나 구릉이나 해안가에 설치한 경우 연대라 하고 봉수대는 산 정상에 설치한 경우에 불렀습니다.
붉은 오름 쪽에서 바라본 글라스 하우스를 보는 순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정확히 성산 일출봉을 가리더군요.
개인 사유지이고 법적 문제가 없으니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풍경을 딱 막고 저 건물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만 풍경을 즐길 수 있게 되었네요.
물론 성산일출봉은 다른 방향에서도 잘 볼 수는 있지만 대개의 경우 붉은 오름을 오르고 여기에서 무조건 바라보게 되는데 사진과 같은 풍경이 되니 아쉽습니다.
안도다다오가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건물을 마치 콘크리트로 성산일출봉을 형상화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로막아서 미안한 마음에 형상화 했을까요?
제가 너무 삐딱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글라스 하우스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앞에보이는 반원형의 돌담이 불턱입니다. 잠녀(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여러가지 정보 등을 교환하는 장소라고 합니다. 즉 탈의실 및 휴게공간인 것 같습니다,
많이 걷지는 않았는데도 조금 피곤하더군요.
평소보다 조금 늦게 숙소에 도착하다보니 밥해먹기도 귀찮아서 숙소 앞 오빠닭에서 치맥으로 피로를 풀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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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미술관은 전시작품보다 건축물이 더 좋습니다. (아마도) 전시될 작품들을 미리 염두하여 디자인해서 그런지 각 작품을 배려하면서 살려주는 공간적 디자인과 배치가 참 뛰어나다고 느꼈습니다.
유민에 비하면 본태박물관은 그냥 미술창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