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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뮤지컬 엘리자베트(우리나라 엘리자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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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3-13 15:55:54

 2021년 오스트리아 쇤부른 궁전 야외 공연 뮤지컬 엘리자베트 블루레이입니다. 출시는 약 2개월 정도 되었는데 솔직히 출시될 거라는 생각을 못한 타이틀입니다. 물론 야외 콘서트 형식을 취하고 있어 매우 아쉽기는 하지만,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익숙한 몇 곡을 기반으로 대충 영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자막의 도움을 받아 전체 영상을 어느 정도 고화질로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우선 뮤지컬 엘리자베트를 소개해드리기 전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뮤지컬에는 라이센스 작품은 있어도 오리지널이라 부르는 원작은 따로 없습니다. 예로 이 작품 뮤지컬 엘리자베트가 199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연되기 시작했지만 1992년 공연도 그냥 하나의 작품이고 우리나라가 2012년에 첫 공연을 시작한 것도 다른 하나의 작품일 뿐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작품 간 비교를 절대 하지 마시라는 의미입니다.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호불호 외에는 작품 간 비교를 통해 무언가 하는 행위는 아무 의미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제가 몇 곡을 선정하여 서로 다른 작품을 통해 비교할 예정인데, 이 비교는 작품 간 우열이 아니라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제 견해를 위해서일 뿐입니다.

 그리고 해외 작품이므로 우리나라 작품 엘리자벳이 아닌 엘리자베트로 합니다.

 

 2021년 공연에서 죽음(독일어 토드, 영어 데쓰) 역을 한 마르크 자이페르트입니다.  이 공연에서는 엘리자베트 역을 청년기와 그 이후로 구분하여 각 별도의 배우가 담당합니다. 청년기에는 알바 알라우이, 그 이후는 피아 다우어스와 더불어 해외 작품 기준으로 양대 엘리자베트라 평가 받는 마야 하크보르트가 담당합니다.

 

  뮤지컬 엘리자베트는 1992년 오스트리아 빈 공연 작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꽤 많은 작품이 라이센스를 통해 공연이 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우리나라도 2012년을 시작으로 독립 작품을 공연했습니다.

  이 작품은 프롤로그와 2막 구성으로, 19세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실존 인물 엘리자베트 왕비를 중심으로 죽음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추가하여 좀 더 극화한 엘리자베트 왕비 일대기에 가까운 음악극입니다. 

 

A)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독일어 권역에서 연극 등 예술 장르 공연에서는 베르톨트 브레히트 연출 기법인 낯설기 하기가 필수로 존재하고, 이 작품 뮤지컬 엘리자베트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거의 첫 부분에 등장합니다. 바로 왕비 암살범 루케니가 이렇게 주장하죠. " 엘리자베트 왕비가 죽음을 원했다"

 그러나 장치로써의 루케니의 주장은 연출 기법으로써 낯설기 하기를 벗어나 앞으로 극이 전개될 모습에 대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는, 자칫하면 루케니의 주장이 극 진행 기초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즉 앞으로 전개될 극 중심이 엘리자베트가 죽음을 원했다라는 증거들로 채워지겠구나 하는 선입견이 오히려 극 몰입에 엄청난 장애가 될 수 있고, 극 진행이 인식과  다르게  반전 양식으로 엘리자베트가 스스로 선택한 삶을, 적어도 그녀만의 기준에 따라, 치열하게 살았음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극 초반 프롤로그에 그런 장치를 설정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죠.  낯설기 하기의 대상이 테러를 당해 사망한 실존 인물이고, 그 사실 자체가 변하지 않는 이상 새롭게 보게 한다라는 의미의 낯설기 하기 기법에 전혀 적합치 않죠. 즉, 사실에 반하는 데에 대해 주장하는 자가 어떤 변명을 하고, 묘사를 다르게 하고, 위치를 다르게 하고, 장소를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그녀가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사주했다는 증거가 없는 한, 테러로 원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한 그것 자체를 새롭게 볼 수 없으니 말이죠. 그러나 이런 장치는 독일어 권역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독일어권 극 연출가들과 관객들은 이미 이런 베르톨트 브레히트 기법에 너무 익숙해 있어서 말이죠.  저는 이런 방식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기득권이 되면 기득권인 줄 모르죠.

 따라서 루케니의 저 주장은 그저 관객들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죽은 인물들을 소환하여 역시 이미 사라져 버려 없어진 그 시대 세상을 구성하게 하는 외에는, 대사 자체로는  아무런 역할도 없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B) 뮤지컬 엘리자베트는 이 두 곡 사이에 존재한다.

 1막 초반 엘리자베트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음을 만나게 되는 곡 Rondo Schwarzer Prinz 론도- 검은 왕자(론도 이 곡은 1992년 공연 곡 Schwarzer Prinz와는 다른 곡입니다. 이 두 곡은 작품마다 다르게 선곡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어떤 곡을 사용하든 초반 주제는 동일합니다.)와 극 제일 끝이자 2막 마지막 곡 Der Schleier fällt 막이 내려고(이 번역은 제 것이고, 우리나라 공연에서는 베일은 떨어지고입니다) 이 두 곡은 시작과 끝 역할을 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B-1) Rondo Schwarzer Prinz 

 

 B-2) Der Schleier fällt 

  이 곡 중 처음에 나오는 Der Schleier fällt/ Verlass die Schatten 이 두분에 대한 우리나라 번역 포함 비독일어 권역에서 베일은 떨어지고 /그림자를 뭐 이렇게 번역하거나 이번 블루레이 출시된 것처럼 번역 자체를 하지 않는, 이렇게 두 방식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모두 제가 이해를 하지 못해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찾아보다가 더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어 나는 여기서 만족하자의 번역이 다음과 같습니다. 

 이 곡이 루케니가 엘리자베트 왕비를 암살하고 그 직후 엘리자베트가 죽었음에도 그녀가 판타지 형태로 부활하는 중에 죽음이 부르는 노래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번역했습니다.

Der Schleier fällt 막이 내리는구나/ Verlass die Schatten 의지할 곳 없는 영혼이여  

 

B-3) 극 전체의 연관성이 아닌 음악 Reprise(반복사용)를 고려하면 2막의 Mach auf(열어주오)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고부 간 갈등 관계에서 엘리자베트가 남편 요제프 왕에게 하는 거의 최후 통첩에 가까운 노래일 겁니다.

 

 

이제, B)를 통해 소개한 이 두 곡을 기둥 삼아 제가 선정한 곡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C) 1막 엘리자베트와 요제프가 결혼을 하려는 과정에서 죽음이 찾아와 부르는 노래

마지막 춤입니다.

 

D) 1막에서 엘리자베트의 결혼 후 바로 시작되는 불화를 암시하는 노래 

ich gehör nur mir 나는 내 것이야(번역이 너무 이상합니다-_-)

D-1)피아 다우어스

 

D-2) 마야 하크보르트

 

D-3)안네미에크 반 담

 

D-4)이지혜

 

 E)  2막에는 2001년 독일 작품에서 처음으로 초연되고 이후 거의 모든 독립 작품에서 사용되고 있는 노래 Wenn Ich Tanzen Will(내가 춤추고 싶을 때가 있다면)가 있습니다. 이 노래는 각 작품마다 특색을 달리하는데 그것은 작품을 만드는 곳의 음악 성향에 의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독어권 작품에서는 엘리자베트와 죽음 간 주고 받는 밀당이 대단하고, 우리나라는 엘리자베트와 죽음이 함께 발산하는 감성 측면에 더 중심을 두는 듯 합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목소리 선율 자체가 가진 힘보다는 악기 선율을 중심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노래의 목표를 두기에 그런 차이가 발생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노래 일부에 대한 제 번역도 소개합니다.

다른 부분에서는 저도 만족하는데 특히나 "너의 시선 안에서"이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아서

 평상시 감상할 때 제 번역으로 대치합니다-_-

Wenn ich tanzen will

Dann tanze ich auf meine ganz besond're Art

Am Rand des Abgrunds

Oder nur in deinem Blick

내가 춤추고 싶어할 때 

그러면 나는 나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춤을 추겠어

지옥의 끝자락에서든지 보는 이가 너뿐이라고 해도 상관없이


 E-1)  정말 밀당이 대단한 피아 다우어스와 우베 크루거

 

E-2)우리나라 신성록과 이지혜의 홍보 뮤직 비디오

 들으시면 아시겠지만 악기 선율이 우선입니다. 그러다 보니 목소리 선율의 기본이 되는 가사 일부에 대해  따로 끊어서 대응하기보다는 전부 이어 매끄럽게 하고 나아가 다른 작품에서는 없는 단어 "장소"를 추가하고 있습니다. 시간 장소 음악....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이게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독립 작품이니까요.

 

 

F) 2막 중반부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고 Die Schatten werden länger

 

 

G) 아들 루돌프가 마이얼링에서 자살하기 전 모자 관계를 보여주는 노래

내가 어머니가 바라보는 거울이었으면 Wenn ich dein Spiegel wär 

합스부르크 왕가의 왕위계승자1위는 모두 비운의 인물이 되었군요.  엘리자베트 왕비 친아들

루돌프는 마이얼링에서 자살하고, 루돌프를 이은 다른 왕위계승자는 사라예보에서 암살되었으니... 

 

 

글을 맺으면서

뮤지컬 엘리자베스 20주년 기념 콘서트 영상 한 부분입니다.

님의 서명
자유로움은 불편을 친구로 삼는다
그리고
오늘의 내가 퇴장하면 그것이 과거이고
오늘의 내가 등장하면 그것이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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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3-10 23:42:44

오, 뮤지컬 엘리자베스까지 리뷰를 해주시다니 존경스럽네요! 뮤지컬 엘리자베스는 거의 모르지만 많이 배워갑니다^^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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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0 23:49:08

으윽 너무 부담입니다;;;

뮤지컬 또한 오페라입니다. 

작곡가에 의해 뮤지컬이 될지 오페라가 될지 오페레타가 될지 바그너 형 음악극이 될지 정해지며 

다만 작품 전체를 구성하는 요소와 관련하여 어떤 부분에 한정하든 전부든 

자유로움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2023-03-11 01:19:35

오, 엘리자벳을 보신 분이 계셔서 무척 반갑습니다.

저는 공연은 국내 옥주현, 신설록 주연의 공연을 보았었습니다.

음악이 모두 좋아 음악 CD를 구매해서 듣고 다녔습니다.

 

해외공연은 Annemieke Van Dam의 여리한 목소리도 좋고, Maya Hakvoort의 힘 있는 목소리도 좋습니다.

토드 역의 Rondo Schwarzer Prinz도 유명하죠.

옥주현의 엘리자벳도 어린시절부터 나이든 배역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노래 목소리 변화가 발군이었습니다. 김준수의 토드 버전은 가요를 튿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 특이한 개성이었습니다.

 

나는 나만의 것, 참 좋죠. 반갑습니다.

WR
2023-03-11 01:28:52

저는 국내든 해외든 작품을 직접 현장에서 관람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국내 작품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연 예술 다 합쳐도 뮤지컬 한 장르에 미치지 못할 거라는 평도 있더군요.

이번 쇤부른 여름 궁전 야외 공연 블루레이가 출시되어서 참 좋습니다.^^

우리나라 작품 엘리자벳도 매체 형태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여건이 매체 출시와는 거리가 있어 무척 아쉽습니다.

 

 

 

2023-03-11 01:39:34

네 국내 DVD나 블루레이는 없고 음반만 있어 아쉽습니다.

해외 블루레이가 나왔다면 구매를 고려해 보아야 겠네요.

 

엘리자벳의 스핀오프격인 황태자 루돌프의 뮤지컬 넘버도 좋습니다.

엘리자벳과 황태자 루돌프는 국내 공연을 자주하니 기회가 되시면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Updated at 2023-03-11 09:49:52

구입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품절됐네요. ㅜㅜ
많이 궁금했는데 리뷰 감사합니다.
전 엘리자벳을 처음 접했던게 김준수랑 실베스터 르베이가 했던 뮤지컬 콘서트 DVD에서였는요. 우베 크루거도 나왔구요.
이후에 뮤지컬도 보고, 음악이 좋아서 엘리자벳 라이센스 버전 CD들이랑 루돌프 배우가 냈던 듀엣앨범(엘리자벳 노래는 그림자는 길어지고만 들어있음)도 구입하고, 새 캐스트들 음원 나오면 그것도 듣고 했었네요.
지금도 밀크(박은태), 마지막 춤(전동석), 나는 나만의 것(옥주현, 조정은), 그림자는 길어지고(김승대, 전동석)는 자주 듣네요.
링크걸어주신 유투브는 천천히 다 봐야겠어요. 다시 한 번 리뷰 감사합니다.

WR
2023-03-11 11:44:04

제 생각보다 일찍 품절되어서 수입 물량이 좀 적은가 하며 놀랐습니다.

우리나라 경우, 음악 관련 특히 공연 매체물은 좀 오래 재고가 유지되는 경향이라 보는 입장에서  더 그랬습니다.

작곡가 르베이가 이 블루레이 타이틀 공연에서 나는 내 것이야 부분에서 직접 지휘를 하기도 합니다.

뮤지컬 엘리자벳 42넘버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씀 주신 스코어 포함 거의 전부 감동을 주죠.

우리나라 엘리자벳 라이센스 기간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두에게 좋은 방법이 있었으면 합니다

2023-03-11 15:10:40

이게 블루레이로 나왔었군요 몰랐는데, 모차르트!도 소장중인데 재고가 다시 나오면 소장하고 싶네요

WR
2023-03-11 16:11:37

모차르트도 국내 출시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마존 우선 순위에 매번 밀려서 아직도 장바구니에 그대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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