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요약하면, 프랑스판 UBD는 기존 국내 정식 발매된 Blu-ray(이하 BD)와는 색감과 명암의 방향성이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이 방향성 자체는 (2021년에 발매된)미국 크라이테리온판 BD에서 큰 틀이 잡힌 이른바 '새로운 살추 영상'이고, 여기서 작성된 마스터가 동 시기에 발매된 해외 BD들 및 프랑스판 UBD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다만 프랑스판 UBD는 크라이테리온판 BD와 완전 동일한 경향은 또 아닙니다. 리뷰에도 자세히 언급한 대로, 색감과 명암면에서 어느 정도 과거 국내 정발된 BD의 그림으로 살짝 다가간 모양새고요. 물론 그 정도를 따진다면 정발 BD와 크라 BD의 한가운데 정도라고 말할 순 없고 여전히 크라 BD의 영상 대전제를 따른 상태에서 소심하게 반항(?)한 정도지만, 분명 크라판 대비 좀 더 보기 편하면서 & 4K 출력의 우위를 맛볼 수 있는 그림으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프랑스판 UBD의 영상은, 현 시점에서 가장 질 좋으면서도 재현하기 편한 살추의 영상이기도 합니다. 단지 그 색감과 명암의 방향성 자체가 아예 취향이 아니라면, 과거 정발된 살인의 추억 BD를 보는 것이 최선인 것이고요. 그러므로 이번에 정식 발매 예정인 UBD의 선택도 이것을 첫 번째 기준으로 삼아도 좋다고 봅니다.

2. 음성에 대하여

다음으로 음성의 경우, 정발 UBD 고지에 따르면 프랑스판 UBD와 스펙이 다릅니다.

프랑스판 UBD: DTS-HD MA 5.1ch 한국어(및 DTS-HD MA 2.0ch 프랑스어)
한국판 UBD: DTS-HD MA 7.1ch 한국어/ 동 포맷 2.0ch 한국어

일단 한국판의 DTS-HD MA 7.1ch 트랙은, 과거 국내 정식 발매된 BD의 메인 오디오 트랙을 (디지털 마스터 상태로)가져온 게 아닐까 싶기는 합니다. 하지만 새롭게 리마스터 혹은 최소한 믹싱 디자인을 달리 했다면 세일즈 포인트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니, 펀딩 주관사든 제작 주관사든 표명해 주면 좋겠지요.

대신 DTS-HD MA 2.0ch 트랙은 과거 국내 정발 BD에는 없던 포맷(정발 BD의 스테레오 트랙은 DD 2.0ch)이므로, 이건 7.1ch 트랙을 모태로 다운믹스해서 작성했을 수도 있고 or 인코딩 전의 디지털 마스터를 모태로 인코더만 다르게 썼을 수도 있는 등 몇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시스템의 다운 믹스 퀄리티가 부실한 스테레오 시스템 사용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는 장점은 있고요.

따라서 이 부분은 제작 주관사에서 제작 과정을 밝히는 게 아니라면, 발매 후에 살펴보는 것 정도가 최선이라 봅니다.

3. 서플리먼트에 대하여

한편 서플리먼트의 경우, 이번 정발 UBD는 과거 정발 BD의 모든 서플리먼트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 추가로 개봉 20주년 기념 봉 준호 감독 특별 인터뷰 영상을 수록했습니다. 공지의 표기로 미루어 서플리먼트는 모두 (UBD 패키지에 동봉되는)본편 BD에 수록되는 것으로 보이고요.

이쪽은 기존 한국 제작 서플은 코멘터리 1종만 가져 가고 별도의 추가 인터뷰 영상을 2종 수록한 프랑스판이나, 코멘터리 3종(한국 제작 2종 + 크라 자체 제작 1종)에다 오리지널 제작 특전 영상도 많은 크라이테리온판에 비하면 신선함은 좀 없긴 합니다. 필자의 경우 살추 서플리먼트는, 워낙 정발 DVD 시절부터도 이미 물릴만큼 봤었다보니.

대신 정발 UBD는 새로 제작되는 북클릿 구성이 (일단 발표된 항목으로 미루어 볼 때)알찬 편이라, 분량만 잘 챙긴다면 꽤 좋은 특전 인쇄물이 되리라는 기대는 있습니다.

요약하면 이번 정식 발매 예정인 살인의 추억 UBD는 이런 모양새입니다.

> 영상은 4K/ SDR 스펙이지만, 정발 BD를 4K 업 스케일링해 보는 것과는 아예 다른 그림이고 & 크라이테리온 BD를 4K 업 스케일링해서 본다 해도 같은 느낌으로 나오지 않는다.

> 음성은 정발 BD의 메인 트랙을 가져온 것이 유력시되지만 고지한 바 없으니 확신할 순 없되, 추가로 스테레오 유저를 위한 배려는 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 서플은 과거 정발 DVD - BD 대비 봉 준호 감독의 특별 인터뷰 영상만 추가된 셈이므로, 사실상 이 영상의 분량과 구성이 정발 UBD 서플리먼트의 가치 척도가 될 것이다.

추가로 필자는 프랑스판 UBD의 영상을 충분히 괜찮은 느낌으로 보기도 했거니와 HDR 그레이딩이 (감독, 촬영 감독이 생각한)제작상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표된 이상 그에 수긍하기도 하기에, 이번 정식 발매 UBD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보충: 필자의 HDR 그레이딩에 대한 견해는, 하단 링크 게시글을 참조하시면 좋습니다.)

그래서 펀딩에도 참여했고: 그러므로 (이전에도 잠시 당부한대로)앞으로도 작은 사안까지 잘 살피면서, 패키지라든가 북클릿 등 제반 사항을 모두 잘 챙겨서 > 한국 나름대로의 [ 살인의 추억 ] '한국판 마스터피스 디스크'를 만들어 주길 바라고 있고요.

아울러 그렇게만 되면 프랑스어 자막 Off 불가능한 프랑스판 UBD를 굳이 (자막 이동 기능까지 동원하며)권할 일 없고, 크라이테리온은 기존에 권한대로 추가 서플리먼트용 디스크로 생각하시라 하면 되고... 필자로선 나름대로 추천하기 편해지겠다 싶어서 좋겠다 싶습니다. 물론 가끔 정발 BD의 영상을 다시 보는 것도, 그건 그거 나름대로 봉 준호 감독님의 예전 선택을 본다는 의미에서 좋겠고요. 말하자면 양손의 꽃(들)이겠네요.

PS: 필자의 HDR 그레이딩에 대한 견해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250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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