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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 살로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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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11-28 01:33:39

 

 

 

 오늘 게시물에는 음악 이론에 대한 견해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이 특정 음악 이론에 대한 제 견해가 엄청난 제 착각일 수도 있고, 기존 음악 이론을 완전히 무시하는 무지함일 수도 있는 등 그런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제 게시물을 보시면서 오늘 나오게 될 음악 이론을 그저 이렇게 보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2017년 네덜란드 오페라 공연 살로메 블루레이로, 한글 자막은 없습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되고 제가 소장하고 있는 블루레이 오페라 살로메 공연물 중 2008년 로얄, 2017년 네덜란드 블루레이는 한글 자막이 없고, 2010년 볼로냐, 2011년 바덴바덴 그리고 2018년 잘츠부르크 공연 블루레이에는 한글 자막이 있습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 살로메는 아일랜드 출신의 예술가 오스카 와일드 희곡 살로메를 기반으로 합니다. 오스카 와일드 희곡 살로메는 염가 문고판 크기로 계산해도 100페이지 되지 않고, 이북판 기준으로 하면 채 70페이지가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작품입니다.

 오스카 와일드 희곡 살로메를 바라보는 제 견해는 불통이면서 동시에 등장 인물 모두가 만족하는 희곡으로 정의됩니다.  희곡 살로메를 보면 모든 등장 인물들이  자신의 말과 의지만 표출하고 소통하지 않으며, 다른 이에 대한 관심도 전혀 없습니다.  경비 대장이 갑자기 자살해도 누구 하나 관심이 없으며, 선지자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구원을 제 혼자 내뱉고, 어머니는 딸에게 딸은 어머니에게 향하지 않는 대화를 보여 줍니다. 그런데 이런  극 진행이 어쩌면 우리 삶과 매우 닮았을 수도 있습니다.  축제에 참여하거나 시위에 참가하거나 쇼핑몰이나 시장을 가거나 영화관에 가거나 등 보통 이런 삶 속에 내가 있을 때, 그 특정 장소로 보면 매우 혼잡하고 시끄럽고 생기 있고 젊고 발랄하고 정감 있고 교분을 나누나, 나로 좁혀 보면 전부 나와 무관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런 극 전개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오스카 와일드 희곡 살로메에 등장하는 살로메는 신약 성경의 어떤 이야기 부분이 모티브이지만 성경에서는 이 이야기와 관련하여 살로메라는 이름은 전혀 없습니다.  살로메라는 이름 기준으로는 오스카 와일드의 완전한 창작물이죠. 물론 유대 역사로 보면 살로메라는 실존 인물은 있습니다만 희곡 살로메와 관련한 인물은 전혀 아닙니다.

  이런 전개에도 불구하고 희곡 살로메에서 살로메는 에로틱 팜므파탈로 그려집니다. 

 사람들은 선지자의 목을 가졌다와 희곡 내에 있는 7개 베일의 춤에서 찾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오스카 와일드는 희곡 살로메에서 살로메가 7개 베일의 춤을 춘다 이렇게만 적어 놓고 있고 거기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없고 묘사도 없습니다. 그리고 선지자의 죽음은 비록 그 형태는 달랐다하더라도 예정되어 있어 살로메의 어떠한 움직임이  죽음을 더 극화할 수 있어도 죽음이나 파멸 자체를 유도하지 않는데도 도대체 왜 살로메가 에로틱 팜므파탈이 되어야 하는지 저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세는 살로메는 에로틱 팜므파탈입니다. 

 

 오스카 와일드 희곡 살로메는 여러 장르에서 누군가에게 영감을 줍니다.

가장 최근 영감을 받은 작품은 알 파치노가 모든 것을 주관하고 제시카 체스태인이 살로메 역을 한 

다큐멘타리와 그 편집 후 영화 살로메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출시가 되지 않은 듯 합니다.

 

 

 이렇게 영감을 받은 예술가 중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도 있으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오스카 와일드 희곡 살로메를 공연 시간 110분 1막 오페라로 만듭니다.

 

 오페라 살로메는 가수의 선율형 대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반음계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반음계는 크로매틱 스케일의 우리나라 말 번역으로, 온음계로 번역되는 다이아토닉 혹은 7음계와 관련해서 언급되는 음계라고 합니다. 1옥타브 내 음이 모두 반음으로 구성된다고 하는데, 음이 반으로 쪼개질 수 없으니 음과 음(특정 진동수와 특정 진동수) 간의 거리 관계인 음정을 상정하고 지난 세월 확립해 온 온음계 음정 그 안 어딘가(이것을 반음이라 한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또 이런 반음도 온음계 내에서 조화로운 음정을 만들 수 있는 두 개는 허용되고 그래서 온음계가 7음계라고 하더군요.)있을 의미 있는 진동수를 갖는 특정 음 12개로 구성되는 음계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반음계를 적용하면 작곡가는 등장 인물 개개인의 감정 상태 전달에서 벗어나, 등장 인물 간 관계가 만들어 내고 전개해 가는 어떤 특정 사건 자체가, 온음계 체계에서는 절대 전할 수 없고 불가능한, 사람이 아닌 것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해 사건에 대해 관객들이 집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페라 아이다 3막에 있는 아이다 아리아 오 내 조국을 부를 때, 우리는 이집트의 나일 강변이라든가 저녁 시간이라든가 하는 장소와 시간 같은 배경을 무대 장치를 통해서만 알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반해 오페라 살로메에서 시리아인 근위 대장이 자살한 이후 헤로드가 바람이 분다라는 선율형 대사를 할 때 관현악이 마치 바람이 불고 있는 듯한 소리를 연주합니다. 영상 2분이 경과한 시점입니다.

 

 바그너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저는 봅니다.  바로 바그너가 등장 인물의 감정 상태 전달이 중심이었던 오페라를 사건 그 자체를 보여 주는 장르로  오페라 개혁을 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의 오페라를 보면, 바그너는 감정을 전할 수 없는 사물, 시간, 공간 심지어 어떤 상황조차도 관현악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그것들이 만들어 낸다고 착각하게 하여  불가능한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오히려 감정 전달이 가능한 가수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감정 전달을 철저하게 막고 사건 전개와 같은 관계에 치중하게 합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도 오페라 살로메에서 이런 점을 최대한 사용합니다. 

다만 크로매틱 스케일(반음계)을 적용하면 가수들의 목소리 선율 부분은 극악을 향합니다. 목소리 선율은 제가 보기에 크로매틱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결국 기존 온음계인 다이아토닉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목소리 선율은 관현악 선율에 바로 묻혀버릴 겁니다.  그 결과 온음계 체계를 적용하면서도 온음계에서 부정되는 음정을 사용해야만  목소리 선율을 살릴 수 있을 겁니다. 

 

  오페라 살로메에는 희곡 살로메와 달리 엄청난 시간을 할애한 7개 베일의 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거의 10여 분 할당되어 있는데, 저는 이 부분 정체를 전혀 이해 못하고 있습니다. 

  무용인지 마임인지 아니면 그냥 관현악과 가수 몸동작 협연인지 말이죠.

  다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이 세상 모든 오페라 연출가들은 이 장면을 에로틱하게 설정합니다.

  그런데 제 판단에 단 한 명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이 부분에 대해 기도하듯 옷 다 입고 품위 있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관현악이 반음계로 연주하는데 사람 동작이 나올 리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음원만 있는 영상을 소개합니다.

 

 

글을 맺으면서

오늘 게시글 중 음악 이론 부분은 이런 방법으로 음악을 보는 사람도 있구나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이 강의글이 아닌 점 다시 한번 알려드리면서

러시아 로망스라고 불리는 가곡 한 곡을 소개합니다.

역시 번역은 제가 했습니다만 러시아 번역이고 중역으로 참고할 번역도 거의 없어

번역 품질에 대해 저도 몹시 두렵습니다.

 M. Blanter의 음악, I. Selvinsky의 가사

Что взгрустнулось тебе 갑자기 슬픈 생각이 든 그대에게는

 ah~~~~~~~~~~~~~~~~~~~~~~~~~~~~~~

Что взгрустнулось тебе

갑자기 슬픈 생각이 든 그대에게는

То не томное мгновенье.

애련한 순간이 아닐지도--여기서 애련한이 우리나라 말 사랑하여 그리워하다인지 우리나라 말 

애처롭고 가여워 불쌍하게 여기다 인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런 감정 상태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Всё не так, не по себе

그저 모든 게 이상하고 옳지 않을 뿐

Даже пенье уж не пенье.

노래조차도 더이상 노래가 아닌 그런 상황


ah~~~~~~~~~~~~~~~~~~~~~~~~

 

То ли милая ушла

사랑스런 연인이 떠났을까

С кем-то в вихре закружилась.

누군가와 함께 휘날리는 말앞갈기에 싸여

То ли молодость прошла

젊음이 사라졌을까

Как подруга изменила

그래서 연인이 배신한건지


ah~~~~~~~~~~~


Как подруга изменила

그래서 연인이 배신한건지

Это хмелем не залить

취기로 채울 수 없어도

И не затеряться в поле

들판을 헤매지 마세요.

ah~~~~~~~~~~~ah~~~~~~~~~~~

Господи! Как скучно жить!

하늘이시여 살아가는 게 얼마나 쓸쓸한지

Хоть бы застрелиться что ли?

차라리 총에 맞아버릴까요.


ah~~~~~~~~~~~

 

1)러시아 테너 가수이자 팝페라 형 가수 알렉산더 포드볼로토프 (1985)노래


 

 1)동일 노래를 러시아 위대한 메조 소프라노 가수 엘레나 오브라초바 1969년 노래

무슨 이유인지 세 번째 부분은 없습니다.

추가 부분- 그리고 Что(쉬또)라는 부분을  목소리 선율 호흡을 좀 더 길게 하는 형태로 삭제하여 부르지 않는데 그 이유는 Что(쉬또)가 러시아어에서 무엇때문에 혹은 무엇이라는 의문의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시의 율을 맞추기 위한 의미 없는 단어 역할을 할 때 사용되기도 하는데, 저와 마찬가지로 아마도 가수 엘레나 오브라초바는 해석보다는 율을 맞추는 단어로 본 것 같습니다. 해석이 되는 단어로 보면 가사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님의 서명
자유로움은 불편을 친구로 삼는다
그리고
오늘의 내가 퇴장하면 그것이 과거이고
오늘의 내가 등장하면 그것이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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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3-03-08 07:57:38

R.슈트라우스의 살로메는 2011년 바덴-바덴 공연의 블루레이로 감상했는데, 슈트라우스 특유의 감미로운 선율은 너무 좋았는데 내용은 그야말로 광기의 막장 드라마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피범벅의 잘린 얼굴 들어서 키스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 다시 보고싶어질때도 주춤거리게 하는 장면입니다. ^^

WR
Updated at 2023-03-08 13:32:04

제가 살로메 희곡이든 오페라든 살로메의 핵심은 희곡 마지막 문장이며 오페라 마지막 대사형 선율인 헤로드의 "저 년을 죽여라" 로 판단해서 그 부분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려고 보니, 말씀 주신 바로 그 부분이 전부 하이라이트로 잡고 있어서 바로 포기했습니다.. 저부터도 매우 매우 불편한 감정을 가지게 되니 이 글에서 제외했습니다.;;; 특히 2008년 로얄 공연이 특히 그러한데 오페라 초반 여성 시종인의 노출이라든가 극 후반 사형집행인이 선지자를 처형하는 역할에서 굳이 중요 부위 포함 전라 노출까지 감행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게 하고 말이죠.

2023-03-08 11:01:34

드디어 슈트라우스의 살로메를 소개해주시는 군요! 음악사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못지 않은 일대 사건이었다고 알고 있고, 저도 자막 있는 것으로 몇장 가지고 있네요^^(다 보지는 못했지만요ㅠㅠ) 바그너의 위대함에 대해 적어주신 것 공감합니다, 작년에 대구에서 실연으로 반지를 들었는데 말씀하신 게 무엇인지 충분히 알겠습니다, 7개 베일의 춤에 대해 적어주신 것은 연출가들하고 소프라노들에겐 굴욕이네요 ㅎㅎ 이 사건 자체부터 놀라운 데다가 그걸 희곡으로 쓴 오스카 와일드, 다시 오페라로 만든 슈트라우스, 이런 파격은 앞으로는 잘 없을 듯 합니다^^;; (three penny opera 정도면 조금은 비교가 될까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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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8 13:45:38

스트라빈스키의 무용 음악 봄의 제전은 발레에 가까운 무용인데도 저는 뭘까 하고 있습니다.;;;

봄의 제전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물리 매체가 덤으로 끼워 주는 팜플렛입니다. 

사용된 의상 등을 설명하는 팜플렛은 제 마음에 듭니다. 

제가 바그너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바그너의 거의 모든 오페라를 소장하고 가끔씩 감상하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저는 바그너를 21세기 초 인류를 스마트폰 세계로 이끈 스티브 잡스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비유가 옳은가 싶어도, 특별한 것을 사용하지 않고도 그가 손 댄 모든 것을 특별하게 만든 사람 말이죠.

대구는 오페라와 뮤지컬 등 특별한 지위를 누릴 수 있음에도 그냥 그런갑다 해서 매우 안타깝죠. 예전 게임 산업 초기 우연히 형성된 대구 기반을 그저 얘들 장난 정도로 판단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그 기반을 발로 차 버린 경우와 같죠.

7개 베일의 춤은 말씀 주신 그 부분이 제 글쓰기에 부담을 주긴 했는데(너보다는 낫지 않겠어 뭐 그런 자체 검열말이죠-_-) 그래도 아닌 것 같은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죠;;;

 

영감을 받은 예술가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 곁에 나타나서 우리를 어떤 부분에서 즐기게 해주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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