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자전거 국토종주 두 번째 이야기..

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바람으로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계절에 모두 잘 지내시죠.

 

저번 자전거 국토완주 글을 올리고 얼마 되지 않았는데 두 번째 자전거 국토종주 도전기를 올립니다.

 

발단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소덕동 팽나무가 너무 아름다워 어디에 있나 위치를 찾아보니 경남 창원 낙동강자전거길 바로 옆에 있는걸 확인하고 나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팽나무를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작년 국토종주를 준비하면서 하루에 얼마나 갈수 있는지를 몰라 테스트를 한다고 서울에서 여주보까지 그리고 며칠 후에 다시 2박3일로 여주에서 부산까지 다녀왔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는데 팽나무 보러가면서 인천에서 부산까지 국토종주를 다시 하기로 마음먹고 다섯 가지의 목표를 세웠습니다.

 

1. 1일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하루 줄여 2박3일 일정으로 도전

2. 우영우 팽나무 보고 오기

3. 저번 국토종주 중 끌바를 한 매협재 무정차 통과

4. 도동서원 은행나무 보기

5. 부산 할매국밥에서 돼지국밥 먹기

 

저는 남들처럼 빠른 속력을 낼 수가 없으니 시간을 녹이기로 일정을 계획합니다.

 

첫째 날은 자차를 이용해 아라서해갑문으로 이동 후 새벽 5시에 출발하여 수안보온천 인증센터까지

둘째 날은 달성보 인증센터를 지나 현풍읍까지

셋째 날은 낙동강하구둑 인증센터 도착하여 종주 완주 후 돼지국밥을 먹고 서울로 복귀

 

혹시 모를 상황을 고려하여 하루 더 여유를 두고 목요일에 출발했습니다.

이렇게나 빨리 다시 올지 예상도 못한 아라서해갑문 출발점 첫 도장을 찍고 출발하려니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걱정할 시간에 페달이나 한 번 더 밟자는 마음으로 부산까지의 길을 떠납니다.

꾸역꾸역 밟아 수안보인증센터에 오후5시경에 도착합니다. 계획대로 여기서 쉬고 가고 싶은데 아직 일몰까지 한 시간 넘게 남아 있어 될 대로 돼라 라는 마음으로 이화령을 오릅니다.

겨우 오르니 해가 넘어가고 있어 도장만 찍고 깜깜한 내리막길을 달려 문경에서 숙박을 합니다.

 

둘째 날은 이번 국토종주 목표인 매협재를 와리가리(?) 스킬로 무정차로 통과하고 도동서원 400년 된 은행나무를 만난 후 합천창녕보까지 라이딩합니다.

 

셋째 날은 이틀 동안 예정보다 많이 달려 종착점까지 110km만 남아 있어 마음이 한결 가볍지만 그와 반대로 몸은 한도 끝도 없이 무겁기만 합니다.

바닥만 보고 아무생각없이 페달만 밟습니다. 그래도 저 멀리서부터 언덕위에서 존재감을 뿜어내는 팽나무를 보니 마음만은 셀레이기 시작합니다.

팽나무가 있는 언덕에 올라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입사귀의 소리를 들으며 넓은 낙동강 강변을 바라보고 있으니 청량감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아쉬움에 한 번 더 뒤돌아보고 낙동강자전거길을 더 달려 오후 2시 드디어 낙동강하구둑에 도착합니다.

허무하고 싱겁게도 완주했다는 기쁨은 아주 잠시뿐이고 왼쪽 무릎도 아프고 몸도 너무 고되어 돼지국밥이고 뭐고 집에 빨리 가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터미널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만 위속에 쟁여두고 서울 오는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이렇게 무모한 2박3일간의 두 번째 국토종주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시간에 쫓기어 점심 먹는 시간도 쪼개서 달렸기에 이제 더 이상 이런 자전거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다짐하고 다음에는 좀 더 여유롭고 샤방한 여행을 계획하려고합니다.

 

화창한 계절 저처럼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함께하는 여행의 행복한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