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삼십대 중반 백수... 생각없이 살아온 자신이 한심...
(징징거림 넋두리 주의)
제대로 능력을 키울 생각은 못하고 주제에 또 해보고 싶은것만 많아서
대학때도 휴학하고 이일 저일 해보고
덕분에 졸업도 남들보다 좀 늦게 해 놓고는
또 힘들고 돈 안되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 일 찾는답시고 이일 저일 일년,이년씩 찔끔찔끔 해보다가
마지막 직장이 일은 좋았으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나도 힘들고 막상 별다른 비전조차 보이지 않아
서른몇살 정도에 그만두고 백수 생활에 들어갔습니다.
뭣보다 몸도 여기저기 망가져있었고, 직장생활에 정말 질려버린터라 딱 1년만 인생의 휴가라고 생각하고
장기간 병원다니고 운동하며 건강 다시 챙기고 아무 생각없이 푹 쉬자.... 했습니다만
정말 어영부영 하다보니 일년이 이년되고 이년이 삼년되고 순식간에 나이가 훌쩍 삼십 중반을 넘겨버렸네요.
벌어놓은 돈은 야금야금 다 깎아묵고 정신이 번쩍들어 뒤늦게 여기저기 다시 구직활동을 하고있지만
경력 미천한 삼십중반 신입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듯 하구요.
뭔 피터팬 증후군 같은거라도 되는건지, 노는 시간이 길어져서 그랬던건지, 저 혼자
'그래도 나는 아직 젊은 축일껄?'이라고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근데 여전히 한심한건 아직도 내가 원하는 분야 일을 찾아갈수 있다는 근거없는 희망과 착각이 쉽사리
잦아들질 않는다는 겁니다.
네... 무진장 욕먹겠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대한민국에선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이 천박하고 개인적인 사상이 여전히 사라지질 않는게 문제입니다.
화이트칼라 이외 직종을 절대 무시해서가 아니라
몸 굴려서 하는 일은 아직 나한텐 좀 아니지 않나...하는 이 철없는 생각...
며칠전에 디피에서도 폴리텍 관련 문의하신분 글울 봤는데
저도 부모님이나 주위에서 전기쪽 괜찮다던데 그거라도 공부 해보면 어떠냐 많이 추천하길래
노느니 나을까 싶어서 역시나 별 생각없이 (사실 좀 떠밀리다시피) 시내의 국비지원 전기 학원에
등록하였습니다.
'전기기능사'자격증을 따기위한 반년가량의 수업과정이었는데
뒤늦게 좀 알아보니 '전기기능사'라는게 그닥 메리트있는 자격증처럼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그마저도 쌩 비전공자에겐 매우 어려울거라고...
진짜 막연하게 따놓으면 무슨 전기 관련 업체 같은데라도 취업할수있나? 했더니
그냥 공사판 전기 노가다 인부 or 아파트 건물관리 잡부 일을 하기 위한 자격증 같더군요,
훨씬 더 공부해서 산업기사, 무진장 더 공부해서 기사 자격증까지 따지 않는이상 미래가 없는 분야라는
불안감이 머리를 스치는 순간, 또 다시 갑자기 만사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덮어놓고 국내 취업난을 탓하고 있으면 편한데 양심상 그러진 못하겠고
주변 친구들 모두 번듯한 직장 대리과장 달고 처자식 이루고 재밌게들 사는 와중에 나는 노가다판이나
뛰어야하나 내가 그토록 인생을 엉망으로 잘못살았나 하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니
견기디가 참 힘들고 속이 탑니다.
위로는 모르겠고, 그냥 정신차려라 꾸짖는 말씀이라도 시원하게 좀 듣고 싶어서 디피에 글을 써보네요.
철없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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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 전기 노가다꾼이 보기에 정말 한심해 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