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스피커 업그레이드 후 재생하면 좋은 디스크 3선
그럭저럭 긴 시간동안 이런저런 리뷰를 게재하다보니, 필자에게도 여러가지 문의가 들어오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리차 쪽지함과 메일 등을 살펴보자니, 개중에서 디스크 관련 질문으로 가장 많이 들어온 건 '돌비 애트모스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타이틀 추천 부탁'이네요.
헌데 돌비 애트모스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타이틀 추천... 은 사실 본 게시판에 꽤나 많이 나온 주제이니 그다지 유니크하지 않다 싶어서, 본 게시물은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운드 기기 업그레이드 후에 재생하면 좋은 디스크 3선'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 여기서 말하는 컨텐츠는 모두 '디스크'로 즐길 때 기준입니다. 이유는 모든 컨텐츠가 VOD/ 스트리밍일 때는 각각의 디스크 애트모스가 갖는 장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며, 차이 체감 역시 상대적으로 흐리멍텅해지기 때문입니다.
1. 포드 v 페라리 4K UltraHD Blu-ray (서브 우퍼, 리어/서라운드 스피커 업그레이드 확인용)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2264598
포드 v 페라리는 4K UltraHD Blu-ray에만 돌비 애트모스가 수록되었습니다.(Blu-ray에는 DTS-HD MA 7.1ch가 메인 오디오 트랙) 참고로 두 디스크 모두 국내 정식 발매되었지만, 4K 쪽은 구하기가 어려우니 한국어 자막이 수록된 북미판을 권합니다.(북미판 4K 패키지 동봉 Blu-ray에는 한국어 자막 없음)
일단 포드 v 페라리의 돌비 애트모스는, 저역이 아주 깊게 떨어지며 전체 밸런스를 거기에 맞춰 디자인해서, 그 저역을 제대로 파워풀하게 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야 중역 밀도감 + 단단하면서 깊은 저역의 조화까지 제대로 재생 > 그 덕에 실제로 채록한 차량 엔진음이니 각종 기계음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선 서브 우퍼 업그레이드 후에, 얘가 얼마나 밥값을 하는지 알아보고 싶을 때 시험하기에 좋은 타이틀입니다. 물론 이는 뒤집어 말하면 저역 재생력이 부족한 시스템에선 어필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되므로, 만약 서브 우퍼를 제대로 쓸 수 없는 환경이라면 차라리 Blu-ray 메인 트랙인 DTS-HD MA로 듣는 게 (상대적인)고역의 날카로움이 귀에 쉽게 들어와서 더 인상적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서브 우퍼의 그레이드 업으로 인해 전체 서라운드의 저역 부담을 거뜬히 짊어질 수 있게 되었거나 or 아예 리어/서라운드 스피커를 북쉘프에서 톨보이급으로 바꾼 후라면, 소위 '운전 체험'이 한층 완벽해지는 감각을 얻는 애트모스 사운드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시스템 중/저역이 얼마나 잘 나오는지 시험해 보고 싶다면, 포드 v 페라리 4K UltraHD Blu-ray를 틀고 운전 장면에서 시청하는 내가 운전대를 잡고 질주하는 듯한 느낌이 나오는지 확인해 보면 됩니다.
2. 놉 4K UltraHD Blu-ray & Blu-ray (오버헤드 스피커, 리어/서라운드 스피커 업그레이드 확인용)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dpreview&wr_id=69658
놉은 한국 내 Blu-ray만 정식 발매되었지만, 수록 애트모스 트랙이 4K UltraHD Blu-ray와 동일한 수준이므로 음성만으로 따진다면 정식 발매된 Blu-ray도 마찬가지 체험이 가능합니다.
놉은 특히 오버헤드 스피커 데모로 아주 좋은 타이틀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작중의 '그 녀석'이 너울너울 떠다니면서 들려주는 그 '압박감'을 제대로 재현하려면, 다른 무엇보다 오버헤드 스피커의 저역 재현성이 좋아야 하며 + 동시에 비오는 장면 등 오버헤드 채널을 적극적으로 쓰는 장면들은 오버헤드 스피커의 배치/ 공간 확보가 모두 중요시됩니다.
말하자면 공간이 높고 오버헤드 채널 수에 맞게 배치가 정확하며 오버헤드 스피커의 저역 재현성이 좋아질 수록, '그 녀석'이 더 크고 무겁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더하여 리어/서라운드 스피커가 오버헤드 스피커와 연계성이 좋으면 좋을 수록, 애트모스가 그려내는 사운드 공간감이 점이나 선이 아니라 '면'으로 청취 공간을 감싸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양질의 애트모스 디자인 타이틀이기도 하고.
따라서 놉은 (4K UltraHD Blu-ray든 Blu-ray든)오버헤드 스피커와 리어/서라운드 스피커의 중저역 재현성이 좋아지면 좋아질 수록, '그 녀석'이 가져다주는 공포가 커지면서 작중 인물들의 심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오버헤드 스피커를 중시하는 분이라면, 놉의 재현성을 늘 염두에 두시길.
3. 탑건: 매버릭 4K UltraHD Blu-ray & Blu-ray (모든 스피커와 시스템 업그레이드 확인용)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dpreview&wr_id=69524
탑건: 매버릭은 두 디스크 모두 국내 정식 발매되었으며, 두 디스크 모두 동일한 돌비 애트모스 트랙을 수록했습니다.
이 탑건: 매버릭의 디스크 애트모스 사운드 특성에 대해서는 (DP 공식 리뷰에도 자세하게 언급했지만),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처음 들었을 땐 그저 음압과 스케일만으로 시청자를 압도하려는 듯하지만, 스피커를 포함한 전체 사운드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되면 될 수록 > 사운드 스케일이 커지면서 그 이상으로 사운드 디테일까지 정교하게 들리게 되는 애트모스'.
이런 특성이 있기에 탑건: 매버릭의 디스크 애트모스는 스케일 재현이 어려운 환경에선 디테일만이라도 영화관보다 더 정교하게 들을 수 있고, 디테일 재현이 어려운 시스템(프로 오디오 환경이라든지)에서는 시원한 음압으로 일단 사람을 휘어잡을 수 있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타이틀로 등극했습니다.
또한 이 강점 덕에 사운드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되면 될 수록, 바로바로 업그레이드한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애트모스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a. 서브우퍼를 업그레이드하면 대표적으로 노즐 발진음 덕에 몸과 좌석이 모두 다 떨리면서 & 초저역을 포함한 저역의 디테일이 살아나고
b. 프런트를 업그레이드하면 특히 조종 시에 전면부를 감싸는 듯한 맛이 커지면서 & 기총 소사음 등이 디테일하게 울리며
c. 오버헤드를 업그레이드하면 천장에서 울리는 소리들이 단순히 '울린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시청 공간을 소리의 뚜껑으로 뒤덮으면서 & 바람 가르는 소리 등 오버헤드 사운드 디테일까지 느껴지고
d. 리어/서라운드까지 업그레이드하면, 마침내 시청자의 눈앞에서 머리 뒤까지 모든 사운드의 스케일과 디테일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궁극 애트모스 사운드의 정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 영화관에서 제대로 재현된 건 '스케일' 쪽입니다. 대신 그 음압과 스케일 재현에만 주목하다보니, 간단히 말해서 국내 영화관에서는 오토바이 질주음과 전투기 발진음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냥 크다'로 뭉뚱그려진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다릅니다. 일례로 거대한 프런트에 비해 리어는 어쩔 수 없이 작게 촘촘하게 여러 방면에서 박을 수밖에 없는 영화관과 달리, 가정에서는 오히려 (전용 설계 공간을 갖는다는 전제가 붙지만)그 점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상술한 d 처럼 하는 김에 만약 리어/서라운드 스피커를 프런트와 동일한 톨보이로 맞추기까지 할 경우, 탑건: 매버릭의 애트모스 사운드는 결이 아예 달라지는 수준으로 업 그레이드 됩니다.
e. 다만 a-d가 완벽해지기 위해서는, 이 모두를 제대로 핸들링 할 수 있는 앰프 & 공간 & (필요하다면)룸 보정까지 전부 동원되어야 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위 a-d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 느낀다면, a-e 중 어떤 것이든 아직 더 올라갈 여지가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해도 무방.
많은 분들에게 저마다의 기준이 되는 디스크가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사운드 기기 업그레이드 후에 재생하면 좋은 디스크 3선은 이렇게 육(포드 v 페라리), 해(탑건: 매버릭), 공(놉)에 걸친 3개 타이틀입니다.
물론 이들은 시스템의 구성, 사운드 캘리브레이션 상태, 청취 볼륨 등에 따라 > 업그레이드를 하더라도 그 체감폭이 줄어들 수도 있고 커질 수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모두 다 위와 같은 포인트들을 내포하고 있는 절대적으로 하이 레벨 퀄리티 디스크들이지만, 그걸 얼마나 재현할지는 시청자의 몫인 셈입니다.
따라서 사운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꾀하는 시청자라면, 위 세 디스크를 모두 갖추시고 늘 가까이 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마침 셋 다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해서, 디스크로 갖추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일품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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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탑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