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치] 시사 정치로 쓰는 마지막 글입니다
드디어 내일 모레면 부재자 투표가 시작되는군요. 내일부턴 여론조사도 금지되고요.
작년 9월부터 기다려왔던 총선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게 느껴집니다.
몇가지 볼만한 장면들이 요즘 있었죠?
1. 미통당의 막말행렬
이게 참 시의적절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분명 어제, 오늘, 내일이 누구나 예상하고 있는 저쪽 공작의 디데이였을텐데 그걸 두 사람이 깔끔하게 연타석 홈런으로 날려버렸죠. 타겟도 어쩌면 그렇게 정확하게 할 수 있는지... 처음에는 3, 40대, 그 다음에는 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오늘은 여성들 전체를 순식간에 적으로 돌렸습니다. 이 3일동안 막말행렬을 보면서 선거의 신이 정동영의 억울함을 이렇게 해소하는구나 뭐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정동영 말고 그때의 정동영 말이죠.
어쨌든 이 막말행렬은 좀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이 세번의 홈런으로 수도권 경합지는 다 넘어왔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서울, 경기, 인천 세곳이 코로나 분위기를 타고 이쪽으로 제대로 기울어지고 있었죠. 그래도 미통당 후보들 포기하지 않고 각 수구언론사의 왜곡된 여론조사를 몰핀으로 삼아서 희망회로 돌리고 있었는데 그걸 확 꺾은 게 요 3일간의 막말 뻘짓들입니다.
어차피 30%의 과학을 베이스로 어떻게든 경합분위기로 만들어 놓고서 그 위에 막판 공작이슈들로 판을 흔드는 미통당의 전통적인 선거전략에서 경합 분위기 자체를 망쳐 놓은 거죠. 게다가 앞으로 있을 공작이슈들도 차단되었습니다. 덕택에 민주당에서는 pk에 집중 유세를 할 수 있게 되었고요. 저는 인천에서 민경욱 선거구, 경기에서 용인, 분당 그 외 1~2곳, 서울에서 강남벨트 3~4곳 외에는 미통당에서 깃발 꽂는 건 거의 불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말 그대로 전무후무한 수도권 독식을 볼 수 있을 겁니다.
2. 미통당의 정권 심판론
사실 막말행렬은 두 개인 후보의 일탈이 아닙니다. 그것은 미통당의 국민정서와 괴리된 선거전략의 필연적인 결과일 뿐이죠.
미통당은 처음부터 정권심판론과 문재인 무능론으로 선거전을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코로나가 전쟁 수준으로 점점 커졌고 어느 순간 코로나 선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코로나 세계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현재로서 거의 한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말그대로 미증유의 일대 사건이죠. 당연히 이런 상황은 미통당에게도 미증유의 절대 위기가 됩니다.
그렇다면 그런 위기상황에 맞춰서 선거전략을 바꿔야죠. 읍소전략과 견제론으로요. 그런데 상황이 완전 뒤바뀌었는데도 코로나 이전의 전략을 고수합니다. 전쟁인데 평시라고 생각하면 총탄에 맞아 죽는 건 그들이죠. 그들의 선거 공보물을 보면서 그리고 못살겠다 갈아보자 라는 그 고색창연한 선거문구를 보면서 이들은 어쩌면 이 나라의 국운 상승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기로 결의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그들의 정치적 무능과 아집의 당연한 결과겠지요.
어쨌든 이 정권 심판론을 제때 바꾸지 못하고 고수한 것은 결정적 문제를 일으키는데 각 지역구의 후보들을 민심과 괴리된 주장을 하도록 자꾸 스스로를 절벽으로 밀어붙인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문재인을 극렬비난하는 쪽으로 해야 하는데 실제 그럴만한 소스가 없으니까 자기 망상과 가짜뉴스에 현혹될 수 밖에 없고 표현의 수준도 과격하며 정제되지 않은 것들이죠.
요즘 미통당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전부 자극적이고 불안하며 비이성적입니다. 근거와 논리는 결여된 채 자기확신과 억지만 만연해 있어요. 이게 코로나 정국에서 대중들에게 굉장히 불편하고 위험스럽게 보입니다.
냉정히 그들의 현재 모습은 코로나 초기의 신천지(지금은 서서히 관심의 핵에서 멀어지고 있는)의 재림을 연상케 합니다. 저는 이게 수도권 경합지 뿐 아니라 충청도와 부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 이른바 경합지라는 게 많은 곳입니다. 신천지-대구-미통당-미한당 이런 인상을 미통당이 앞장서서 국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는데 그에 따른 투표 결과 역시 그들 책임이겠죠.
3. 재난 지원금 100%
드디어 청와대도 국무총리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이전 글에서 예측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100%라고 했으면 당연히 포퓰리즘이라며 난리가 났겠죠. 70%라고 하자 저쪽이 덥썩 물고 100%를 외쳤습니다. 단 하루만에 청와대에서 콜했죠. 아직 시간이 충분히 남은 만큼 100%로 갈 겁니다.
이건이 중요한게 또 있는데 이 재난 지원금 100%에 대한 기대로 유권자들이 여당에 표를 던질 이유가 또 늘었다는 것이지요. 이건 어디까지나 정부 여당의 영역이면서도 혹시나 막판에 미통당이 틀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을 상기시킵니다. 받고 싶으면 민주당에 표를 던지는게 확률이 높죠. 거기에 타이밍도 총선 1주일 남긴 시점입니다. 너무 절묘하다고 밖에 생각을 못하겠네요.
4. pk의 변화
코로나정국이 진행되면서 pk가 위험하다고 느낀 것은 이쪽이 아니라 사실은 저쪽입니다.
사실 그들은 pk를 상당히 만만히 봤고 그래서 그들의 후보가 그 모양일 수 있었죠. 그러고도 그들은 선거전이 시작되자 마자 의도적이고 불순한 여론조사로 pk의 분위기가 완전 미통당으로 대세를 탄 것처럼 나팔을 불었습니다. 유선 비율이 과장되고 모집단으로 60대 이상이 과하게 잡힌 여론조사가 그 이후에도 계속 나왔죠.
그럼에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불리한 조사개요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들의 상승세가 눈에 확연합니다. 코로나 방역을 잘한 면도 있고(특히 부산에서는요)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저는 거기에 이번 코로나 정국에서 전국적으로 부정적 관심을 독차지한 tk에 대한 반감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신공항 이슈를 이낙연 후보가 던졌죠.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오늘 발언은 신공항 문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해결한다고 말한 것과 다름 없었습니다(또는 대통령 선거 이전에 해결하겠다는 것일 수도 있고요).
이 발언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이낙연 후보의 유일한 약점, 그의 출신에 대한 부산의 거부감을 정면에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총리 인준 청문회때 보여줬던 것처럼 그는 의외로 상대와 정면승부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죠. 이런 부분은 부산 사람들의 성정에도 꽤 호응을 불러 일으킬 여지가 있습니다. 오늘 부산 사람들이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을 정확하게 했으니까요.
민주당은 항상 부산에서 현재 의석수와 같은 6석을 목표로 한다고 하지만 저는 훨씬 더 많은 수가 당선될 거라고 봅니다. tk/pk합해서 10~15석 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확실한 숫자를 말할 수 없는 건 그만큼 앞으로 1주일 동안 유동적인 부분이 너무 많아요.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고 반대로 더 치고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긍정적으로 봅니다. 최소한 부산에서 현재 6석보다는 훨씬 더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5. 낮은 투표율
저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50% 초반에 머물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투표율중 거의 최저 수준이겠죠.
가장 중요한 원인은 분명 미통당의 70대 이상 지지자들의 투표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은 코로나에 대해 가장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분들이죠. 이들이 코로나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문재인을 반대하기 위해서 목숨까지 걸고 투표장으로 향하기에는 미통당의 선거기간 내내 이어진 뻘짓이 너무 강력했어요.
종교수준의 지지도 정도가 있지 쉴새 없이 배신에(미한당) 우왕좌왕에(민경욱) 인력난에(컷오프 탈락자 험지 공천) 대책번복에(전국민 재난 지원금)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낮은 지지도(20%초반), 코로나 대처 잘하는 정부에 대한 묻지마 비난(국정파탄타령), 게다가 역 빨갱이 논란까지(태영호) 이런 거 다 무릅쓰고 투표하는 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 정동영 대선때 투표포기했던 심정과 다를바 없습니다. 사람들 의외로 지는 당에, 또는 지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거 굉장히 귀찮아 해요. 지금 노인들 중 tk계열 노인층 빼고는 투표장 나가는 거 짜증나고 귀찮아서 포기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당연히 경합지에서 미통당의 목을 치겠죠.
노인들의 특징은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외롭기도 하고 또 자기들만이 공유하는 젊은 층들은 모르는 추억이 있죠. 그게 그들의 미통당에 대한 지지원동력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볼 때 맹목적으로 보이죠. 분명 노인층의 미통당 지지는 종교적인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라고 이성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자존심이나 주변의 인식 이런 게 결여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경제권을 쥔 자식들의 강권에 못이기는 척 하는 부모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 자식들이 바로 30~40대이고요. 자존심이 센 분들은 아예 투표를 안하는 결정을 하겠죠. 저는 솔직히 태극기 들고 나간 노인들 중에서도 정말 저 양반들이 다 미통당을 지지할까 tk출신 분들 빼고는 좀 회의적입니다.
낮은 투표율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정의당이죠.
비례후보 발표후 당원들의 대규모 탈당 러시가 있었습니다. 지금 경합지에서 간혹 정의당 후보들이 은근 적지않은 지지도를 보이기도 하고 비례 정당에서도 아직 그들 수준에 맞지 않는 지지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투표장까지 가는 것은 좀 회의적이에요. 그럴만한 동기가 그들 입장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남성 젊은 당원과 노동계 쪽 당원들 말이죠. 노동과 무관하고 젊은이들의 비전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여성정치동아리 수준의 비례대표후보들을 보면서 그렇잖아도 거대 여당의 대다수 지지자들에게 조롱과 비난을 한몸에 받는데 오기로라도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투표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동기나 모멘텀이 필요한 법이죠. 그게 전혀 없어요. 비례후보발표 이후에도 그 당에서 나오는 워딩이 정치 고관여 지지자들 입장에선 전부 실망스럽게 보이는 거 같고요.
총수나 유시민 이사장은 그 당에 대해서 아직도 뭔가 짠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은데 저 같이 원래 관심 없었다가 총선관련해서 들여다본 그 당은 전형적인 트렌드 당입니다. 과거 문국현의 당이나 안철수 당같은, 노무현 사후 방황하는 민주세력 지지자들을 위해서 잠깐 필요했던 당일 뿐입니다. 저는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원외장당이 될 거라고 봅니다. 그 징조는 그들의 선거공보책자 마지막 장의 노회찬 의원 사진입니다. 그 당 지지자들 그 사진 보면서 그때의 정의당과 지금의 정의당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만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에 일조한 게 누구였는지도 다시 생각해 볼테고요.
6. 더불어 시민당과 열린 민주당
트렌드 당하면 이 두 당도 빠질 수 없죠. 더불어 시민당은 말그대로 임시 목적당이고 열린 민주당은 정의당을 대체하는 트렌드 당입니다.
당의 성격이 다른 만큼 당연히 총선 이후의 운명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두 당중 어떤 당을 지지할 것인가 하는 논쟁은 별로 의미없습니다. 그것은 민주당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따라서 지지자들이 알아서 결정할 테니까요.
민주당이 거대 여당으로서 안정감을 확보한 만큼 필연적으로 결여될 수 밖에 없는 혁신성, 선명성을 어떤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 당에게서 찾을 겁니다. 열린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금 민주당이 문재인의 시대적 사명을 뒷받침하기에는 너무 몸을 사린다고 봅니다. 그들의 인식은 지난 조국전쟁 전후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판단한 것이에요. 그 니즈를 정봉주가 잘 캐치해냈을 뿐이죠.
반대로 더불어 시민당은 말그대로 민주당의 총선압승이란 전체 틀 안에서 비례 미션을 위해 만들어진 임시 목적정당입니다. 당연히 민주당으로서는 시민당을 전적으로 밀어줄 수 밖에 없고 제로섬 게임인 한국 총선 판에서 지도부 입장에서 열린민주당도 우리 편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 성설이겠죠. 그런 상황인식은 열린민주당쪽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지난 글을 썼던 때보다 더불어 시민당이 조금은 상황이 좋아진 것 같아요. 총수의 노력이 큰 몫을 했죠. 그러나 그들 자신도 본격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좋은 그림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게 고무적입니다. 두 당의 지지율 합이 민주당 지지율보다 조금 빠지고 그게 정의당과 국민의 당에 간 것처럼 보이는 여론조사가 있지만 그 여론조사에도 함정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총선 비례에서 미한당과 시민당, 열린당 세 당을 빼면 그 어떤 당도 3% 이상의 표를 얻어 의석을 얻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그건 여론조사와 투표의 차이때문입니다. 두 거대 양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있겠죠. 그러나 그런 이유로 나머지 군소정당을 위해 투표소까지 찾아가 도장을 찍는 건 정치 고관심층 아니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그것도 별로 매력도 없고 의원을 배출할지 안할지 불투명한 당에 말이죠. 그렇게 되면 결국 지역구 후보의 당에 표를 던지게 되는 겁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지지도가 너무 높아요. 아직도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사이 갭이 15%가까이 납니다. 이 갭을 지역구 득표로 돌리기 위해서 민주당이 더욱 사력을 다하겠죠. 그런만큼 비례당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입니다.
전체 47석중 30석을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이 가져갈 거라고 봅니다.
다만 열린 민주당이 처음 예상과 달리 8~9석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총선은 지역구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총수의 주장과 노력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효과도 무시못합니다. 무엇보다도 열린민주당은 그들의 가장 강력한 정체성 즉 문재인이라는 이름 석자를 대놓고 사용하지 못하는 핸디캡이 의외로 큽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후보들 면면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홍보상에서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의외의 결과 즉 두자리수 의석차지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저는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다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열린당과 시민당이 할 일은 서로를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게 아닙니다. 정의, 민생, 국민의 당 지지자들의 사표심리를 자극해서 그 표를 끌어와야 합니다. 나머지 선거기간을 그쪽에 맞추면 두 당 다 보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시민당 최배근 위원장이 열린당도 우리 동지라는 워딩을 수동적으로 한 번 하고(그가 사람좋게 생긴 인상으로 허허 웃으며 말이죠) 열린당에서는 지지자들이 원할 경우 조건없이 통합하겠다는 식의 워딩을 공식적으로 크게 한번 하면(전체 후보들이 공약하듯이) 굉장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민주당의 반응과 상관없이 말이죠). 분명 민주당 지지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우호적인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어필하는 시너지를 일으킬 것입니다.
하지만 끝내 반목과 대립의 워딩을 그치지 못하면 의외로 치명적인 결과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와 민주당 지역구 결과와 대비되는 두 당의 초라한 득표수겠죠.
7. 대구
다시 한번 좌절스런 여론조사가 나왔죠. 대구시장의 지지도가 더 올랐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최대 3~4석의 경북 의석을 바라봤던 저는 이전 제 예측에 대해 조금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건 미국 총기협회의 늘어나는 회원수와 열광적인 분위기를 연상시켜요. 모두 문제라고 하지만 막상 그 조직 구성원은 그 문제상황을 굳건하게 지킵니다.
외부의 비난을 내부의 결속으로 이용하는 조직의 모습은 종교집단이나 일부 부패한 체육단체 같은 폐쇄적인 집단에게서 보이는 현상인데 저는 대구같은 인구이동이 충분한 대도시에서 21세기에 그런 폐쇄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좀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그곳의 결과에 따라 한 사회의 폐쇄성이 어느 정도 규모에서도 가능한지 또 21세기 정보교환이 자유로운 민주사회에서 20세기 초반의 전체주의가 오직 이권과 지연, 자기 확신만으로도 유지가 가능한지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실증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한나 아렌트가 나치 독일에서 봤던 악의 평범성이 한국사회에서 다시 재현되지 말란 법도 없겠죠.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닐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희망이지만 김부겸을 비롯해서 2~3명의 의석을 배출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대구의 이런 분위기는 민주당 지지자로서 판 전체를 봤을 때 유리해 보입니다.
이건 여론조사나 언론에는 잡히지 않는 분위기지요. 누구도 21세기에 지역감정과 역지역감정을 언급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분명 존재하는 흐름입니다. 대구에 대한 반감과 비토가 이번 총선 내내 일어나고 있어요.
당연히 대구의 적자 미통당에 반감이 이번 총선에서 다른 지역에서 영향을 줄 것입니다. 특히 그들이 그렇게 소중하게 외치는 박빙 지역에서 말이죠. 30, 40대에는 적극적인 투표의지로 60대 이상의 보수층에는 누구를 위해 표를 던지나 싶은 투표포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8. 윤석렬의 휴가
이 판국에 그가 휴가를 냈죠.
초조한 얼굴로 정신없이 어딘가를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이 자꾸 눈앞에 그려집니다.
누군가는 그가 한동훈과 함께 마지막 한방을 준비한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그가 사표를 낼 준비를 한다고도 했습니다.
저는 별로 관심없습니다. 엠비시에서 유시민에 대한 검언공작을 터뜨렸을 때 그는 사회적으로 사망했으니까요.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주변 사람들에 의한 뒷처리겠죠. 사표를 내든 버티고 있다가 공수처 1호가 되든, 아니면 그 전에 대검감찰반에 의해 숙청을 당하든 말이죠.
다만 작년 말에 그에 대해 글을 쓰면서 들여다봤던 그의 인생과정을 다시 생각하면서 인간적으로 서글펐습니다. 검찰총장이라는 자리, 돈많고 젊은 아내, 대통령의 신임,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줄 알았지만 그것들중 어느 것 하나 진정한 자기 게 아니라는 사실이 말이죠.
그와 그의 아내 사이에 아직 자녀가 없다는 사실이 유난히 안타깝습니다. 왠지 그의 아내에게 그는 그녀의 욕망이나 엄마의 돈보다 서열이 훨씬 낮은 것 같아서요. 나이 50넘어서 맞이한 아내인데 말이죠.
9. 역사의 망령들
강준만이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상도덕 운운하는 인터뷰를 했나봅니다.
그의 거듭된 커밍아웃을 보면서 역사의 파고가 벗겨내는 인간의 진실을 생각합니다.
작년 한일 경제전쟁부터 지금 코로나와 총선까지, 어쩌면 그 이전 패스트트랙부터 해서 약 1년은 대한민국 역사에 다시 없을 전쟁의 역사였고 사상초유 사태의 연속이었죠. 이 거친 풍랑이 사방을 할퀴면서 예쁘게 가려져 있던 무언가가 벗겨나가는 것을 봅니다.
거기에는 차가운 동안을 영원히 간직할 줄 알았던 앵커의 몰락이 있고 한때 누구보다 열렬한 좌파인줄 알았던 어느 석사의 극우 전향도 있고 동교동이라는 이름 훈장을 가슴에 달고 창녀처럼 이곳저곳 불러주는 곳이면 좋다고 달려가는 썩은 좀비들도 있고 이 엄혹한 세월은 나몰라라 한 채 고고하게 자기 갈길 달리기만 하는 어느 초록동자도 있고 과거 영광의 노른자만 쏙 빼먹고 시대의 가치와 유산은 자신들을 불러주는 수구를 위해 홀연히 내던진 과거 노동운동의 대부라는 사람도 있죠.
모두 자신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줄 알았지만 그 만만히 봤던 역사에 의해 딱 필요한 때 할 수 있는 수준에서만 쓰여지고 버림받은 사람들입니다.
다들 그게 억울했겠죠. 이 역사를 만든게 바로 난데 그것을 몰라주는 세상에 내가 있다는 마지막 한방을 증명하고 싶었겠죠. 아니면 과거 젊은 혈기 아래서 가족 먹여 살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던 그들이 다 늙은 지금 가족 안에서 마지막 위엄을 찾고 싶은, 그도 아니면 정말 먹고 사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필사적 호구지책, 어쩌면 외로운 독거노인으로 삶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은 마지막 세상에 대한 호소일 지도 모르죠.
그들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늙을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사실 작년 조국 전쟁부터 다음주 총선까지 이 혼란한 정국에서 민주당과 문재인의 영원한 지지자로서 제가 할 수 있던 일은 그저 글을 쓰는 것뿐이었지요. 쓰면서 계속 생각했던 것은 역사 앞에서는 다 부질 없구나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저 앞에 말한 인물들처럼 제 글들도 역사에 역사에 의해 이용당하다가 먼지처럼 사라질 거리들이겠지요. 그래서 아마 제가 썼던 글들을 다시 보지 않나봅니다. 다음 주 총선압승만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 글들은 아무 가치가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지요. 다른 이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그들과 함께 뭔가 대단한 일을 이루고 싶은 게 누구나의 본능이죠. 그게 열정을 만들고 욕망으로 발전하다가 어느 순간 선을 넘게 되고 그렇게 망가지고선 결국 돌아키지 못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열렬히 응원하고 또는 의지하는 정치인 또는 스피커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나오겠죠. 그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그가 이럴줄은 정말... 싶은 사람이 나올 것입니다.
저는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정치에 관한 글은 오늘로 그만 쓰려고 합니다.
사실 언론이 아직 대부분 선거구가 박빙이라고 떠들고 온라인에서는 지지자들이 끝까지 긴장 놓으면 안된다고 하지만 저는 요즘 별로 총선에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그것은 반지의 제왕에서 사우론이 죽은 것과 똑같아요. 아라곤이 왕위에 복귀하든 프로도가 집에 가든 뭐 중요하겠어요. 다 잘 되겠죠.
그만큼 제게는 이제 어느 정도 선거 판세는 결정된 걸로 보입니다. 돌이킬 수 있는 동력이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는 정치에 거의 관심이 가지 않아요. 작년 9월부터 디피에서 정치글로 했던 제 역할이 이제 다 되었기 때문이겠죠. 언제나 어떤 세계, 또는 어떤 시기를 떠날 때는 이게 마지막이구나 하는 것을 그 이전부터 느낍니다. 그걸 받아들여야 겠지요. 앞으로 제가 디피에 글을 쓰면 분명 정치와는 무관한 주제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몇가지 예언만 남기고 글을 맺을 게요.
1. 이번 총선은 전무후무한 민주당의 압승이 됩니다.
2. 코로나 이후 한국은 커다란 경제적 부흥을 이룰 겁니다. 일본은 끝없는 추락을 하고 중국은 세계 사회로부터 징계를 받습니다. 그런 혼란 속에서 많은 부분 이번 코로나 지원이 계기가 되어 경제적 이익을 많이 거둘 것입니다.
3. 올해 하반기에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뤄지는 계기가 생길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이번 검사키트 지원을 계기로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후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후 북미 수교, 남북 경제 공동체 형성이 잇따라 앞으로 5년 안에 이뤄질 것입니다.
4. 문재인 이후 이낙연이 대통령이 됩니다.
5. 조국 전 장관의 앞으로의 행보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왠지 조용하고 평범한 삶을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다시 한 번 중요하게 쓰여졌으면 하지만 이상하게 그런 그림이 그에게서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그가 잊혀질 것 같아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6. 3년 이내에 일본에 큰 재해가 닥칩니다. 그것은 화산 아니면 지진이 될 것이며 후쿠시마 보다 훨씬 큰 피해를 일으킬 것입니다. 실제 재해로 인한 피해보다 이후 경제적 혼란으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큽니다. 이미 경제적 체력과 국가재정이 쇠약한 상태에서 이 재해는 생각보다 훨씬 큰 타격을 일본 경제 전반에 줄 것입니다.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 일본은 극약처방을 쓸 수 있습니다. 그 극약처방은 창의적이지 못하고 수구적인 그들의 성향에 맞게 과거에 썼던 방식일 수 밖에 없습니다.
7. 그래서 이건 정말 중요한 예언인데 5년 이내에 일본 정권이 바뀌지 않으면, 그리고 남북한의 관계가 급속히 좋아지면 일본과 포클랜드 전쟁 규모의 전쟁이 터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정권이 바뀌는 것보다 한국과 일본의 전쟁이 터질 가능성이 더 커보입니다. 예상과 다르게 어떤 상황이 미국이 개입하거나 막기 어렵게 전개되어 전쟁까지 가게 됩니다. 미국이 막으려고 하면 할 수록 내재적인 전쟁에 대한 열망이 두 국가 사이에 축적됩니다.
그것은 일본이 선점한 위치를 빼앗고 싶은 한국과 더 이상 자신의 것을 빼앗기기 전에 밟으려는 일본, 두 국가의 필연적 욕망 때문입니다. 그것은 또한 서로의 서열을 정확히 확인하고 양쪽 다 내재된 전쟁의 감정적 이유들(한국은 과거의 원한을, 일본은 과거 대동아공영권 같은 식민적 망상)이 피로서 해소될 기회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분명 일본 극우의 오판과 한국의 자신감이 충돌합니다.
엄청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전쟁은 아니지만 보기 드문 강대국간의 무력대결로 전 세계를 긴장시킬 것입니다. 승자는 이후 아시아의 경제적 문화적 패권을 장악하고 상대 패전국에 강력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하지만 양국간 상처는 그대로 남아서 이후 어리석은 역사의 반복을 낳게 될 것입니다.
이전에 남북한이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면 이 전쟁은 한국의 승리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상호간 피해를 입고 양국은 각자 국내의 정치적 혼란으로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조건은 일본이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과 한국에 보수 친일정권이 세워지는 것일 겁니다. 지금으로선 둘 중 하나라도 성립되는 게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나는 것보다 더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도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죠. 진심으로요.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가 피겠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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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도 부산 목표를 6석에서 10석으로 늘렸더군요.
투표율은 모든 조사에서 60대 이상 노인층에서 투표하겠다가 예년보다 늘었다고 나온다고 합니다.
비례는 신경쓰지 말고 지역구에만 신경써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