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추억소환] 그 시절 공터 놀이들, 기억나십니까?
제가 한참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80년대 초중반 국딩 시절의 서울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살던 동네 주변 1킬로미터 반경 이내에 제일 높은 건물은, 1982년 당시에는 새로 지은 10층짜리 우성 아파트였을 정도니까요.(나중에 진로도매센터(?)가 생기면서 18층 건물로 기록을 경신했었죠) 아파트 주차장도 지금과는 달리 지상 주차장만으로도 충분했었던 시절, 굳이 학교 운동장을 찾지 않더라도 동네 곳곳에 공터가 많았습니다.
공터에서 공 하나, 혹은 망(놀이돌) 하나만 있으면 여럿이 어울려 놀면서 하루가 너무나 짧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 당시 함께했었던 놀이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역마다 이름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던것 같지만, 아마 그 형태는 대동소이했을거라 믿어지는데요. 회원 여러분께서 공터에서 즐기던 놀이는 무엇이었나요? 먼저 제가 했던 놀이들을 소개합니다.
공기놀이
국딩시절 쉬는 시간이면 여학생들과 함께 교실 앞뒤에서 하곤 했던 공기놀이입니다. 여러가지 룰이 있었는데요. 영상을 보니 처음 보는 룰도 있네요. 가끔 있는 집 친구들은 공기를 일부러 여러 세트 사서, 공기돌 속에 든 무게추를 자신에게 딱 맞는 수준으로 커스터마이징(?) 하기도 했습니다.
구슬치기
일단은 구슬치기라고 해 놓았지만, 어마어마하게 많은 게임 방법이 존재했는데요. 땅바닥에 구멍을 파고 하는 기본적인 방식 이외에도, 약간의 사행성(?)이 가미된 방식도 여러가지 있었습니다. 덕분에 동네 구슬치기 대장의 양철 보관함에는, 형형색색 구슬들이 그 위용을 뽐냈던 기억이 나는군요.
다방구
별다른 도구 없이도 친구들 몇명만 모이면 쉽게 할수 있었던 게임이라서, 저학년 시절에 많이 했던 기억입니다. 조금 고학년이 되고 나서는 구기종목으로 옮겨갔지만, 영상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는군요.
딱지치기
구슬치기 못지 않게 수많은 바리에이션이 있었던 놀이입니다. 위 영상에 나오는 놀이를 보니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데요. 무릇 저희 동네에서 딱지의 최강자는 아버지가 접어주신, 달력을 튼튼히 접은 넓적한 딱지였죠. 그 손맛과 찰진 사운드가 아직도 귓가에 선합니다.
땅따먹기
땅바닥에 금을 그을수 있는 공터와, 적당한 망만 있으면 할수 있었던 놀이입니다. 아무 망이나 상관없긴 했지만, 보통은 넓적하고 힘조절이 간편한 타일 조각을 많이 선호했는데요. 같이 어울려서 하다보면 친구들간의 성격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던 기억이 납니다. 곧죽어도 크게 크게 한방을 노리는 친구가 있었는가 하면, 안전 위주로 딱 자신이 돌아올수 있는 만큼만 야금야금 먹어가는 친구들도 있었죠.
돈까스
이것도 지역마다 이름이 조금씩 달랐다고 하는데요. 일단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돈까스였습니다. 공터에서는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면 충분하고, 주차장같은 아스팔트 바닥에서는 맨홀 뚜껑을 매개로 친구들끼리 즐겼던 놀이죠.
말뚝박기
여학생들과 섞여서 했던 국딩 시절도 재미있었지만, 역시 말뚝박기는 중딩시절 하드코어(?)한 무규칙으로 할때가 제일 재미있었던 기억입니다. 책걸상을 한쪽으로 쭉 밀고는 친구들과 즐겼는데요. 옆으로 뛰기나 책상밟고 뛰기 등등 기술을 쓰는 재미가 쏠쏠했죠. 나중에 암묵적으로 금지된 기술이 있었으니, 허리 위를 밟고 뛰어가는 기술이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사람은 많고 아무런 도구도 없었을때 하던 놀이였는데요. 무엇보다도 심판이 중요했던 기억입니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할때는 싸움이 나는 경우가 많아서, 교사의 감독 아래에서 하던 기억이 나는군요.
발야구
발야구에도 투수가 있었죠. 나름 금을 그어놓고 금을 벗어나면 볼이기도 했고요. 그래도 일단 손보다 몇배의 파워를 가진 발로 하다보니 진기명기가 속출했는데요. 그래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장면은, 동네에 하나씩 있는 걸출한 투수(?)들이 절묘하게 헛발질을 유도할때였습니다.
부루마블류의 보드게임
우주왕복선과 대한민국, 별장, 건물, 호텔... 아마도 부루마블을 해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기억에 남는 단어일겁니다. 보통은 플레이어 하나가 은행을 겸하곤 했는데요. 가끔 플레이는 안하고 은행가와 황금열쇠 해설을 맡아주는 친구가 있으면 더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졸리 보드게임도 많이 했는데요. 그건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릴 예정이어서 이만 줄입니다.
사방치기
우리 동네에서는 1234라고 했는데요. 게다가 8단까지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다른 동네에서 온 친구들과 해보니 룰이 조금씩 다르더군요. 보기엔 별거 아닌것 같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같이 뛰다보면 운동량도 제법 많았던 놀이로 기억합니다. 이 놀이에서 제일 중요한 기술은 7단과 8단에 안전하게 망을 집어넣는 힘조절(?)이었죠.
얼음땡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이 놀이의 관건은 마지막에 남은 친구가 다른 친구들을 어떻게 '땡'을 해주는가에 달려 있었죠.
오징어
참으로 운동이 많이 되던 놀이였습니다. 하다보면 충돌이 생기곤 했는데요. 나중엔 동네 대항전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무조건 덩치가 크다고 유리한 것은 아니며, 튼튼한 하체가 정말로 중요했죠. 아무리 상체 힘이 강해도 오징어 밖에서는 무조건 깽깽이발이었으니까요.
짬뽕
역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자신이 직접 공을 들고 주먹으로 타격한다는 매우 진취적인 룰의 놀이였었죠. 나름 야구처럼 소수정예로 하면 박진감이 넘쳤던 기억입니다.
팽이치기
팽이에 차근차근 줄을 감아본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백퍼센트 아재일겁니다.
요즘에 초딩들이 하는 팽이를 보니 제법 가격이 나가 보이는 완구더군요. 스피드도 상당하고 말이죠. 그래도 직접 정성스레 줄을 감으면서 돌렸던 자신의 팽이는 정말 각별했습니다.
오늘은 추억의 놀이들을 살짝 돌아보았습니다. 아마도 다음 시간에는 그 시절 가지고 놀았던 보드게임이나 게임북 이야기가 나올것 같은데요.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곧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다음에 '편가르기'편으로
위 지도와 위키쪽 자료들로 찾아서 글 올리셔도 재미있을거 같아요~~
https://ko.wikipedia.org/wiki/%ED%8E%B8_%EA%B0%80%EB%A5%B4%EA%B8%B0_%EA%B5%AC%ED%98%B8 1
2019-07-09 22:12:18
저 어렸을때는 그냥
"뒤집어라 엎어라, 쫄려도 편먹기"
이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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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9 22:18:53
오 마이 갓! 저 살던 곳이 광명은 아니었지만 광명 가까운 서울이었거든요. 정말 저랬습니다. 데덴찌스~ 쫄려도 한판~데덴찌스~ ㅋㅋㅋㅋㅋ 똑같네요. 1
2019-07-09 22:09:49
주먹 야구라는 것을 제가 살던 동네에서는 짬뽕 이라고 했네요. 야구랑 거의 룰이 같았던 것으로 알고 있고 저거 잘 하던 친구 이름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방진남. 잘 살고 있니? 진남아~~ㅋ 1
2019-07-09 22:10:46
네모난 딱지와 함께 동그란 딱지도 있었죠 당시에 인기있던 만화의 장면들이 주로 인쇄돼있던,
네모난 딱지는 직접 종이를 접어서 만들었지만 이건 문방구에서 사야했던 거라 좀 더 치열하게 친구녀석들과 따먹기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양손에 딱지들을 감추고 내가 부르는 항목 예를 들면 글자가 많은순, 적은 순, 테두리에 인쇄된 별의 갯수 등등 상대가 한쪽을 고르면 가장 위에 있는 딱지의 내용에 따라 승패가 갈렸죠
2019-07-09 22:12:12
글높, 글얕, 별높, 별얕.. 뭐 이랬죠. ㅎㅎ
2019-07-09 22:13:34
맞습니다
줄임말은 그때도 많이 썼었네요~
1
2019-07-09 22:12:28
구슬치기중에 땅파고 하는게 1
Updated at 2019-07-09 22:28:17
거의 다 즐겨 해봤고 잘하는 편이지만 공기놀이 만큼은 압도적으로 잘합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독보적인 원탑이었습니다. 딸내미가 공기놀이 배웠다고 와서 도전하길래 한 번에 오십년 꺾는 것을 보여줬지요. ^^ 1
2019-07-09 22:29:48
가생이류의 게임도 종류가 많았죠.. 1
2019-07-09 22:31:18
언급하신거외에 두가지가 기억납니다.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첫째. 납작한 돌을 가지고서 여러 방법으로 상대편의 돌을 넘어뜨리거나 맞추거나 했던 거같은데 가물가물합니다. 양 무릎사이에 돌을 끼워 엉거주춤히가서 넘어뜨리기도 하고, 발등에 돌을 얹어가서 넘어뜨리기도 했던거 깉습니다. 그외 방법과 게임방식은 기억이 안납니다. ㅜㅜ
둘째, 철봉에 술래가 매달리고 한사람씩 달라붙어서 술래가 얼마나 버티는지 겨루는(?) 놀이가 기억납니다--; 아마 몇사람 달라붙어서 숫자세거나 했던거 같은데 기억이 안납니다. ㅜㅜ
Updated at 2019-07-09 22:43:52
첫째는 비석치기, 돌치기라 불렀구요
2019-07-09 22:42:15
오...이름이야 동네마다 좀 달랐을 겁니다만 첫째 놀이는 난이도 순서가 있었던게 살살 기억납니다. 1
2019-07-09 22:36:21
교실복도에서 자주하던 라면땅이 없네요. 1
2019-07-09 22:44:27
탈출 이라고 미끄럼틀에서 하던 놀이가 생각나네요. 1
2019-07-09 22:55:34
진돌 이라는 겜도 동네애들이랑 많이 했었네요. 1
2019-07-09 23:03:08
나이먹기, 38선, 군기 게임이 기억나네요~^^ 1
Updated at 2019-07-09 23:10:08
'와리가리'도 있죠. ^^;
그리고 윗동네, 아랫동네 패싸움(잉? 이건 놀이가 아닌... ^^:;;;;;) 1
2019-07-09 23:10:07
제가 군대있을때 조사한 지역별로 얼음땡 놀이도 1
2019-07-09 23:15:11
기무사는 아닌데 파견대가있어서 놀러가서 그냥 라면은 얻어 먹곤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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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년 게임북들이 좋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