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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M]  마지막 자연흡기! 911 GT3 6개월 1만km 간략 운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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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5-30 15:48:03

지난 주 금요일 밤 퇴근길에

GT3 주행거리 1만km를 넘겼습니다.

작년 11월 11일 출고, 6개월 보름만.


올림픽대로에서 차를 세울 수 없어

10,000 사진은 못 찍고 집에 와서

10,003km를 기록으로 남겼네요.

'1만km의 GT3'라고 억지 의미 부여. ㅋ


출고 당시 차에 대한 소개와 느낌을

워낙 장문으로 써서 1만 탄 지금에도

딱히 추가할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그냥 언급해보면...

 

걱정했던 거에 비해 '편하다'는 것.

웬만한 방지턱은 그냥 넘어갈 수 있어

프론트 리프팅을 쓸 일이 별로 없다는 것.

집과 회사 주차장 정도만 GPS 저장해뒀네요.

가끔 보면 터무니 없이 높은 턱들이 있는데

그런 것만 아니면 다 넘어가집니다.

아... 물론 속도는 30km 정도로 줄여야죠.


시동 걸면 계기판에 파란색 경고등이 뜹니다.

엔진오일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지 않았다는 뜻.

7천RPM까지만 돌리라네요. 네, 7천입니다.

냉간이니 조심해서 달리라는 게 7천. ㅎㅎ

경고등은 몇분 정도 주행하다보면 사라져요.

그러면 9천RPM을 돌려도 됩니다.


처음에 차를 받고 지하 주차장에서 나오려다

미션이 고장난 줄 알았어요. 변속이 잘 안되더라는.

악셀레이터를 밟으면 굉음만 나고 차가 안 갑니다.

알고보니 일반 차들과 달리 시동을 걸고난 후

오일류들이 동력계에 퍼지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1분 정도는 엔진/미션이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아요.

여러모로 레이스카의 DNA가 살아 있다고 할까요. ^^


데일리로 쓰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휠입니다.

315 광폭에 21인치 대형 휠이라 인도 턱에

언제 긁힐지 몰라 꽤 조심조심 운전해요. ㅋ

다행히 7개월째인 지금까지 한번도 긁힌 적 없습니다.


출고 초기에 저속에서 울컥거리던 엔진과 미션도

이젠 ECU가 학습이 됐는지 꽤 안정적이에요.

지금도 가끔은 울컥거릴 때가 있습니다.

좀 밟아주면 '아... 주인님이 쏠려고 하나보다'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RPM을 올립니다.

그런데 정체가 된다든지 해서 악셀오프를 하면

울컥울컥 대며 속도가 줄어들어요. ㅎㅎ


GT3의 성능을 제대로 느끼려면

적어도 시속 150 이상에서 달려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공도에선 불가능하죠. ^^;;

물론 110 이내에서 매뉴얼로 2단 놓고

고RPM 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황홀.

이젠 초고속으로 달릴 간도 없어서

이렇게 즐기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지인들이 동승하거나 구경할 때 놀라는 것...

사이드 미러가 수동이에요. 손으로 접습니다.

3억 가까이 하는 차가 자동으로 안되냐고 깜놀.

GT3는 옵션이 아예 없어요. 온리 수동입니다.

주차해두면 가끔 연락와요. 시동 안 껐다고.

요즘 차들은 시동 끄면 자동으로 접히니. ㅋ

거기에 쿨링 시트도 없고, 핸들 열선도 없... -.-


뒷 공간에 시트가 없는 것도 신기해 합니다.

다른 911은 좁지만 시트가 있어 탈 수 있는데

GT3는 2인승으로 승인 받아 짐칸 용도예요.

골프백과 보스톤백은 조수석 눕혀서 싣습니다.

뒤에 가로로 실리긴 하는데 가죽이 상할까봐. ^^;;


무엇보다 가장 놀라는 것은 9천RPM의 사운드예요.

일반 운전자들은 거의 들어볼 일이 없는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뒤에서 나오니 혼비백산.

2단 기어로 시속 120km까지 돌리면

"이렇게 해도 엔진 망가지지 않냐?"고 묻습니다. ㅎㅎ

당연히 괜찮죠. 그러라고 만든 레이스용 컵카 엔진인데.

이런 미친 듯한 레이스카 DNA의 머신을

15년까지 보증해주는 포르쉐의 기술력이란 정말...


매일매일 GT3와 함께하는 출퇴근길은 즐겁습니다.

다만 늘 조그만 걱정이 마음 한켠에 있어요.

과연 이런 용도로 이런 엄청난 머신을 써도 되는 걸까...

자원의 터무니 없는 낭비가 아닐까...? 라는 생각. ^^;;

말하자면 운동삼아 동네 산책하는데

손흥민 선수를 데리고 다니는 격이랄까요. ㅋ


그래서 미니 일렉트릭을 하나 더 들였고

GT3를 처분하고 편하게 G90이나 탈까...

이런 고민도 가끔 해보곤 합니다. ㅎㅎ

물론 당장 바꿀 일은 없어요.

당분간은 여전히 GT3와 함께!!! ^^



P.S.

차량 외부 사진은 블로그 이웃 제라 님의 작품입니다.

얼마 전 두물머리 드라이빙 가서 찍어주신 것. 감사~



18
Comments
1
2023-05-30 14:40:51
WR
2023-05-30 14:48:32

정말 끝내주는 머신입니다. ^^

2023-05-30 14:52:08

그래도 인제를 한 번은 가봐야하지 않을까요 ㅎㅎ

WR
2023-05-30 14:56:45

서킷은 예전에 주구장창 달려서... 골프가 더 재밌습니다.

이젠 시큰둥해졌어요. 브랜드 행사 때나 갈까...? ㅎㅎ

2023-05-30 18:27:30

9천 RPM의 사운드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WR
2023-05-30 22:11:33

소리 하나로 모든 게 용서됩니다. ㅎㅎ

2023-05-30 18:54:53

길가다 한번 GT3 봤는데 확실히 배기가 까레라랑 다르더라구요~

WR
2023-05-30 22:12:04

시내 도로에선 제소리를 낼 수도 없어요.
그렇게 회전시킬 수가 없으니... ^^

2023-05-30 19:05:51

나이가 먹을 수록 끌리는 차 입니다. 포르쉐 . . . 

GT3 . . .제 드림카네요~ +_+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예전 흰둥이처럼 오랫동안 무사고 안전운전 기원드립니다. ^^b

WR
2023-05-30 22:12:32

흰렁이처럼 무탈하게 오래 타보겠습니다. ^^

2023-05-31 10:20:13

그러고보니  저는 한번도 못타봤네요

 

한번만 태워주세요  ...     저도  가슴떨리는  엔진소리 함 들어보고 싶습니다  

WR
1
2023-05-31 13:46:53

언제든 좋습니다! 톡으로 시간 맞춰보시죠. ^^

Updated at 2023-05-31 11:42:51

저도 사실은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그냥 노말 4로 사긴 했습니다만, 

사놓고 보니 그나마도 제대로 즐기고 있지 않는것 같아서 개구리한테 많이 미안하더군요.

정말 포르쉐같은 차들은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점이 제일 아쉽습니다.

특히 GT3는 더욱 더 달리라고 나온 차 인데 말이죠.

근데 GT3 하고 페라리 로마 하고 둘 중에 다시 고르라고 하셔도 GT3 사실건가요?  물론 로마가 쬐끔 더 비싸긴 하지만요.

WR
1
2023-05-31 13:47:09

로마가 훨 이쁘죠! ㅋㅋ

2023-05-31 12:40:50

 8년 뒤 제찬데 벌써 처분이라뇨 안됩니다!!! ㅎㅎ

WR
2023-05-31 13:47:31

15년까지 보증이라니까 자꾸 까먹으심. ㅋㅋ

2023-05-31 16:36:56

제겐 너무 과한 스펙이다 싶으면서도 보고있으면 인생에 한번쯤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WR
2023-05-31 21:47:58

싸게 드릴게. 인수해가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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