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죽지못해 살지', 동네 노인분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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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1 10:32:58
"죽지못해 살지."
길냥이 돌보다 알고지낸 옆아파트 80대 노인분이 어제 하신 말씀입니다.
미래 제 모습 일수도 있고, 노인자살율이 높은 우리나라 현실에
그 말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고 가슴이 아프네요.
지난주 다스뵈이다에서 '눈떠보니 선진국' 칼럼 쓴 한빛미디어 박태웅의장의 이야기 중,
한국은 노인자살율이 높은, 80대가 20~30대의 2.5배 넘는, 나라이고
중산이 탄탄하지 않고 GDP 중심사회구조가 노인되어 일을 못하게 되면 죽어야되는 구조라는
이야기가 특히 와닿더군요.
그 노인분은 서울시 공무원이었고 자녀분 명문대출신에 교수에
아내분은 십수년전 먼저 보내고, 17년간 키워온 강아지를 작년에 뒷산에 묻어주고
매일같이 묘지 가서 대화를 나눈다고 합니다.
그분 아파트단지는 길냥이를 돌보는 분들 vs. 괴롭히고 죽이는 일부주민,경비들 간의
오랜 대립이 있는 곳이지만, 그 노인분이 앞장서서 고양이 보호하고 돌보고 저희는 우연한
계기에 도움을 드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항상, 저 노인분 돌아가시면 고양이들이 더 힘들텐데 걱정도 하면서
가끔 만나 이야기를 들어드리며 느끼는 것이 정말 나이들면 살아야하는 이유를
죽지못해 사는 삶으로 끝내야하는가 하는 씁쓸하고 착착한 마음만 듭니다.
한때는 열정적으로 일하셨던 분일텐데, 홀로 되시고 그마나 가족이었던 강아지도
떠나고, 자녀들은 각자의 삶이 있으니....
저에게도 머지않은 노년기에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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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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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만 그러나요. 중년도 그런 마음으로 사는 사람 꽤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