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코로나로 겪게 되는 인간관계에서의 실망감
개인적인 이야기라서 익명으로 쓰는 점 먼저 죄송합니다.
지난주부터 아내와 아이가 먼저 코로나에 걸려서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격리 들어간 날부터 장모님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원래 아내는 평소에도 전화를 잘 안 받아서 장모님이 저에게 전화를 거는 경우가 많아서 늘 그렇듯, 전화를 받고, 아이엄마는 괜찮냐, 많이 아프냐. 뭐라도 보내줄까 등등.. 여러가지를 물어보셔서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통화하고 끊었죠.
그 다음부터 매일 한 번 씩 전화해서 아이엄마 괜찮냐. 많이 아프냐를 물어보시는데, 3일째 되는데 짜증이 나더군요. 저도 확진되서 이미 목소리가 변했거든요. 전화 목소리도 티가 날만큼 목소리가 확 변했는데, 어떻게 자네는 괜찮나를 3일 동안 한 번도 물어보시질 않는지, 원래 그런 분이라는 것 알고 있었지만, 아프니까 더 섭섭하더군요.
장모님을 처음 제가 이상하다고 느낀 건 결혼한지 몇 년 정도 지나서 갑자기 장모님한테 전화가 와서( 정말 그 때 아무 일도 없었을 때인데... ) 자네 둘이 혹시 싸웠나 ? 하고 물어볼 때였습니다. 무슨소리 하시는 거냐고 ? 싸우긴 누가 싸우냐고.. 아무 일도 없다고 했더니, 방금 아내와 통화했는데, 목소리가 안 좋다고 혹시 싸웠냐고, 아니라고 해도 어르신들 그렇듯, 본인 이야기만 하십니다. 여러 이야기를 하셨는데, 결국은 자네가 참고 잘 살아라. 집안이 편하고 일어설려면, 어쨌든, 아내가 건강하고 아내가 힘이 있어야 그 집안이 잘 된다.. 그러니 싸우더라도 무조건 자네가 참고, 아내를 위해서 집안을 위해서 자네가 참고 살아라. 그러면 나중에 그게 다 자네 복이 된다. 하.... 이게 무슨 상황인지.. 처음에는 잠시 벙져서 말을 못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부터 자식들에 대한 집착이 좀 심하신 분이더군요. 와이프 오빠의 아내 ( 손윗처남댁 ) 가 몇 번 지나가는 소리로 장모님 흉을 보길래,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게 알고보니 정말 당한게 많으신 모양이더군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여기다가 다 쓰긴 그렇고요.
평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참 이게 사람 몸이 아프다 보니 더 크게 다가오네요, 나중에 장모님을 뵈어도 전처럼 살갑게 대하지는 못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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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런저런 사정때문에 장모님이 저에게 구박을 엄청 하십니다.
그래서 참다참다 아내에게 다 털어놓고 나서, 지금은 장모님 보면 최소한의 도리만 하고 잘해드리지는 않습니다. 근데 장모님도 아내에게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전처럼 심하게 타박하지는 않으시더군요.
살다보면 내가 아무리 잘해도 맞지 않는 사람하고는 끝까지 안맞습니다. 그냥 그런거 인정하고 사는 수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