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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나에겐 이십 분 엄마에겐 하루...아니 십수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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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9-23 15:15:01

 

요즘 아버지 욕창 치료를 도우러

집사람과 함께 출근길에 어머니댁에 들립니다.

연휴기간 동안에도 어제 하루 빼고 매일 다녀왔습니다.

 

엊그제는 아버지께서 욕창 치료 중에 변을 보셨습니다.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제겐 군생활 긴 막내 생활로

소대 변기를 뚫고 뚫었던 일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변을 눈으로 보는 것이 정말 지금도 아주 괴로워서

아버지 욕창 치료동안 변을 보니 부끄러운 말이지만 참 솔직히 힘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버지가 편하게 변을 보시고 그리고 건강하게 변이 잘 나온다고

흐뭇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또 서글퍼 지네요.

못난 자식은 하루 겨우 이십분 도우면서 온갖 인상은 다 쓰고

하지만 어머니한테는 이런 일이 십수 년간 일상이었을 텐데 말이죠...

요즘 엄마랑 통화를 하면 

정말 원더우먼이었던 엄마가 매일 울먹이십니다. 

평생 힘들다 안하셨는데 힘들다고 울먹이시는데 참 마음이 너무 안좋네요.

어떻게 하면 지금 엄마한테 더 힘과 기쁨을 드릴 수 있을지 늘 고민이 됩니다... 

 

님의 서명
사랑하는 아빠 안녕!
17
Comments
2
2021-09-23 15:17:08

 뭐라 말씀드릴 이야기가 감히 생각나지 않네요. 한나맨님과 부모님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WR
1
2021-09-23 15:19:35

말씀 감사합니다. 욕창 치료가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좋아지고

잘 치료가 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시간 지나면 다시 어머니께서도 힘이 나실 것이라고 그렇게 믿습니다!

1
2021-09-23 15:22:00

아버지께서 폐혈증 치료하시느라 2주 입원하셨는데 제가 3일 간병하고 나머지 기간은 간병인 썼네요. 간병이 쉬운게 아니더라고요

WR
2021-09-23 15:26:25

일각수의 님께서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바쁜 핑계로 너무 어머니께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그런 자책감이 드네요. 

코로나와는 상관없이 요양병원은 한사코 어머니께서 반대를 하십니다. 

거기 가시면 아버지 돌아가실 거라고...

정말 멋진 노년을 보내시는 장모님과 

아버지 곁에서 매여서 당신의 형제들이 세상을 떠나실 때에도 멀리 못 가시는 엄마를 보면

참 맘이 안 좋아요. 어디 다른 사람에게 아버지 맡기시는 것을 못 하시네요... 

2021-09-23 15:37:13

요양병원이 입원한분들 관리하기 힘드니까 물이랑 식사도 양을 조금씩 주고 무조건 일찍 재우니까요.

WR
2021-09-24 03:54:23

네 어머니께선 요양병원을
믿지 못하시네요… ㅠ

1
2021-09-23 16:00:30

거동 불편하신 아버지를 좀 오랫동안 모셔왔는데
남자인 저도 엄청 힘듭니다.
누가 옆에서 조금만 보조해줘도 한결 수월해요.

그리고 세상이 좋아져서 제가 생각지도 못한 온갖 병수발용품이 다 있습니다.
또 정부나 지자체에서 온갖 혜택도 많으니 잘 찾아보세요.
(장애인등록이나 요양보호사자격증 취득 같은 거 해놓으시면 조금이나마 가계에 도움이 됩니다)

어머니께서 십수년이나 하셨다니 저보다 훨씬 잘 아실 것 같지만 함 이야기해봤습니다.

WR
2021-09-23 16:29:17

어머니께서 그렇게 왕두꺼비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해 오고 계시지만

그래도 세월이 흘렀기에 어머니도 이제는 힘에 부치시는 것 같습니다.

연휴때 하루 안간 것도 어머니 혼자서(자식들 오게하는 것이 미안하셔서)

욕창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내셔서 아버지 욕창치료를 저희가 오기 전인 

이른 아침에 하셨다고 할 정도입니다. 엄마한테 우리 오는 것 부담 갖지 말라고 

그렇게 말씀드려도 무리해서라도 혼자서 뭐든지 하려고 하시네요....에휴...


7
2021-09-23 16:26:49

아버님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화장실 가는게 누군가의 부축으로 화장실가서 일보는 정도면 솔직히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희 아버님은 치매에 암투병중이셨을때 누워있는 상태로 소변/대변을 스스로 자각없이 볼일봤기에 아무리 기저귀를 착용해도 등,엉덩이,허벅지에 범벅이 되는지라 볼일볼때마다 정말 큰일이었습니다.

경험자로서 무엇보다 한나맨님이 자각하셔야 할건 지금 어머님의 상태가 매우 심각할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신력으로 버티지는 거지 어머님이 건강하셔서 버티는게 아닙니다.

홀로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가운데 점점 노쇠하고 지치게 되시고 질환으로 변화될 조짐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어머님같은경우 수년간 병수발 들다가 아버님 돌아가시고 난후 긴장감, 허탈함, 저에겐 아버지이지만 어머니한테는 평생 반려자가 먼저 가신경우라 정신적으로 더 큰 충격으로 힘들어 하십니다.

다만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자식한테는 내색을 안하시죠. 

저같은 경우 아버님 돌아가신후 어머님이 그때부터 구애받지않고 좀 쉬시면서 건강을 차리시고 하고 싶은 일 하실줄 알았는데 얼마 못가 그간의 긴장감이 풀어지고 내적으로 질환으로 변질되어 쓰러지셔서 병원치료와 수술 재활치료(9개월)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건강 되찾고 잘 생활하십니다.

제 상황과 한나맨님 상황이 당연히 틀리겠지만 적어도 1~2주일에 한번은 꼭 어머님 곁에 있어주세요.

곁에 계시면서 힘이 되어주시고 아버님 수발도 해주세요.

지나고 보니 그것도 다 한시절이고 그때 마지막으로 아버지하고 인생통틀어 가깝게 지냈던 시절인 것 같습니다.

한나맨님 글에 20분정도 하다가 인상쓴다는 행위는 이상할것 없는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말씀을 드려도 가슴에 와 닿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바쁘다는 이유로 멀리하시거나 대신 사모님을

보낸다거나 하시면 나중에 한나맨님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정신적으로)도 맞닿을수 있다고 보고요.

주접의 글 여기까지 하고 어머님 지치지 않게 한나맨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시고 시간날때마다 전화로

응원해주세요.

  

WR
2021-09-23 23:25:22

네 장문의 귀한 말씀 잘 새겨서 듣겠습니다.
현재 아버지께선 전혀 거동을 못 하시고
어머니께서 다 케어를 하고 계신 상황이고
제가 거의 매일 가고는 있지만
장시간을 함께 하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가족 회의를 조만간 하여서
정말 어머니께 최선의 방향으로
조치를 하려고 합니다.
다시 한번 귀한 시간 내 주셔서
좋은 말씀 많리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물방울님

2021-09-24 07:22:30
친절하게 달아주신 댓글 덕분에 저도 배웠습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1
2021-09-23 17:10:06

아버님 간병을 24시간 어머니께 맡긴다는건 너무 가혹합니다. 환자 한명으로 가족 1명이상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전문기관을 이용하는게 마땅하다 생각해요.
위의 물방울님께서 그 이유는 잘 설명해 주셨네요.

WR
1
2021-09-23 23:26:44

네 저희 아들들이 그동안
참 잘못을 한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 최선의 방향으로
얼른 용단을 내리겠습니다.

1
2021-09-23 17:26:39

어머니께서야 당연하시다고 하시겠지만 정말 가혹한 일입니다. 사람사서 붙여드리던지 가족분들이 돌아가면서 보셔야합니다..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WR
2021-09-23 23:27:57

네 어머니의 흘러버린 세월이 너무나 가련합니다.
저희 자식들이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참으로 잘못을 한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바로 잡으려 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1
2021-09-23 17:36:40

저도 자식기르는 입장이지만 부모님을 대하는 자세는 많이 좋아졌다해도 아직 한참 멀었다 생각합니다.

항상 잘해야지 하는데 그게 잘안되네요.
어머님은 아마 모르긴 몰라도 한나맨님이 자주 찾아뵙고 옆에 있어주는거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되실겁니다.

WR
1
Updated at 2021-09-23 23:37:07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그런 생각을 저도 하긴 했지만
이제는 좀 더 현실적으로 그리고 가능한
빠르게 이 문제를 다시 보고
그리고 어머니께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항상 롤모델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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