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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세계체스연맹 회장 자리를 두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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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6-29 09:48:12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며 미세한 땅따먹기로 진행되는 가운데 세계체스연맹의 회장직을 두고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맞붙었습니다. 현 회장인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회장이 재선에 도전한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젊은 그랜드 마스터 안드리 바리시폴레츠가 회장 선거에 도전한 것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628139800009?input=1195m

 

 

드보르코비치 회장은 2018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이 시작되던 초기에는 매우 드물게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한 러시아의 최고위직 관료 출신들 중 한 명이었죠. 

 

그러나 그 이후 그는 러시아 내에서 반강제적으로 좌천되었고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지적 갈등이 소모적인 장기전으로 가는 지금, 러시아 내 권력 라인의 한 축을 담당했던 그의 재선이 반 러시아 친 우크라이나 성향 체스 인구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현재 대중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체스 선수이자 일류급 그랜드 마스터인 미국의 히카루 나카무라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세계체스연맹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연맹 내 러시아 라인을 비판하기도 했죠.

 

 

 

안드리 바리시폴레츠는 여러모로 드보르코비치 회장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인물입니다. 우크라이나의 U18 체스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던 그는 미국 텍사스공대에서 수학하며 체스 선수 활동을 하면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또한 그는 올해 나이가 31살밖에 안 됐습니다. 그는 드보르코비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즐기는 보드게임인 체스를 러시아의 이미지 세탁용으로 쓰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한 사람은 러시아 출신이고 러시아 권력 지형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는 것과 다른 한 사람은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미국에서 일하며 전통적으로 러시아 강세가 있는 체스계의 보수성에 대적하는 젊은 나이라는 것까지, 모든 면에서 두 사람은 확연히 다른 색채를 보여 줍니다. 마치 체스에서의 흑과 백 같습니다. 물론 저 둘을 큰 범주에서 보면 미묘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드보르코비치가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것과는 달리 세계체스연맹과 협약된 대부분의 체스 사이트들은 반러시아 친우크라이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그 사이트들의 러시아 내 사용을 금지시켰습니다. 바리시폴레츠는 젊고 행정 커리어가 부재한 만큼 체스계 지지 세력이 적습니다.


이 갈등의 결과는 7월 28일 인도 첸나이에서 시작되는 체스 올림피아드에서의 선거로 결정됩니다. 체스 올림피아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밀린 상황에서 우리나라 체스 선수들이 참여하는 큰 규모의 체스대회기도 한데 우크라이나 전쟁의 또 다른 면을 장식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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