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와인] 실패담
지난 주말의 와인은 실패였습니다. 첫 시음이 별로라 더블 디캔팅하고 한 시간을 두었다가 마셨는데 조금씩 열리는 듯하다가도 아쉬운 맛이라 하루 묵히기로 마음 먹고 막아두었습니다. 다음 날 저녁에 마셔보니 열리긴 열린 맛이긴 한데 아~ 이리도 무덤덤한 맛은 오래간만이었습니다.
스페인 레드 블렌드였는데 포도가 7가지가 섞여있어서 그런지 비비노 리뷰가 혼란스럽더군요. 평점은 4.1이나 되고 가격은 놀라울 정도였는데 이런 경우 가격이 시금석입니다.
10년을 넘게 와인을 마시면서 결론을 내린 맛없는 와인의 특징은 눈감고도 맞출 수 있습니다.
1. 맛이 없습니다. - 장난하냐? ^^
2. 맛이 같습니다. - 시간을 두고 봐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변하는 척 하다가 처음 맛으로 회귀합니다. 이런 경우 특별한 점은 포도, 대륙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맛이라는 것입니다. 애써 무슨 무슨 맛이니 구분, 구별하려는 노력을 요구한다면 이미 수준 이하입니다. 좋은 와인이라면 저절로 느껴져야 합니다.
3. 시간을 두고 변화를 기대하면 달지도 짜지도 않은 간장 맛으로 돌아갑니다. 종류에 상관없는 공통점입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와이너리 농장주인이고 올해 포도농사를 잘 지어 수확했으니 와인을 만들어보자.
포도 종류별로 잘 익고 상처입지 않은 포도를 골라 최상급의 와인을 만들고
괜찮은 상태의 포도를 골라 서브 와인을 만들고
일정량의 오크통 수가 찼으면 나머지 포도들을 가지고 블렌드를 만들고
- 요기까지가 맛있을 확률이 높겠지요.
버리기 아까운 포도를 종류별로 모아 베이스라인 풀바디를 만들고
또 남은 것으로 블렌드를 만들어야겠다.
포도밭 근처는 가봤지만 프로세스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 Krishnamu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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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소주만 먹다가 작년부터 와인을 먹는 와린이입니다.
와인은 너무 어려워요. 이제 조금씩 맛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만원대 와인만 열심히 마셔 보고 있습니다.
바로도 먹어보고 열어놓고 한참뒤 먹어보고 미지근하게, 시원하게 등등
아직도 와인맛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