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맛집과 동네이야기(74) 서울 성북동 성북동집과 성북동 종교기관들
비가 내리는 화요일 점심, 직장 동료가 칼국수가 땡긴다길래 몇몇이 점심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성북구 일대 칼국수 맛집으로 제가 종종 찾는 성북동집을 갔습니다. 칼국수와 만두 맛집이고 여름에는 콩국수도 괜찮은 집이죠.
원래 이집은 성북동길 북쪽 끝자락 가까이 있던 집인데 300여m 아래인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습니다. 제법 오래된 성북동의 노포죠.
사골을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끓여내오는 칼국수맛은 이 일대에서 손꼽을 만합니다. 이 근처에는 과거 김영삼대통령의 단골 칼국수집도 있고 김종필이 자주 다녔다는 칼국수집도 있습니다만 저는 이집이 더 맛있는것 같네요.
이집의 만두도 아주 큼직하며 담백합니다. 좋은 재료를 쓴다는 느낌이 확 옵니다. 만두도 크지요. 저는 이 큼직한 만두 두개가 들어간 칼만두를 주로 주문합니다. 이날도 그랬죠.
이집은 김치도 맛있습니다. 열무김치와 배추김치의 두가지를 내는데 둘다 맛이 좋아 항상 김치를 리필하죠.
가게는 옛 2층 양옥집을 개조한 형태입니다. 이집 드나든 뒤로 처음으로 2층에서 먹었는데요. 초가을을 재촉하는 빗소리를 들으며 칼만두를 먹는 맛이 환상적이네요. 창문을 활짝 개방해놓아서 운치있는 풍경도 실컷 감상했습니다.
창밖을 보니 성북동의 큰 종교건축물이 두채나 보이네요. 앞 창문으로는 덕수교회가, 옆 창문으로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보입니다.
덕수교회는 이름처럼 원래 덕수궁 근처에 있었다죠. 1984년에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강남으로 터를 옮길때 이 교회는 오히려 성북동행을 택한거죠. 성북동에는 큰 저택도 많았지만 달동네도 많았습니다.
덕수교회는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에 헌신하는 교회로 유명합니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지관과 맞벌이 부부를 위한 아이들 공부방, 노인센터, 청소년관 등을 잇달아 세우며 지역밀착형 교회로 자리잡습니다. 그리고 성북동의 길상사나 성북동성당과도 긴밀한 교류를 하고 있죠.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1953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내국인 남성 수도원입니다. 명동성당에서 더부살이 하다가 1956년에 지금의 위치로 왔습니다.
성북동에 이런 굵직굵직한 종교기관들이 있는건 여기가 과거에 한적하면서 서울의 자연을 느낄수 있는 조용한 곳이었음을 의미합니다. 최근에는 맛집과 카페가 늘고 한양도성 관광객이 많아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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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한 자리가 정원이라는 한식집이 운영했던 곳인데 새로 건물지어서 근처로 이사가고 남은 자리에 뭐가 들어오나 했었는데 칼국수 집이 들어갔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