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어느가수의 역대급 불운한 1집 앨범
문관철이라는 가수가 있습니다.
시나브로란 록밴드의 보컬로 mbc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하고 83년도 부터 솔로앨범을 준비
84년도에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었으나 음반사의 부도로 인해 3년간 발매를 하지 못하게 됐고 그 결과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 버렸죠. 무엇 때문에 그랬을까요? 그의 솔로1집에 담긴 노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익숙한 노래죠?
김현식이야 워낙 명곡이 많은 가수지만 그중에서도 그를 대표하는 노래 두곡을 고르라면
내사랑 내곁에와 이노래 비처럼 음악처럼이 꼽힐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 노래는 원래 문관철의 1집에 먼저 수록된 곡이었지요.
허나 그의 1집이 발매가 미뤄지면서 그사이 김현식이 이 노래를 듣게 됐고 김현식은 이 노래의
작곡자의 박성식에게 자기에게 이 노래를 달라고 하게 됩니다.
결국 이 노래는 김현식의 3집에 그것도 문관철의 1집이 발매된 때 보다 고작 4개월 먼저 수록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은 알아도 문관철의 비처럼 음악처럼은 모르게 된거죠. 이 노래가 김현식에게 갈 수 있는 이유를 추론해 보자면 작곡자 박성식과 김현식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짐작할수 있습니다. 박성식은 바로 김현식의 밴드인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였거든요.
여러가지 의미로 유명했던 그 김현식의 성격을 생각해 보면 김현식의 후배이자 그의 밴드 멤버였던 박성식이 김현식의 요구를 거절 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을 겁니다. 물론 누가 부른것이 더 좋냐고 묻는다면 저 역시 김현식 이라고 대답할수 밖에 없긴 하지만요. 김현식도 히트곡을 얻었고 박성식도 자기 노래가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됐으니 윈윈이 되었지만 문관철은..........그는 나중에 어느 인터뷰에서 도둑맞은 기분이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노래 역시 많이들 익숙하시죠? 이문세의 히트곡이자 수많은 가수들이 커버한 그대와 영원히
네 그렇습니다 이 노래 역시 문관철의 1집으로 먼저 나왔어야 할 곡이었죠.
이 곡을 만든 사람은 다름아닌 천재작곡가 고 유재하 입니다. 1집 앨범을 준비하던 당시 문관철은
음악다방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음악다방을 제 집처럼 드나들던 사람이 둘 있었습니다.
한명이 문관철의 고교1년 선배이자 절친한 사이였던 권인하였고 또다른 한 사람이 바로 유재하였죠.
특히 이 노래 도입부의 가사인 '헝클어진 머릿결 이젠 빗어봐도 말을 듣지 않고'는 유재하가 늘 장발에 헝클어진 머리로 다니던 문관철을 보고 떠올린 가사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노래 역시 문관철의 1집 발매가 기약없이 미뤄지며 결국 이문세의 노래로 세상에 먼저 빛을 보게 되었죠. 직접 들은건 아니지만 이문세는 어느 방송에서 유재하가 좋은 노래는 다 자기가 가져가고 자기에게는 이 노래만 주더라 하면서 웃었다는데요. 또 다른 이야기에 따르면 정작 유재하는 이 노래가 이문세에게 갔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고도 합니다. 이문세가 부르는 걸 듣고 그제야 알았다고 하더군요. 과연 누구의 이야기가 맞을까요?
이 노래도 익숙하시죠?
바로 김장훈의 히트곡인 오페라도 문관철이 먼저 불렀습니다. 그것도 무려 그의 1집 앨범 타이틀 곡이었죠. 앞의 두 노래와는 다르게 적어도 자기가 먼저 세상에 내보였다는 사실은 위안이 되겠네요.
30년도 전에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시대를 앞서간 노래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또 김현식이네요
이 노래는 김현식의 유작 앨범인 7집에 수록되어 그의 미완성 곡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지만
역시 문관철이 원곡자였습니다. 그리고 미완성 곡도 아니죠.
김현식은 이 노래를 1절만 두번 불러서 미완성 곡이라고 알려지게 됐습니다.
문관철은 이후 2집과 3집을 발표했지만 역시 빛을 보지 못했고
사업등 다른 일을 하다가 4집 앨범을 발표했지만 역시 세상에 널리 알려지진 못했습니다.
며칠전 프리한 19라는 예능 프로에서 원곡자 보다 유명한 리메이크 곡 특집에서 우연히 문관철이라는 가수를 알게 되었고 그의 노래를 찾아 듣다 보니 참으로 아까운 가수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작이 지독히도 불운했기에 결국 그걸 극복 못하고 빛을 보지못한 그런 가수였고
동시에 그와 이런저런 이유로 얽힌, 지금으로는 그 속사정을 다 알수없는 여러 가수들
가객 김현식, 불세출의 천재 유재하, 두 말 하면 입아픈 이문세등, 그 사이에서 이 사연많은 가수는
무슨 생각을 하며 그들을 지켜봤을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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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이네요~
크건작건 주변에서 볼수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정말 원망이 컸을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